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놀란은 왜 그리 XX에 집착했을까요(닭나 라이즈 스포)

탈리아 알 굴의 정체에 대한 "반전" 말입니다. 사실 영화를 보고 나면 "미란타 테이트가 사실 탈리아 알 굴이고 최종 보스다"가 극 흐름이나 메세지 전달에 있어서 전혀 중요한 팩터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배우 인터뷰까지 개입하면서 그 "반전"을 클라이막스에 넣고 싶어했을까요? 샤말란처럼 놀란이 반전에 목숨거는 스타일도 아닌데. 덕분(?)에 영화가 클라이막스로 한참 치닫다가 갑자기 김이 확 빠져버리잖아요. 영화 내내 괴수급 카리스마를 과시하던 초악당 베인이 단번에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수준의 바보 순정 근육남으로 쩌리화되어버리더니 - 데드신은 거의 엑스트라 수준이더군요 - 최종 보스라고 등장하신 분은 트럭 운전 좀 하시다 교통 사고로 바로 리타이어해버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에서 가장 어이없어서 헛웃음이 나온 씬 두개가,  "탈리아가 등장하자 갑자기 순정남으로 돌변해서 눈물을 글썽들썽하는 베인" 하고 "옹기종기 모여서 심각하게 탈리아의 유언을 듣는 배트맨/캣우먼/고든 청장들" 이었습니다. 그 두 장면은 정말이지 놀란 감독의 영화 맞아? 라는 생각이 들더라니까요)


정 탈리아 알 굴을 넣고 싶었으면 아예 초반부부터 (관객들한테만) 정체를 까고 베인과의 관계 묘사나 브루스 웨인/배트맨과의 갈등 관계를 좀 더 세밀하게 구축해 나가던가, 아니면 탈리아를 메인 빌런으로 고정하고 베인 역을 확 줄여서 탈리아에 집중하던가, 아니면 아예 탈리아 알 굴 이나 베인 둘 중 하나만 나오게 했더라면 영화가 훨씬 더 나았을 텐데 말이죠. 이렇게 되면 베인이 가장 피해를 많이 보게 되잖아요. 밑에 어느 분의 평에서 읽은 거지만 "이렇게 따지면 그 악명높은 [배트맨 포에버]의 베인이나 [닭나 라이즈]의 베인이나 다를게 뭐 있습니까?" 둘 다 여성 마스터의 명령에 충실히 복종하는 바보 근육남 아닙니까?


사실 전체적으로 따지면 독립된 수퍼 히어로 무비로 따져도 꽤나 수작이고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의 마무리로서도 꽤 선방했다고도 생각하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죠. 밑의 어느 분 평처럼 놀란이 이렇게 정석적인 - 예상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 - 수준으로 만들지는 몰랐습니다. 차라리 [다크 나이트] 없이 비긴스에서 이 영화로 마무리되었다면 더 나은 평을 받았을런지도.





