고양이 있는 집에 쥐는 ㅠㅠ

늦게 집에 들어오는데 길가에 문 닫은 가게 처마 안쪽에 누가 햄스터 케이지를 놓아두었더라고요.

술 먹고 돌아다니는 다양한 청춘이 많은 동네라 뭘 봐도 그럴 수 있다 싶기 때문에 슬쩍 들여다보고 집에 왔는데

씻다가 생각해보니 이동용 케이지가 아닌 것 같은 겁니다.

얼른 햄스터 사육 전적이 있는 동생한테 물어보니 곤충잡이 통 같이 생긴 거 아니면 누가 버린 것일 확률이 높다 그러네요.

마침 비도 쏟아지기 시작하고 괜히 마음이 쓰여서 우산 쓰고 다시 나가봤습니다.

아까는 근처 편의점에 행객도 많더니만 마침 아무도 없는데 누가 술김에 그랬는지 케이지 문이 열려 있어요.

나가버린 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다행히 케이지 구석에 흰 쥐 한마리가 숨어 있네요.

비도 오고 낯선 동네고 해서 위험을 감지했던 건지. 

등이 젖어서 털이 축축한데 또 술김에 누가 무슨 짓 할까 싶어 연락처 메모 남겨놓고 일단 데리고 왔어요.

집에 와서 밝은 불에 보니 아무래도 버린 쥐 같은 게

케이지는 이동 통로랑 챗바퀴도 달린 꽤 큰 사육 케이지인데 밥도 한주먹 주고 물도 물통에 가득 들어 있고

무엇보다 제대로 청소 안 해서 냄새도 나고 여기저기 먼지랑 얼룩으로 더러워서 도저히 가지고 다녔던 것으로는 안 보여요.

심지어 곡류 사료에 꾀었던 건지 바구미랑, 다량의 개미도 발견되었습니다. 

엉덩이 아랫쪽이 빵빵한 걸 보니 건장한 수컷 흰 쥐인데, 

상태를 보려고 뚜껑을 열어 손 내밀었더니 제빨리 도망가고 여기저기 빨빨 다니는 걸 보니 어디 아프거나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근데 문제는 저희 집에는 이미 고양이가 두 마리...

처음부터 신경쓰여서 방에 넣어두어서 아직은 낌새를 못 채고 밖에서 뒹굴거리고 있지만

아무튼 길게 공존은 어렵지요.

이 햄스터를 어쩌면 좋나요.

왜 키우던 동물을, 아무리 조그만 쥐라고 해도 생명인데 그냥 막 갖다 버려도 되나요. ㅠㅠ 

그리고 쥐는 그냥 고양이만 접근 못 하게 하고 케이지에 그냥 둬도 괜찮은가요? 

    • 어쩌면 자식이나 아내를 먹은 수컷을 더 이상 좋게만 보지 못하는 주인(초4)이 두고 갔을지...

      고양이에 따라서 무관심도, 장난감 대용으로도, 간혹 애완용으로도 쥐를 대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어요.

      먹는 경우는 못들어봤네요.

      • 햄스터를 오래 기르다 유기묘를 데려온 적 있었는데 고양이는 새끼래도 고양이 인지라 관심이 무척 풍부했어요 삭삭하는 소리가 들리면 어느새 튀어나와 케이지 앞에서 햄스터를 스토킹하고 햄은 고양이가 무서워 베딩안에 꼭꼭숨고 그러했지요 집에 온 지 얼마안되어 냥이가 먼저 무지개다리를 건너서 사고는 없었지만 이후로 햄은 야밤마다 탈출을 해대었고 만약 냥이가 살아있었다면 아찔할 순간도 있었을 겁니다 그치만 감혹 두 녀석들을 같이 그것도 풀어 기르는 불가사의한 경우도 종종 보이더군요
    • 햄스터, 저빌, 마우스, 랫드, 기니픽 중에서 어떤 설치류 인가요?
      꽤 친하게 지낼 거예요 케이지 안에서만 산다면.

    • 등 부분이 약간 회색인 흰 햄스터에요. 다행히 고양이들은 아직까지는 별 관심을 안 보입니다. 존재를 눈치 못 채고 있어서 그런가봐요. 그러나 방에는 이미 쥐냄새가 진동을...
      • 베딩을 자주 갈아주지 못해서 분뇨 냄새가 날 거예요. 동물실험용 베딩 얼마 비싸지 않고 엄청 많이 가져다 주죠.
        이미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집안에서 쥐 식구 하나 늘어도 별로 티도 안 날 것 같아요. 고양이 화장실 치워주실 때 마우스 베딩도 통째로 갈아주시면 될 듯.
        설치류는 실험동물로서 키워본 경험이긴 하지만 정말 일주일도 넘게 버려둬도 잘 살더군요. 물과 사료 소비량은 대단해서 특히 물 떨어지면 정말 큰일 나지만요.
    • 고양이가 들어갈 수 없는 케이지면 눈에 안보이게 하면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네요. 작다면 펄이라는 종류일 겁니다. 혹시나 도움이 필요하시면 쪽지 주세요. 참 베딩 등은 오래됐으면 버리시고 신문지라도 잘라서 넣어주시는게 더 나을듯... 오래된 베딩은 너무 좋지 않으니.
    • 햄스터 키우는 입장에서 너무 마음아프네요ㅠ 이 비오는 장마철에 그 쪼끄만 애기를 밖에 내놓다니...고양이들이 난리나지 않는 이상 키우심이(...)사료 나눠줄때 받아먹는 작은 손과 느긋하게 꾸시꾸시하는 모습이 무지막지 귀여운 동물이에요 예뻐해주세요 ㅎㅎ부디 모두가 행복한 공존을 할수 있길...정 안되겠다 싶으시면 다른분께 분양하는 방법 뿐이겠죠 ^^;;
    • 아 그래서 그 쥐돌이를 거둬오셨군요. 제가 쥐 있는 집에서 (반려동물은 아니었습니다-_-;;;) 고양이랑 잠깐 지낸 적이 있는데 잡아먹는지 어떤지는 몰라도, 쥐잡는 법을 배우지 않은 집고양이라도 사냥본능이 확실히 있어요. 쓰담쓰담해주고 평화롭게 놀다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새끼 호랑이처럼 돌변해서 막 뛰어나가고 그러더라고요.
      그 쥐 들어있는 케이지를 사람 없는 틈에 고양이들이 열 수도 있으니 고양이 손, 아니 발 안닿는데 두시면 어떨까요.
    • 혹 그 가게가 상수 부근이라면 일 년 전에도 케이지를 본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니 조금 헷갈리지만...
      • 상수 쪽은 아니고 집 근처라 늘 다니는 길인데 전에는 없었던 걸 보면 그냥 버려진 게 맞는 듯 해요.
        혹시나 해서 연락처 남겨놓고 왔지만 아직까지 연락 오는데 없고 조언들 받아서 베딩이나 사러 나갔다와야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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