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나라 스포일러) 크리스토퍼 놀란의 정치적 입장은 어떤가요?

예술가를 작품이 아닌 외적인 부분으로 평가하는 것이 부질없을 수도 있지만 그러한 오류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드리는 질문입니다.


닼나라 보다보면 베인의 선동 내용이나 바스띠유와 프랑스 대혁명을 떠올릴수 밖에 없는 설정들, 그리고 치명적으로 월가 시위를 즉각적으로 상기시키는 증권가 테러신을 볼때말이죠.


듀나님이 언급하신것처럼 직유적 해석, 1차원적 해석을 하면 닼나라는 극우보수주의 영화가 되고 말죠.


그런데 제가 보기엔 베인이 상징하는 것은 억압받는 무산계급의 혁명가가 아니라 자본주의 막장에 도달하게될 세기말적인 혼돈(이를 테면 환경, 인권, 유전자 조작으로 인한 반윤리, 빅브라더 같은 독재자 등등등) 그자체에 대한 은유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하지만 문제는 오늘 본 씨네21 닼나라 관련 리뷰를 볼때도 그부분을 애매하게 평가하면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하다는 식의 뉘앙스를 읽었고


결정적으로 이동진의 블로그에도 비유가 '아슬아슬'하다라는 표현이 나오더라고요


제가 내린 해석은 닼나라 시리즈와 놀란에 대한 맹목적 팬심에서 비롯된 오독인 걸까요?


듀게 여러분들의 해석이 궁금합니다.


더불어 자연인 놀란의 정치적 스텐스는 어떤가요? 혹시 아시는 분 계신지요

    • 제게는 베인의 선동 내용이 전혀 설득력 있지가 않아서 무정부 상태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아닌 또다른 (폭력적인) 지배세력의 압력에 의해 진행된 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간의 배트맨 시리즈들이 기실 악당-영웅의 대립이었던 거지 계급갈등이나 자본주의의 해악을 보여준다는 생각은 안 들었던 것도 있구요. 도리어 베인의 억지스러운 주장이 혁명이라면 혁명이나 기존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움직임들을 비꼬는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사실상 명분없는 투쟁, (만약 시민들이 동의했다면) 그런 비루한 논리에도 쉽사리 선동되는 시민들.



      놀란이 이 부분을 투박하게 다루다보니 제가 오독되고 있는 건가 싶었는데 저만 그렇게 본 건 아닌 것 같네요.
      • 저도 비꼬는 듯한 인상을 받기도 했지만 심정적으로 그런해석을 내리기 싫더군요. 결국 슈퍼히어로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가 싶기도 하고... 결론은 베인을 얼치기 혁명가 또는 그 하수인로 보고 그에 맞서 용감히 시스템을 수호하는 자본가 계급의 영웅 배트맨 이라는 건데...이거 참;;
        • 저도 잘은 모르지만, 사실 이 시리즈가 (대부분의 영웅물들이 그렇긴 하지만) 결국은 돈많고 정의로운 엘리트가 도시를 구한다는 이야기잖아요. 놀란이 실제로 어떤 사상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납득할 만한 결과긴 하다고 봐요. 다만 굳이 혁명분위기를 차용할 필요가 있었느냐의 문제에서 놀란의 정치성향이 궁금해지기는 하죠. 그거 안했어도 이야기는 무리없이 진행되었을 거니까요.
    • 봤는데 그런 정치적 해석은 생각도 못했네요. 그냥 영웅이 사라진 자리를 시민 스스로가 메꾼다는 정도의 내용으로 봤어요.
    • 그러고보면 다크나이트때도 배트맨을 미국, 조커를 테러로 해석하는 평도 있었었죠.
    • 파산한 자본가가 저택을 고아원에 기부한다는 관점에서는 복지주의적이겠죠. 배트맨 영화가 자본주의를 옹호하면서도 빈민구제에 노력하고 서민출신인 그녀와 맺어지는 걸 생각하면 동림옹 식의 자본주의 해법이라고 봤습니다.
      • 자본가의 기부는 복지가 아니에요. 이거는 엄밀히 짚고 넘어가야할듯.

