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호혜성의 원칙
일반적으로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숭고한 가치를 지니며 때때로 성스러운 행위로까지 간주되는데요. 대표적으로 모성은 위대하다든지. 근데 이때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자식은 일방적으로 사랑을 수용하는 입장, 즉 수동적 객체에 불과할까요? 그럼으로써 부모에게 무한히 감사하고 종속되야만하는? 표면적으로 보면 그렇긴 하죠. 부모의 원조에 의존하며 관심과 사랑없인 성장할 수 없을테니까요.
자식은 부모의 은혜에 감사할 줄 알아야한다는 명제는 기본적으로는 옳은 명제지만 그 기저에 자식은 단순한 객체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깔려있지 않나 싶습니다. 부모 역시 자식을 매개체로 자신들의 욕망을 실현시킨다는 얘길 하자는 건아니고요. 제가 논하는 '자식'은 유아기~유년기 시기를 일컫습니다. 아이가 성인이 되면 부정과 모정도 식기마련이죠.
부모와 자식 관계에 있어 사랑의 호혜성 원칙이 적용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요. 과연 이세상에 자식말고 자신의 사랑이 거부되리란 두려움없이 무한히 줄 수 있는 대상이 있을까 하는 겁니다. 사랑을 받는 것만큼이나 사랑을 주고 상대방이 그 사랑을 수용함으로써 얻는 심리적 만족감 역시 크다고 봅니다. 유아기~유년기의 자식만큼 완벽한 사랑의 객체는 없다고 봐요. 절대 배신하지 않으며 그만큼 돌려주니까요. 역설적이지만 완벽한 객체이기 때문에 단순한 객체역할에 한정되지 않는달까요. 유아기~유년기 자식처럼 사랑을 갈구하고 주는 대로 받을줄 아는 연인이 존재한다면 사랑을 함으로써 얻게되는 고통이 많이 사라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