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페미니스트?

 

 페미니즘에 대해 존재 자체가 삶 자체가 페미니시트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요?


 전 어느정도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런 후배들 여럿을 알고 있어요.


 특별히 그런 사고를 표출하거나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한 적은 없지만


 살다보니 그렇게 되어 있더라는 거죠.



 서른이 넘고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서도 점점 결혼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습니다.


 독신이라는것이 페미니즘과 무슨 상관이 있는게 아니라....


 적어도 한국적 현실에서는  적극적인 존재표풀의 아웃풋은 되는거 같아요.


 

 한국에서는 아직도 결혼이라는 것이 여성이 기성관습, 기성 남녀관계, 기성가족제도에서의 부속변수인 상황에서


 미혼여성들이 그에 굴종 혹은 적응을 하기 보다는 거부를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페미니스트라는 것, 페미니즘이라는 것은 어떤 사상을 내것으로 한다는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든 예는 그 중에 하나일 뿐이죠.



 결혼을 하고서도 기성관습에 맞추어 나가는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고  자아실현이나 육아에서도


 여성적인 관점을 갖고 실천하는 것은 또 하나의 전투입니다. 


 

 남자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자기 아내의 설겆이를 도와줘서 책이라도 한 권 읽을 시간을 만들어 주는 배려? 이런 것도 조그만 페미니스트적인 행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애인이 결혼 이후에도 자신이 원하는 학업 혹은 사회활동을 계속 하는데 방해가 될 만한 자기 집안(부모, 친척)의 간섭을 차단하는 정도의 기본소양을 


 갖춘 남자라면 충분히 페미니스트적인 행동을 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래서 페미니즘적인 페미니스트적인 현상과 행동을 논하는 것이 좋다고 봐요.


 난 페미니스트다. 넌 페미니스트니 머니? 이런거 따지는 것은 참 공허한거 같아요.


 

 그런건 그 사람의 삶의 결정물이지 주장과 선언 혹은 딱지 치기로 되는게 아니라는거죠.



 

    • 네.. 전 그래서 같이 살 사람이 있으면 좋겠더요. 결혼은 민폐..
    • 대부분 공감하는 내용입니다만 호형호부..아니 페미니스트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지 못하는 현실은 짚고 넘어가야한다고 생각해요.
      페미니즘이라는게 거창한 게 아니고 소부님 말씀대로 생활에 삶에 녹여서 실천할 수 있는 거고 그래야 한다는건 백번 옳아요.
      하지만 불합리하게 부여된 부정적인 이미지들 때문에 스스로 페미니스트가 맞는데도 드러내지 못한다거나
      인식조차 못한다거나, 아니면 애먼 인간들이 페미니스트를 가장해서 엑스맨 짓을 한다거나..이런 현실이 안타까운거죠.
      그래서 더더욱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의 개념이 바로 잡히고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페미니스트 선언'을 따지는게 꼭 공허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섬고양이/ 네...저도 물론 말씀하신 의미에서의 '페미니스트'라는 표시를 내 보이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뉘앙스에서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라는 규정이 자의에 의한 것이던 타의에 의한 것이던 일종의'주홍글씨'로 작용하고 있는건가? 하는 의문이 살짝 듭니다. 잘 몰라서 갖게 되는 의문이에요. 아니 전혀 모른다고 봐야겠죠.
    • 한국 사회에서 좀 배우고 나름 똑똑하고 자기 권리와 원하는 바를 직설적으로 주장하는 여자들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
      남자분이라면 잘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주변에 보면 짐작 가능하지 않나요? 여자 입장에서야 이건 뭐 인생 내내 겪었던 바라서;;

      페미니스트라는게 일단 남자가 가진 기득권을 여자들도 동등하게 나눠갖자. 우리도 인간이다. 이런게 기본이니까
      어느정도 책임을 부담하면 철저히 `사회적 강자'로서 살아올 수 있었던 한국 남성 입장에서는 위기감을 가질 수밖에요.