        http://state.welfare21.net/bbs/board.php?bo_table=column01&wr_id=1130&sca=%C1%B6%BC%BC%C0%E7%C1%A4&page=2
        • 기사를 봐도 잘 와닿지가 않네요. 그 점을 넘어가더라도 비긴즈에서 토마스 웨인이 시민들을 위해 전철을 건설한 일을 예로 들 수 있지 않을까요.
          • 조세를 통한 구조적 '부의 재분배'가 아니라 부자의 선의에 의존하는 '기부'가 얼마나 악랄한 우파적 이데올로기인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숱하게 얘기되었죠.
            • 영화 속 이야기를 너무 현실에서 확대해석 하시는 게 아닌가요. 그럼 저택을 어떻게 했어야 우파적이지 않은 게 되죠?
              • 그냥 그 캐릭터가 착한 사람이라고 하셨으면 아무 상관이 없는데 그것을 '복지주의적' '해법'이라고 하셨잖아요. 기부 얘기를 정치적 맥락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모를까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기부한 캐릭터는 착한 사람일지언정 그 장면을 넣은 각본가는 전혀 좋은 소리를 못 듣는단 얘기죠.
                • 저에겐 그런 기부가 복지주의로 읽힌다는 이야기죠. 현실의 기부가 복지주의의 해법이라곤 안 적었어요. 배트맨 영화에서 법치주의나 반전운동을 이야기할 수 있는데 혁명에 비유하듯 이야기하는 거죠. 맞습니다. 재산기부는 복지가 아니죠. 그럼 브루스 웨인은 세금신고서나 받아야겠군요.
              • 영화 속 이야기를 복지주의적이라고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에요.
                • 그럼 애초에 이 글 자체가 영화를 통한 감독의 자본주의에 대한 비유로는 성립이 안 되죠. 그냥 혁명과 영웅주의 외에 없겠죠.
                  • 제가 잘못말했군요. 영화에서 표현된 기부행위를 복지주의라고 해석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거에요. 확대해석이니 뭐니 할 필요 없이 복지에 대한 이해도가 제로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말이죠. 링크까지 걸어줬는데 아직도 설명이 더 필요한가요?
                    • 죄송합니다. 제 이해력이 제로인가 봅니다. 저는 이제 자러 가야하니 그만 쓰겠습니다. 괜한 논쟁을 벌이고 싶지 않네요.
    • 저는 지하에서 같혀있다가 해방된 경찰무리와 민중(?)이 맞부딪치는 씬이 인상깊었는데, 맨몸으로 전진하는 경찰들을 향해 민중(?)의 탱크가 발포를 준비하는 장면은 굉장히 아이러니했습니다. 억압자가 피억압자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다는 클리셰를 뒤집어놓은게 신선했어요. 영화의 내적완결을 위해 저런 장면을 삽입했는지 아니면 정말로 반공주의에 대한 프로파간다인지 저는 아직 잘모르겠어요. 영화를 한번 더 봐야 좀 더 깊은 이해가 가능할거같음!
    • 장르무낙/ 민중(?)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경찰과 맞붙은 그들이 진짜 민중이 맞을까요? 베인의 계엄령하에 시민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 그들이 그 체제를 목숨걸고 지키고 싶어할만 했는지 전혀 보여주지 않아서 처음엔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의도적이었나 싶기도 하고 그래요.
      • 민중도 있고 베인이 풀어준 범죄자도 있겠죠. 저도 방금 보고 와서 이제막 듀게에서 스포에 대한 걱정없이(!) 닼나 글들을 읽고 있어서 가물가물한데 베인의 혁명(?)을 찬사하던 캣 우먼의 친구(극중 주노템플)는 민중이 맞는거 같아요.