    • 사실 영화 정보게시판 드나드는 사람들에겐 탈리아 알굴이라는건 거의 94% 확정적인 사실인데 말이죠.
      (촬영 들어가기도 전부터 줄기차게 나오던 이야기죠.)
      저도 차라리 처음부터 까고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베인과 만나는 장면이라거나 이런걸 보여주면서... 웨인과 폭스가 속고있다는걸 관객은 다 알면서 보게끔.
    • 저도 좀 빨리 나왔다면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반전이라는 게 충격 효과 말고 구조적 의미도 있으니까요. 어느 부분에 폭로되어야 이야기가 제대로 흘러간다던가. 여기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복잡하죠. 근데 베인이 여자 말을 잘 듣는다고 해서 바보인 건 아니잖습니까.
    • 탈리아 알굴의 정체야 많이들 추측했지만, 여기까지는 큰 불만 없습니다. 좀 늦게 나온 감이 있긴 하지만요. 다만 베인이 '순정마초'가 아니라 그림자 사도로 뜻이 있어서 탈리아를 지킨 거라면 어땠을지까요. 쩝.
    • 일종의 선수교체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그렇다고 미란다가 탈리아가 아니게되면 비긴즈와 다를 게 없으니까요.
      정체를 모르고 간 사람이 있긴 있더군요. 제 옆에 앉은 관객분은 찌를 때 놀라셨더라고요.
    • 오직 그 반전만이 신경쓰였어요. 이런건 진짜 감독 앉혀놓고 물어보고 싶은 부분이에요. 언론에서 인터뷰 좀 해줬으면...
      (좋아하는 한국음식 같은 거 물어보지 말고...)
    • 전 자꾸 베인이 이런 식으로 '어장관리당한 순정마초' 취급당하는 게 불편하네요. 이야기 구조상 배트맨이 다시 회복되어서 베인과 1:1로 붙어 완전히 깨부순 상황이었잖아요. 탈리아 알 굴은 그때 등장해서 배트맨을 저지한 거구요. 베인은 강력할 때 충분히 강력했고, 탈리아 알 굴을 도와주는 역할임이 드러났다고 그렇게 초라해지지도 않았다고 생각해요.
      • 순정마초에서 끝나면 다행인데, 어린여자애 좋아했다고 페도필리아 소리까지 듣더군요(...) 뭐 그건 그렇고 저도 여기에 동감이요. 탈리아 알굴은 베인이 했던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확실히 중반까지 베인의 포스는 장난이 아니었어요. 저는 '알고보니 베인이 탈리아 하수인'인거 보다, 캣우먼의 대포한방에 허무하게 골로가시는게 더 신경쓰이더군요. 마지막 한마디도 없이 그냥 한방에 훅가는 그 모습...
      • 그냥 딱 레옹 수준이 아닐까요. 실은 특별히 장인어른의 원대한 계획에 깊이 있게 동의했다는 생각은 안들고요..
    • DJUNA/ "바보"란 표현은 제가 좀 오버한 면도 있죠. 그래도 "머리"가 아닌 "꼭두각시"였다는 건 사실이니까요. 물론 베인이 탈리아에게 충성한 게 단순순히 "순정남" 클리셰에 따른 건지 아니면 이성적으로 라스 알 굴의 유지에 찬동해서 그런건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영화에서 묘사되는 걸로 보면 "난 네가~~" 클리셰에 속한 걸로 보여서 그런 표현을 썼습니다. 남성이던 여성이던 "난 네가~~" 류의 클리셰에 따르는 캐릭터는 개인적으로 별로여서요.
    • 이런 면에서 감독판 편집이 나왔으면 하고-거의 기도하는 수준-있는데, 그럴 계획이 없다네요. 그렇다면 인셉션처럼 그래픽노블로라도...
      1. 베인과 탈리아
      2. 블레이크는 어떻게 추리를 했는가
      3. 알프레드는 사표쓰고 어디로 갔는가(아마도 피렌체겠지만)
      4. 캣우먼(무슨 내용이든간에..)
    • 저는 원작 내용이나 정보를 전혀 모르고 봐서인지 그럭저럭 납득되던데요 배트맨이 칼 맞을 때도 속으로 헉! 꺅! 이랬음..
      베인은 마스크 탓인지 왠지 자기 광기나 의지만으로 움직인다는 느낌이 덜하긴 했어요 그래도 첨부터 밝히고 진행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의견에도 동감합니다
    • 감독판이 나온다면 지금과는 편집 자체가 다른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죠. 한 번 해볼만 할 텐데.
    • 저는 영화적 반전보단 탈리아의 가엾은 자기 모순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치였다고 봤어요. 라스 알굴이 죽고 없어졌을 때 사실은 탈리아에게 두 가지 길이 열렸던 거죠. 아버지의 훼방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베인과의 삶을 택해 베인과 자신을 구원 vs 아버지를 죽인 원수 배트맨에게 복수하는 삶을 택해 모두 파멸. 악의 소굴에서 참혹하게 짖밟히며 이 세상은 절망의 구렁텅이고 다른 선택은 없고 아버지 말이 맞구나 깨달았다지만 사실은 탈리아도 보고 싶은 것만 본 거죠. 그 구렁텅이에 실은 베인이 있었으니까요. 꼬마가 감옥에서 살아나갔던 비밀은 목숨을 걸고 몸을 날린 것이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달려드는 죄수들을 목숨 걸고 막아준 베인의 희생이었죠. 그러니까 실은, 본문에 쓰신 바와 다르게 극의 흐름과 메세지 전달에 중요한 팩터였다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그게 후반에 던져지면서 전반부 파괴의 신같던 악의 축의 박력을 확 꺾어놓는 것까지. 영화 전체의 이야기를 봤을 때 꽤 공평하고 유기적인 부분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많이들 우스꽝스럽다고 여기는 걸 보면 그렇게 성공적이진 못했나봅니다 :/
    • 음.. 확실히 영화보고 생각하는 건 사람마다 천차만별인가봐요. 저는 그 "반전"이 김빠지는 게 아니라, 여태 뭔가 빠져왔던 구석을 마무리하는 거라고 느꼈는데. 사전정보 아무것도 없이 간다해도 탈리아 알굴이 나중에 뭔가 한 역할 할 거라는 건 그렇게 어려운 추측이 아닐 것 같은데요. 그 정보가 언제나오나 기다리게 되고요. 저도 아무런 정보 없이 가고 동행인도 그렇게 갔는데, 탈리아 알굴의 등장에서 엄청난 반전이라고 느끼진 않았어요.
      베인도 그 반전 후에 쩌리가 되었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던 거라 신기하네요. 하나도 쩌리처럼 안보이고, 캐릭터가 더 좋아졌는데
    • 동감이에요..그밖에도 어이없던 장면 다수....좀 유치한 부분도 적잖게....
    • 그 반전에 나름의 일관성은 있어요.
      비긴즈에서도 브루스는 켄 와타나베가 진짜 라즈 알 굴이라고 착각했었죠. 브루스가 정 주는 것도 같고.
      정체를 숨기고 뒤에서 조종하고 다닌다는 점에서 나름 닮은 부녀라는 생각이.
    • 사실 분량 때문에 가뜩이나 최종보스(?) 치고 할당된 공간도 없는 마당에 인셉션 때만큼 마리옹 코티아르 언니가 광년이 포스를 내뿜어 준 것도 아니니... 어이없고 유치하다는 평에는 동의하지 못하겠으나 평면적이고 묘사가 부족했다는 느낌은 확실히 받아요.
    • 미란다 테이트의 정체가 따로 없었다면, 저 캐릭터가 저기 왜 들어가 있을까 ..썰렁한 영화라고 생각했을거에요. 저에겐 뱃맨을 도와주던 그 이쁜 얼굴의 미란다가 흉악한 베인의 주인이었다는 사실이 꽤 효과적인 반전이었어요.
      감옥을 탈출하던 회상씬에 등장하던 아이가 하도 이쁘장해서 베인과 매치가 안됐던 것도 나름 복선같구요.
      단지,누구가 뉘집자식이더라 하는 반전은 좀 지겹습니다. 그래도 그 한계를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에요. 저는 사연 있는 악역이 더 리얼하게 다가오는 터라 베인의 순정?도 맘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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