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禑王) 1년 친원세력과 맞서다 전라도 나주목에 유배됐고 2년 뒤 유배에서 풀려난 뒤 낙향해 4년간 칩거했다. 한양으로 이사가 삼각산 밑에 초막을 짓고 후학을 가르쳤으나 주변 유학도들의 반대로 거재인 삼봉재도 철거당했다. 아내는 이런 현실에 절망했고 친구들은 떠나갔다. 오직 부덕의 천민들이 그에게 힘이 되어주었다. 그가 10년만에 벼슬길로 돌아왔을 때가 43살이었다.
48살때 정치적 파트너 이성계와 만난다, 이후 왕을 두번 폐위시키고, 이성계의 쿠데타가 성공한뒤 새 왕조와 정권에 대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오백년 조선조의 사상적 기틀과 아이덴티티, 비전은 정도전에서부터 발아하였다.
태조 7년, 친구이자 동지의 아들의 손에 자신이 천도하고 설계하였던 한양, 임금이 사는 궁궐에서 참살당한다. 조선조 내내 역적으로 지탄받아 조선 말에서야 흥선대원군에 의하여 복권되었지만, 그는 죽음이후 유생과 사대부들에게 숭상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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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조선조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사나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성계가 정도전을 선택한게 아니라, 정도전이 그의 비전과 사상을 현실에 펼칠수 있게끔 이성계를 "픽업"한 것 처럼 느껴집니다. 훗날 그의 아들에게 주살되는 것 또한 역사의 서늘한 재미지만요. 제가 일단 살려 하는 책은 김용옥의 "삼봉 정도전의 건국철학"입니다. 이 외에도 듀나 게시판 유저분들이 읽은 책들중에 괜찮은 책을 추천해주시면 재밌게 읽겠습니다.
정도전은, 정작 성리학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구요. 불교를 억압하고 성리학으로 나라를 세우자고 했으면서도 본인은 성리학의 도학적 측면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죠. 게다가 나중에는 명나라와 틀어져서 숱한 외교 분쟁을 일으켰고 그 뒷수습을 이방원이 다 했죠. 결국 그 원한이 쌓여서 이방원에게 살해되고 말죠.
정도전 별명이 '3대 노비가'입니다.;; 외할머니가 사원 노비에 어머니와 아내는 연안 차씨 집안의 서녀들이었죠. (정도전은 외사촌과 결혼했습니다. 고려시대니까 이런 결혼이 가능했죠) 그의 집안은 대대로 향리였는데 아버지 대에 처음으로 과거시험을 봐서 중앙 관리가 되었죠.
노비 외할머니에 귀족집안 출신이지만 서녀인 어머니와 아내를 둔...정말 기가막힌 신분의 사람이죠. 정도전은. 덕분에 당대 사대부들에게 항상 왕따 신세였지만 친구 하나는 정말 잘 만나서 - 이성계 말입니다. - 나라를 세울 기회를 얻었죠. 그 댓가로 목숨을 잃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