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포 회고전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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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회고전 전작을 다 챙겨봤습니다.

정확히 말하지만 다 챙겨본 건 아니고, 비교적 최근에 보았던 몇 편을 제외하고 봤으니

이제 트뤼포의 작품들은 다 한 번 이상씩 필름으로 감상한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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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안 드와넬 연작을 연달아 보는 건 재미있는 경험이었는데요.

이전엔 400번의 구타에 나온 장 피에르 레오와 성인이 되고 난 장 피에르 레오의 얼굴이 

너무나 달라서 동일인물인지 못알아볼 정도였지만,

400번의 구타 - 앙투안과 콜레트 - 도둑맞은 키스를 연달아 보고나니

'아, 저 아이 얼굴이 저렇게 자라서 이렇게 변한 거였구나'라는 게 드디어 이해가 가더군요.

이제는 예전과 달리 할아버지가 된 장 피에르 레오의 얼굴을 보고도

400번의 구타 시절 뽀송뽀송했던 앙투안 드와넬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작 마지막편인 사랑의 도피는 영화가 좋다 나쁘다를 따질 수 있는 작품이 아니더군요.

한 편의 독립된 영화가 아니라, 그냥 앙투안 드와넬 연작의 마무리로 붙은 "서비스-에필로그-총집편"?

앙트완의 삶은 앞으로도 계속 될 거라 말해주는 듯한 연애담도 좋았고,

앙투완과 콜레트에서 사랑의 "대상"으로만 비춰졌던 콜레트를 더 깊이 그려준 것도 좋았습니다.

여자를 쫓아다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동등한 입장에서 생각하는 영화같달까요.

물론 진정으로 그렇다기엔 젊고 예쁜 여성과 잘 되는 중년의 앙트완이 좀...

프랑스 남자 감독이 만든 영화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


(쓰다보니 앙투완, 앙트완, 앙투안 등등 표기가 계속 중구난방이네요. 

고치기 귀찮아서 방치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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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도피에서는 이전 작품들의 영상을 그대로 쓴 장면들이 많은데,

앙트완(장 피에르 레오)과 릴리안(다니)가 말다툼하는 장면은 

앙트완 드와넬 연작이 아닌 엉뚱한 영화(?!) 아메리카의 밤에서 가져온 클립. 

거기다가 크리스틴이 창 밖으로 쳐다보는 장면을 시침 뚝 떼고 편집해붙였더군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메리카의 밤에 나오는 알퐁스(장 피에르 레오)는

앙트완 드와넬한테서 장점은 쏙 빼고 얄밉고 짜증나는 부분만 모아서 뭉쳐놓은 캐릭터같습니다.

(반면 아메리카의 밤에 나오는 줄리(재클린 비셋)는 보면 볼수록 대인배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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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방은 기대했던 것에 비해 좀 밋밋한 영화였습니다.

죽은자에 대한 집착이나 의식을 그린다고 해서 기대가 컸는데,

지나치게 덤덤했다고 해야 하나...

영화가 지루하진 않더군요. 러닝타임이 짧은 탓도 있지만.


트뤼포 영화에서 나탈리 베이를 볼 때마다 드는 의문:

저는 분명히 나탈리 베이의 이름이 귀에 익고,

한국에서도 나름 알려진 배우가 맞는 거 같은데

정작 나탈리 베이의 대표작이 뭐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분명 90년대 꼬꼬마 영화광이었던 시절부터 귀에 익었던 이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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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예쁜 여자도 유쾌하긴 했지만,

이게 과연 트뤼포의 작품이 맞는지 의아할 정도로

그의 다른 작품들과는 묘하게 동떨어진 분위기의 작품이었습니다.

유머가 그답지 않게 신랄하고 날카롭달까요.

영화 내내 높은 톤으로 떠드는 여주인공의 목소리 때문인지도 모르겠구요.


아 참, 이 영화에 남자주인공으로 나온 분은 우연찮게 검색해보니

샌님같던 인상과는 달리 무슨 조직 보스같이 늙으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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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별 기대를 안했는데 이번에 발견(?)한 작품이라면 포켓머니.

아마 요즘의 영화광이라면 프랑스 영화 '클래스'를 떠올릴 분도 많을 듯 합니다.

이런 류의 "아이들을 모아놓고 다큐멘터리 기법과 극영화를 섞는 작품"의 시초는 무엇일까요?


아쉬운 점을 적어보자면, 중반의 발코니 장면이 좀...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고 뉴스에서도 비슷한 케이스를 종종 보기는 합니다만,

트뤼포식의 낙관주의가 지나치게 노골적이라 "이럴거면 굳이 이 장면이 필요했나"란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건의 결말도 결말이지만, 그 직후에 한 등장인물이 "아이들은 단단하니까 안다쳐" 운운하는 대사는...

