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권] 자기사랑의 심리학, 털어놓기와 건강
039. 자기사랑의 심리학
작년에 읽었던 책 또 읽고 있습니다.
롤프 메르클레는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대중적인 상담심리서를 쓰는 사람입니다. 저는 이 분이 쓰신 책은 다 좋아합니다. 보통 인지치료 서적이, 지나치게 자잘한 숙제가 많고 약간 강박적일 정도로 세밀한 부분까지 따지고 드는 반면(심리치료이론 만든 사람 중에 강박증 성향의 학자들이 많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롤프 메르클레의 책들은 아주 심플하게 접근하면서도 핵심은 절대로 놓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해보기 참 좋습니다.
자기애가 부족하고, 자존감이 낮고, 뭔가 결핍감을 느끼며,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완벽주의를 추구하고 드높은 이상을 자신에게 강요하다 결국 쓰러지곤 하시는 분들. 자기 내면에 자신을 타박하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강력하신 분들. 이 책을 꼭 읽어보세요. 사실 꽤 유명하고 한때 히트 쳤던 책이라, 관심 있는 분들은 다들 한 번 정도는 보셨을 책일겁니다. 하지만 한 번 읽어봤던, 한 차례 해 봤던 책이나 방법들도, 지속적으로 꾸준히 상기시키고 또 하라는 대로 하지 않으면, 금방 효과가 떨어집디다. 우리 안의 부정적인 생각패턴이나 감정은 너무 강렬해서, 평생 없어질 것 같지 않더군요. 그저 건전한 자아부분이 우위를 차지한 상태로 잘 공존하는 것이 최선.
그래서 다시 읽고, 다시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040. 털어놓기와 건강
글쓰기 심리치료 (저널치료라고 합니다.)의 전문 연구가 중 한 명인 페니베이커의 책입니다. 이 분은 상담사나 임상심리학자가 아니라 사회 심리학자입니다. 한마디로 인간의 마음이나 행동과 관련된 막연한 추측, 경험적 사실을, 실험을 통해 사실인지 아닌지 진실성을 검증하는 데 전문가라 이거지요.
사회심리학자들이 늘 그렇듯 이 분 역시 다양하고 잡스러운 일에 관심이 많은데, 이 분이 꽂힌 분야가 하필 '왜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못해서 안달인가. 왜 자기 이야기를 하고 나면 그렇게 후련해하는가.'였습니다. 그리고 15년간, 이와 관련된 각종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불쌍한 학부생들을 불러서 '님아. 니 인생에서 젤 괴로운 순간을 써봐욜. 자, 4일간 연짱 쓰는거임.'하고 윽박지르고 (애들은 그런 고통스러운 이야기들을 쓰고 나서 정신상태가 안 좋아집니다. 하지만 6개월 정도 지나면 정신적, 유체적 건강은 더 좋아지지요.), 하다 보니 트라우마 연구에도 본격 개입,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태인들의 증언을 들어주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이때는 페니베이커 본인이 심한 스트레스를. 남의 고통을 들어주는 것 역시 어마어마한 고통입니다.)
학자로서, 인간으로서 가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의 효과'와 관련한 의문을 각종 실험으로 풍성하게 검증해 가는 이 책의 결론은 이겁니다. '자신의 고통스러운 일을 쓰거나 말하거나 타인에게 털어놓는 것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좋다. 단, 이야기를 하거나 글을 쓰는 그 순간은 아주 괴롭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털어놓지 않은 것 보다 털어놓은 것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을 훨씬 더 증진시킨다.'
그러니까, 자기 고통을 직면하는 것이 심리치유의 기본이라는 경험적인 명제를 실험을 통해 새삼 증명해가는 긴긴 과정에 관한 책입니다. 사회심리학자들의 심리실험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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