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나이트 라이즈 보고 왔습니다. (미리니름 있어요.)

예예. 어제 오늘 하여튼 듀게를 너무나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영화이지요.

다크나이트 라이즈. 오늘 오후 250분 걸로 보고 왔습니다. 지난번 다크나이트 때 아이맥스로 봤는데 너무 어둡다고 느껴져서 이번엔 그냥 디지털로 보고 왔어요. 많은 분들께서 베트맨 비긴즈를 안 본 상태라면 꼭 이걸 먼저 보고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봐야지 이해도가 높을 거라고 해서.. 어제 비긴즈 복습을 했는데, 정말 안 봤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를 뻔했네요. 저는 사실 다크나이트만 봤었습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 영화는 너무 좋았습니다. 블록버스터 연출의 미학이란 이런 것이다. 하고 강의해주는 것 같았어요. 시나리오도, 편집도, 배우들 연기도 뭐 하나 빠지거나 지나치는 것 없이, 그리고 튀는 것 없이 제 역할을 너무나 묵묵히 잘 수행해주고 있고요. 이 영화가 배트맨 시리즈의 3부작을 결말지어야하는 만큼 전작 다크나이트에 비해서 뭔가 제약 조건이 하나 더 늘어난 것 같았는데, 역시 크리스토퍼 놀런은 그 제약마저도 예술로 승화시켜버리더군요. 마지막에 바다 위에서 버섯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를 때는 저도 모르는 감동이 올라와서 눈물이 났어요. 무슨 작년에 나는 가수다에서 임재범이 노래부를 때 느꼈던 감정을 영화보면서 똑같이 느꼈지 뭐에요.. 비긴즈에 나왔던 악당들이 나와서(판사로 나왔던 친구나 베트맨의 스승 역할로 나왔던 악당) 반갑기도 했는데,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히스 레저의 조커도 한 번 더 나왔으면 어땠을까. 보고 싶다. 그도 이 영화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의 미소, 조커 카드, 그의 정서불안 표현 등등... 모든 게 그립고 힘들었어요. 영화가 마지막으로 가면 갈수록이요.. 그리고 캣우먼 역할로 나온 앤 해서웨이는 <어벤져스>에서 열연한 스칼렛 요한슨하고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구요. 좀 더 차갑고 지적이지만 우아한 매력이랄까. 모건 프리먼 아저씨, 마이클 케인 할아버지는 너무너무 반가웠습니다. 어제 베트맨 비긴즈를 집에서 보고 오늘은 영화관에서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바로 봤는데.. 세월의 흔적이 이분들 얼굴에서 너무 느껴져서 안타까웠어요. 마이클 케인이 마지막에 내가 잘못했어요. 엉엉..’ 하면서 우는 장면이 있었는데.. 관객들이 따라 우는 사태가..^^a;

 

악당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베인이라는 악당 자체는 좋았습니다. 헐크 느낌도 났구요.마지막 부분 빼고 시종일관 배트맨을 코너로 몰아넣는데, 정말 말 그대로 쌔다는 느낌이 몸 전체로 흘러들어왔어요. 근데 뭔가 이 케릭터가 악당화 되는 이유랄까. 베인 케릭터의 개연성을 살려줘야할 부분이 영화에서 편집된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그냥 설명으로만 퉁치고 넘어가는 것 같고... 다른 분들도 저랑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는지는 모르겠네요.

 

사실 뭐 이런저런 변명, 이유 따위 다 필요없고, 전작의 조커가 너무 대단했습니다. 베인 역할을 맡은 배우 톰 하디가 많이 안쓰러웠어요. 이미 고인이고, 이젠 작품활동을 더 이상 할 수가 없으니, 이래저래 신격화되어버린 히스 레저와 당연히 비교당할 것을 예상하고 연기했으리라는 것을 생각하니까요. 거기다가 전작의 조커는 이번 작품의 베인처럼 악당 기믹이 좀 더 뚜렷한 것도 아니었지요. 조커는 베트맨의 또 다른 자아였으니까요.

 

이래저래, 2시간 40분이 지루하지 않았던 영화는 지난 번 다크나이트 이후로 처음이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런은 영화라는 매체로 철학을 구현할 줄 아는 감독이라는 것을 이번 작품으로 다시 한 번 증명해냈습니다. 잘 만든 영화를 보면 그냥 재미있다. 즐거웠다. 이 정도에서 엔딩 크레딧을 바라보았는데,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엔딩크레딧을 보면서는 무릎 꿇고 싶을 정도로 경외감이 치솟았어요. 그의 배트맨 시리즈가 끝났다고 생각하니까 아쉽기도 하고.. 끝은 새로운 시작이니까 새로운 기대도 들고.. 아무튼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영화 하나로 해답이 아니라 질문을 던질 줄 아는 감독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런은...

    • 다크 나이트에 비해 라이즈는 악당도, 결말도 너무 뻔한 공식이라 그냥 지루하지 않은
      전개를 즐기면서 봤어요. 편집도 모르겠어요. 놀란답지 않은 실수도 (너무 큰 실수) 많이 보였구..ㅋㅋ
      가령 같은 시간의 장면인데 하나는 낮, 하나는 밤ㅎㅎ 뭐가 잘렸는진 모르겠는데 미란다와 폭스가 같이
      있었는데 바로 뒷장면에선 미란다 베인에 의해 감금.. 촬영을 속행으로 진행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전작에 비해 여기저기 좀 들떴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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