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집을 리모델링 하고 있어요.
1.
20년 동안 산 아파트를 완전히 다 뜯고 새로 장단하는 중이에요. 지난 주 금요일에 시작한 공사인데 아마 이번 주 목요일이나 금요일에는 끝날 것 같아요. 근데 공사가 끝나더라도 청소와 짐나르기 그리고 정리 정돈이라는 엄청난 노동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다음 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은 되어야 새 집을 흐뭇하게 감상할 수 있을 듯하네요. 리모델링 하기 전에 집을 완전히 비우기 위해서 엄청난 짐을 포장하고 날라야 했는데, 그걸 역순서로 다시 한번 해야 한다니 생각만해도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 같아요ㅠㅠ.
아무튼 리모델링 때문에 저희 가족들은 지금 아파트에 딸려 있는 경로당 건물-_-;에서 지내고 있어요. 원래는 원룸을 하나 빌릴 생각이었는데, 열흘 정도만 빌릴 수 있는 곳이 없더라고요. 어디에 물어봐도 최소 단위가 한달이고 그 이하로는 안된다고...ㅠㅠ 그렇다고 한달 치 돈 주고 열흘만 지내다오기에는 돈이 아까워서 결국 원룸 대신 이 경로당을 빌리게 되었어요. 열흘에 5만원인데,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딱 맞는 곳이예요.
저희가 빌린 방은 할아버지 방인데, 그닥 쾌적한 곳이 못 됩니다. 직사광선을 정면으로 받는데 에어컨은 없고, 경로당 옆에 아파트 분뇨 처리시설이 있어서 하루 종일 그 냄새가 나는 것도 정말 싫고요... 씽크대가 없어서 설거지를 할 수 없다는 건 그래도 그냥 외식으로 해결하고 있는데, 샤워 시설이 정말 열악하다는 게 저에겐 가장 힘들어요. 그 때문에 늦은 오후가 되면 저희 학교에 딸려 있는 샤워시설에서 씻고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어요(제가 목욕탕이나 찜질방처럼 여러 사람 모여 있는 샤워시설은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요. 학교 샤워시설은 혼자 쓸 수 있어요).
지금 이 글은 학교 도서관에서 쓰고 있어요. 현재 지내는 곳은 인터넷이 되지 않아서요.
며칠 동안만 제대로 된 집이 없어도 이 고생인데, 홍수나 전쟁으로 집을 잃으면 정말 인간 이하의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요새 자주 생각하게 되네요.
2.
이건 요새 그린 그림들이예요. 처음 두 장의 잠자는 여인은 저희 엄마입니다. 사실 엄마를 그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잘 모르는 타인을 그리는 것과는 많이 다른 기분이었어요. 엄마가 누군가의 엄마이기 전에 사람이고 여자라는 아주 당연한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