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포인트, 무기력감

한동안 의욕 충만-> 적극적인 노력-> 그에 따르는 성취감 획득의 나날을 보냈어요. 힘든 면도 있었지만 제가 원하는 제 모습에 다가간다는 뿌듯함도 있고 주변 사람들의 칭찬도 받는 나날이었죠.

 

하지만...어떤 일을 계기로 제가 스스로에게 가지는 불신감이 다시 저를 사로잡았고 저는 의욕 상실-> 노력 포기-> 예전 상태로 급격히 돌아감-> 대인 기피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들고 말았어요. 그리고 지금은 무기력과 우울함의 절정으로 손 하나 까딱하는 것도 싫을 지경이네요. 그리고 억울하단 생각이 들어요. 제가 원하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은 그토록 쉽지 않았고 노력이 필요했는데, 제가 벗어나고픈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은 참으로 한순간이네요. 제 몸에 내장된 세트 포인트가 있어서 전 아무리 해도 그걸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것이 몸무게건, 인간관계건, 생활에서의 즐거움이건 어떤 상황을 의지로 향상시킨다는 것은 한없이 부자연스러운 일일뿐듯해요. '네가 아무리 노력해서 얻은 것이라도 그것은 네 스스로의 원래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억지로 만들어낸 것 뿐, 네가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넌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게 되어 있어.'라고 누군가 속삭이는 듯하네요.

 

사실 가장 바꾸고 싶은 건 '여기보다 어딘가에'서 '내가 아닌 누군가가'되고 싶은 성향을 고치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어요. 제가 가진 것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범사에 감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꽤 풍요로울 수 있을지 모르는데, 전 그게 안되는 성향이거든요.

 

여하튼, 지금은 무기력과 우울의 한가운데,  의욕 증강제 내지는 무기력 탈출제 내지는 우울감 감소제 같은 것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나날들이에요. (그렇다고 항우울제를 복용할 생각은 없고요.)

 

 

    • 벗어나는건 노력이 필요하고 돌아가는건 너무나 쉽게 되죠. (청소 안하면 더러워 지는건 한순간이지만 깨끗해지려면 하루라도 안빠지고 쓸고 닦아야 하는거 처럼요.) 자신이 원하는 상태를 일정동안 유지하려면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한거에요. 쉽게 손에 넣을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말고, 난 원래 이런가보다 하면서 포기하지도 마세요. 어느순간은 꼭 부딪히는 순간이 오고, 그 부딪히는 순간을 힘들게 넘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손에 쥐어졌다고 말할수 있을테니까요.
    • 상상+/댓글 고맙습니다.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 평점심을 유지하고 싶은데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 언젠가 이 순간을 넘어설 것이라고 믿고 싶어요.
    • 1. 변했나 싶어 돌아보면 그대로인 자신을 보았을때 암담하고 막막한 기분 저도 종종 들어요.
      2. 여기가 아닌 어딘가에서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고 싶은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가 그것을 시도해 보았는데.
      그때 역시 저는 여기가 아닌 어딘가에서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고 싶어 하더군요. 지금도...

      결국 마음의 문제인데. 그게 참 마음대로 안되고...
      저와 비슷한 기분을 가지고 계신것 같아서 댓글 달아보았어요. 이런 우울감도 곧 지나가겠지요.
      그렇게 믿고 편안하고 깊은 잠 주무시길.
    • 초코/저도 제가 어디에 있어도 여기가 아닌 어딘가를 두리번거리며 찾고, 어떤 모습이 되어도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슬퍼요.
      결국 '마음의 문제'가 크다는걸 알지만, 그 '마음'이 제 맘대로 안되네요.
      댓글 고맙습니다. 초코님도 편안한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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