        주노템플- "무슨 사진을 보고 있어?"
        셀리나 카일- "이 집 주인의 가족 사진"
        주노템플- "우리 모두가 이 집주인이야"
        주노템플- "이게 너(우리)가 원하던 세상이잖아"
    • 영화 속의 악당이 허울뿐인 명분을 부르짖는다고 해서 감독이 그 명분 자체가 옳지 않다고 여기는 건 아닐 수도 있지요. 고든이 집안에 숨어있던 부청장?에게 베인이 하고 있는 건 혁명이 아니라는 얘기를 하는 걸로 봐선, 결국 혁명 자체가 부정적인 일은 아니라는 말일 수도 있고요. 그 허울 뿐인 명분에도 쉽게 넘어가는 우중에 대한 비판일 수 있다고는 봅니다만.
      다만 이런 부분에 대한 묘사가 부족했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시간이 좀 더 길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 그저 어쨌든 고담을 파괴하는게 목적이었던 베인이 혁명가로 해석된다는게 신기하군요.-나중에 핵폭탄이나 없었으면 모를까- 그냥 싸이코죠. 북한의 김씨일가를 미국에 맞서는 혁명가로 보진 않는거랑 마찬가지 아닌가요?
      더군다나 사실 베트맨이라는 존재 자체가 기존 사법 시스템에 반기를 드는 혁명가적인 존재 같은데요.

      그리고 이 작품은 할리우드 히어로 물입니다.-_-
    • 베인이 뭔 혁명가여...
    • 그런데 베인과 그의 무리들의 목표는 본인이 한 연설과는 사뭇 다른 것 같지 않던가요?
      베인이 시민들에게 던진 말들은 그냥 맥거핀이었고, 라스 알굴의 궁극적 목표를 생각한다면 걔네들이 진짜로 바랬던 건 시민혁명이 아니라 고담의 사회 경제적 시스템을 무너트리고 그를 뒤따라오는 혼돈을 외부에 구경시켜준 다음 그 모든 것을 파괴하는 압도적인 폭력을 실현함으로써 고담을 정화하려는 걸로 보였거든요. 아무리봐도 종교적 테러리즘에 가까워 보이지 정치적으론 안보여요.
    • 딱히 정치적인 고민을 한 작품은 아닌 거같습니다. 다크나이트에서 로마공화정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만 그냥 언급뿐이구요. 히어로물 중에서 정치적 해석이 가능한 건 엑스맨이나 왓치맨 정도가 아닐지.
    • 다크나이트가 좀 더 현실적이고 잘 만든 블록버스터인건 맞는데..... 너무 많은 기대나 해석은 좀 아닌듯.....
    • 걍 베인은 악당이고 배트맨은 정의의 수호자인 거죠 선악의 명암이 너무 뚜렷한데 꼬아 생각할수록 점점 산으로 갈 뿐일 듯해요
    • 베인은 유럽적 파시즘이고, 배트맨은 미국적이고 자유주의적인 과두체제를 수호하는 민완해결사, 자경단으로 해석하는 게 그럴 듯 할겁니다.
      고담시의 자본가들은 유럽의 극단적인 파시즘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가 보죠.
    • 굳이 이 영화를 정치적으로 읽고 싶다면 하비덴트법이 명백히 9.11 이후의 '애국법'을 보여주고 있고, 극중 하비덴트법이 거짓 위에 세워진 법이라는 점, 그 법의 부작용을 암시하는 장면 등도 감안해야겠죠. 즉 베인을 내세워 혁명이나 민중 봉기를 깐다고 보려면, 하비덴트법을 통해 애국법을 까는 부분도 고려해야 할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놀란 감독을 온건 보수주의정도가 아닐까하고 생각하지만요.
    • nobody/ 하비덴트법이 있었죠. 그냥 영화를 보고나서 계속 후반부의 진행에 의구심이 들었어요. 뭔가 아귀가 맞지 않은 느낌이 있어서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고 해야하나요. 지금은 그냥 후반부의 일부 묘사가 부족하다 생각하고 있어요. 감독판이 나온다면 풀릴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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