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3를 접고 어떤 분들은 게임을 안하시고 (원래 안하시다가 디아3가 나온다기에 다시 해본 분들) 어떤 분들은 에로엘로 돌아가시더군요. 저도 잠시간 에로엘로 돌아갈까 했었지만 (이래뵈도 북미 시즌1 금장 엣헴~) EU아니면 안된다는 한국 서버 특유의 분위기가 떠올라 생각을 접었습니다.
디아3를 접고나니 젤 먼저 떠오른건 역시 블소였는데, 막 블소가 오베를 시작했을 때는 제가 디아3 불지옥을 어떻게든 양손바바로 돌파해보겠다고 바둥대던 때 + 클베때 블소를 꽤 열심히 했었는데 다시 하려니 왠지 지겨움 때문에 안했었는데, 상용화도 했겠다 디아3도 지겨워졌겠다 '잠깐 맛만 볼까' 싶더라구요. 그래서 함 해봤는데 ...
역시 물건입니다. 클베때도 그렇게 생각했었지만요. 했던거 또 하긴 지겨워서 암살자로 해보고 있는데 클베때 했던 검사는 '안정적'이어서 조금 지루한 편이더군요. 암살자가 훨씬 재미있습니다. 특히 MMO치고는 굉장히 특이한 블소의 전투 시스템은 대전격투스러운 요소들을 MMO에 꽤 잘 녹여낸 것 같아요. 물론 단체 PvP 등에서는 뭔가 정신없는 광경들이 펼쳐집니다만, 그건 다른 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죠.
스토리 라인의 유치함은 초반에만 참고 넘어가면 중후반 이후로는 이걸 뭐랄까 ... 스스로의 유치함을 비꼬는 재미가 있어요. 즉 초반의 유치함은 우리가 의도했던거다 !! 그건 중후반에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지 !! 같은 뭐 그런 ... 물론 스타워즈 구공화국만큼의 짜임새는 없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상당히 훌륭하다고 봅니다. 한국내에서만이 아니라 다른 해외 게임에 견주어서도 손색없다고 생각해요.
특히 제가 좋아하는건 게임 곳곳에 박혀있는 무수한 패러디들이에요. 이 동네 저 동네 떠돌면서 폭탄을 파는 마불파 수타쿠라던가, '소간지'라는 이름의 NPC가 다른 여성 NPC에게 '죽을래 나랑 살래' 라는 대사를 한다던가, 정준악, 노홍석, 잔진, 유재수, 박명철에게 무도파 장문인 태호사부가 남긴 비급을 찾아주는 퀘스트, 오락당의 유쾌함 등등은 나중에 다른 나라에 출시할 때는 대체 어떻게 하려고 ...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각의 특징을 제대로 잡아서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좋은건 일종의 '안정되었다는 느낌' 입니다. 디아3를 하면서 이런게 많이 아쉬웠거든요. 뭔가 버그가 있으면 그 버그가 단시간내에 해결될 거라는 믿음이 와우에는 있었어요. 근데 디아3엔 그런게 없죠. 지금 당장 내가 이걸 이용하지 않으면 남들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거라는, 하지만 정말로 하자니 왠지 꺼림직한 그런 느낌. 경매장의 시세만 해도 그래요. 가격이 언제나 들쭉날쭉하면서도 대체로 가파르게 올라가는 형국이다보니, 경매장을 아예 안하면 바보되는 것 같고 하자니 지나친 관심을 두기엔 별로 재미가 없더란 말이죠. 즉 경매장에 나는 딱히 관심이 없는데, 여기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게임 플레이에 지장이 생기는 수준이기에 괴로웠거든요. 하지만 블소는 왕년의 와우같은 안정감을 줘요. 블리자드님이 잘 해결해주실거야. 그분은 공정하고 공평하셔. 라는 믿음을 엔씨가 줍니다.
사실 전 MMO를 즐겨하고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근래 들어 한국산 MMO에 푹 빠져 본 기억이 별로 없어요. 아주 오래전 리니지1은 꽤나 열심히 했었지만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로 못하죠. 리니지2는 어거지로 40까지 키워봤는데 그 이상은 무리더라구요. 아이온은 와우하다 온 저에게 왠지 어색하게 느껴져서 싫었고, 그 외의 자잘한 MMO들도 시도는 몇 차례 해봤지만 적응하는데는 실패했어요. 근데 블소는 그런 느낌들이 없어요. 그야말로 웰메이드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옵니다. 특히 앞서도 말했지만 다른 나라에서 내놓은 수준 높은 게임들에 견주어 손색이 전혀 없어요. 최근에 했었던 북미 MMO들도 모두 재미는 있었지만 뭔가 허전했거든요. 근데 블소는 리프트보다도, 구공화국보다도 재미있네요.
아마도 다음 대작은 길드워2 정도가 될 터인데, 일단 그때까진 블소를 계속하지 싶고, 길드워2가 나오면 반응봐서 갈아탈지 고민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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