      자기들은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여기던 부분을 페미니스트들이 `사실은 잘못된 거다'라고 문제삼으니 싫겠죠.
      그래서 페미니스트를 두고 많은 남성들이 소소하게는 `별거 아닌거 가지고 따지고 든다. 피곤하다'는 딱지를 붙이고
      심각하게는 공공의 적으로 몰기도 하죠. 군가산점 위헌소송을 내서 위헌판결을 이끌어낸 여성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요는, 한국 사회에서 다수 남성들이 생각하는 `페미니스트'는 `거칠고 나대고 따지고 시끄럽고 피곤한' 여자의 정점이라고 보시면 될겁니다.
      그러니 있는척 없는척 다하던 여자 유명인들이 `페미니스트세요?' 하고 물으면 화들짝 놀라서 `어우, 그런거(?) 아니에요'라고들 하는거고요.
    • "자기 아내의 설겆이를 도와줘서 책이라도 한 권 읽을 시간을 만들어 주는 배려?"
      설거지를 '도와준'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페미니스트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
      만약 어떤 특별한 사정으로 부부간의 합의 하에 아내가 가사일을 전담하기로 약속한 사이가 아니라면
      (그런 사이라면 역시 설거지를 도와준다는 게 남편이 페미니스트인 것과는 큰 상관이 없겠고요)
      설거지를 함께 하는 건 '배려'가 아니라 당연한 일 아닌지요.
      물론 현실에서 그런 가정이 많지 않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 섬고양이/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이제 이해가 되는군요;
      지난여름/ 그렇죠;;; 당/연/한/거/죠. 그리고 그런 행동 한가지는 적어도 페미니스트적 행동이라는 이야기에요;; 그런게 쌓이고 쌓여 기본적인 태도, 자세까지 변한다면 페미니스트가 되어 있는 것일테구요.
    • 섬고양이 / 페미니스트라는게 일단 남자가 가진 기득권을 여자들도 동등하게 나눠갖자. 우리도 인간이다. 이런게 기본인가요. 만약 그렇다면 사회에서 남자가 져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나누고 여자들이 누리고 있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포기하는 게 먼저이어야 해요. 그래야 발언권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그런 선행과정 또는 동시진행과정도 없이 남자들이 정신차려서 기득권을 나눠준다? 꿈이죠. 저는 페미니즘이 그런 차원은 아니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이 지구라는 표면 위에서 더불어 사는 사회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이냐가 기본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말씀하신 기득권은 그것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 사과씨/ 네. 남자가 졌던 책임을 나눠가지자는것도 페미니즘에서 주장하는바입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여자로서 누리고 있는게 과연 무엇인지 설명을 좀 해주시겠어요? 여자가 포기할 게 있어야 포기를 하죠.
      레이디 퍼스트 같이 소소하게 배려받는거요? 그건 여성 `상위'의 측면에서 대우해주는 게 아니라
      여자가 물리적으로 어쩔수 없이 약자여서 보호해주는 겁니다. 페미니스트 중에서는 그런 배려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 많아요.
      내부에서 의견차이가 있긴 하지만 여자도 연봉 승진 등 모든 측면에서 동등한 권리를 보장해주면 군대 가겠다는 사람도 드물지 않지요.
      여권 운동이 발전 과정에서 다양한 주장과 방법론이 제기됐고 그 모든 주장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근의 경향은 여성운동이 일방적인 여권 신장이 되어서는 안되고 그럴 수도 없으며,
      사회적 의무에서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남성의 몫을 여자도 가능한 나눠 져야 한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페미니즘과 여권운동이 궁극적으로는 인권운동이 되는거고요.

      아무리 그래도 먼저 포기해야 할 게 많은 쪽은 그동안 모든 사회적 권리를 독점해 온 남성이지요.
      이분법적으로 남녀간에 싸움붙이는 발언으로 받아들이는 분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선거권, 사회진출 모든 사회적 과정에서 남자는 수천년간 압도적인 `강자'였다는 건 엄밀한 사실이니까요.
      여자가 그나마 `여권'이라는걸 주장하고 남자와 표면적으로나마 동등한 위치에서 설 수 있게 된 게 채 50년이 안되요.
      그나마 순화해서 `권리를 나눠갖자고 표현했지만 지금 수준으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된 성취도
      남자들이 기득권을 순순히 내어줬기 때문이 아니라 무수한 여성들이 투쟁해서 얻어낸 겁니다.
      여성이 시민으로서 기본 의무인 선거권/피선거권만 해도
      그걸 내어놓지 않으려고 발악하는 남성들/왜 필요한지 모르는 여성들을 상대로 피터지게 싸운 결과지요.
      `빼앗은 것'이 아니라 겨우겨우 `얻어낸'거고요.

      한국에서야 해방과 정부수립되면서 여성 참정권이 자동적으로 법제화되긴 했지만 제헌국회에서 여성 의원은 한명도 없었고
      박순천 의원이 그나마 2대 국회부터 활동했지만 각종 선거에서 여자 당선자가 본격적으로 나오기까지 수십년이 걸렸습니다.
      지금도 물론 그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고요. 60~70년대 김옥선 의원이 왜 남장을 했는지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 가장 쉽게 와닿는 예로 취업시장 예를 들어볼까요?
      저희 업계는 남초였다가 여자 합격자들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게 이제 겨우 7~8년입니다.
      그전에는 한 회사에서 가령 10명을 뽑으면 전부 남자이거나 여성이 있어도 1명. 이런 직종/업계 다른데도 꽤 많지요.
      그나마 2000년대 초반부터 여자 지원자들이 늘어나면서 합격자도 조금씩 늘었고
      제가 입사한 1년 뒤인가 2005년 즈음에 동종업계 메이저 회사에서 남녀 합격자를 5:5 동수로 뽑은게 무려 `화제'가 됐어요.
      근데 그것도 순수하게 입사시험과 면접 등 성적을 따지면 여성지원자가 압도적으로 높은 성적이었는데도
      일부러 우수한 여지원자를 떨어뜨리고 성적 딸리는 남자를 채워넣어서 성비를 맞춘거였어요.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자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그 다음부터는 일부러 성비를 맞추지는 않는다더군요.
      그 덕에 최근에 업계 신규채용현황을 보면 여자가 남자 합격자보다 많아진 회사도 꽤 됩니다. 그게 아마 작년인가 부터였을거에요.
      그나마 이바닥이 따지고 드센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점수 높은 여자 떨어뜨린 게 문제시되고 어느 정도 시정이 된거지
      사기업 같은 데에서는 알짤 없어요. 주요 대기업 입사자 중 성비 보면 여성 비율이 20% 30%면 아주 높은 편이지요.
      옛날 얘기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 상황이고요. 이런데도 여자가 또 무엇을 포기해야 하나요.
    • 여자들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 중에 대표적인 하나가 (한국남성들에 의해서 주장되는 바에 의하면) 한국의 경우 징집대상 면제정도겠네요.
      그에 따라 남자들에 비하여 좀 더 일찍 사회에 진출할 수 있고 등등 그런데 그게 기득권인지 아닌지 조차 논란의 대상인데....
    • 기성 남녀관계에 굴종하는게 바로 독신으로 사는거죠.
      김성주 회장같은 이미지가 되는거잖아요.
      남성화.
    • 독신으로 사는 것이 남성화는 아니죠. 여성으로 살면서 기존의 남녀관계에 굴종하며 '자유'를 훼손시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자신들도 모르게 독신으로 살게 되는 것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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