좀 웃기더라구요. 저 사람 정말 저렇게 믿는 건가 싶구요.

여기까지라면 트뤼포 영화 특유의 낙관주의라고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 직후 은근히 어둡고 사실적이었던 한 아이에 대한 묘사,

그래놓고 그 아이가 퇴장한 뒤 마무리는 로맨틱하고 발랄하게 끝내는 에필로그여서,

작품 자체는 참 좋았지만 좀 불균질한 패치워크같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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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회고전도 딱 1주일 정도 남았군요.

이웃집 여인이나 여자들을 사랑한 남자는 한 번 더 보고 싶기도 한데...


트뤼포 회고전을 보고나니

저한테 없는 트뤼포 작품들의 DVD라거나

사운드트랙 CD들이 자꾸만 땡깁니다.

아 나 돈 쓰면 안되는데... ㅠㅠ








    • <훔친 키스>에서 앙투완 드와넬이 거울 보면서 자기 이름을 반복해서 말하는데 '엉뚱한 드와넬'로 들려서 깔깔 웃었어요:-)
      • 그 장면 이상하게 웃기죠. :-)
    • 전 녹색방 보면서 엄청 졸았는데 mithrandir님은 지루하지 않으셨군요. ㅠㅠ
      제가 듀게에서 트뤼포 영화 추천 받았을 때 포켓머니 언급하신 분이 많아서 전 기대를 많이 했었고 재밌게 잘 봤어요. 잔망스러운 아이들!! ㅋㅋ

      전 트뤼포 전기를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 음, 지루하지 않았다는 잘못된 설명인지도 모르겠군요.
        "뭔 일이 벌어질 거 같다가 아니었다가를 반복하는 사이 영화가 그냥 끝났다" 정도...? -_-;
    • 어제 우중에 <포켓머니> 보고 왔는데요, 올망졸말 어찌나 귀엽던지요!저는 <아메리카의 밤>하고 <포켓머니> 겨우 두편에 그쳤네요. 앙투완 드와넬 시리즈를 보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남네요.
      • 그래도 트뤼포의 작품들은 다른 경로나 다른 영화제로도 볼 기회가 많으니
        이후에 꼭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
    • 저는 뜻밖에도 트뤼포의 실패작으로 거의 공인된 듯한 〈미시시피의 인어〉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서 두 번 봤어요.

      시네마스코프로 담아낸 로케이션도 절경이고(그냥 자동차 타고 직진만 해도 이미 스펙터클… 이런 게 영화죠!), 카트린느 드뇌브와 장-폴 벨몽도는 말할 것도 없고, 〈비련의 신부〉에서는 트뤼포 특유의 "누벨바그"스러움이랄까, 영화 장치를 가지고 실험하는 듯한 태도가 장르의 세계를 지나치게 막무가내로 무시한 채 혼자 노는 기분이어서 (왜, 고다르가 필름 누아르라며 만든 영화들처럼요) 좀 불만스러웠는데 〈미시시피의 인어〉는 여전히 누벨바그스러운 연출을 하면서도 또 서사와 감정도 충실하게 담고 있어서 ("사건"이 터지고 난 뒤 자동차를 타고 질주하는 벨몽도의 모습 위로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이 깔리면서 이후에 이어져야 할 '뻔한' 묘사를 모두 생략해버린다든가) 황홀했습니다. 트뤼포 영화 중에선 인기 없는 편인지라 DVD도 후줄근하고, 블루레이는 언감생심, 언제 또 다시 볼 수 있을까 가슴 졸이며 봐서 더 각별하더라고요.
      • 아, 저도 미시시피의 인어 좋았는데. 사실 가장 좋은 영화 중 하나였는데 말이죠.
        근데 이 영화 비평적으로도 실패작은 아니지 않던가요?
        다른 영화에 비해 "인기"가 덜하다면 모르겠지만.
        • 어, 그러게요. 분명 실패작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지금 찾아보니 호평이 많네요. 당시의 평이 어땠는지도 좀 궁금한데 지금 옆에 트뤼포 전기가 없어서 아쉽습니다.
          근데 무슨 이유에선지 입에 오르내리는 일은 많지 않은 작품 같아요. 실은 덧글을 단 것부터가 게시판에 꾸준히 트뤼포 얘기를 해주셨던 mithrnadir 님께서 〈미시시피의 인어〉 얘긴 않으시기에 '아, 역시 그 영화는 나만 좋아하나?' 싶어서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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