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개회식 후기

새벽에는 자느라 못보고 아침에 재방송으로 봤습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전통있는(세계를 호령해봤던) 대중문화가 올림픽 개회식 같은 큰 행사에서도 품위 있게 그 역할을 해낼수 있구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제임스본드나 빈 아저씨 등장이 전혀 싸보이지 않았고, 위트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축제의 활력소가 되었던 것 같아요 폴 매카트니 공연은 뭐 말할 것도 없구요

산업혁명이나 여성참정권, 의료보험의 성과 등을 위대한 역사성으로 내세운 것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전문인 반만년 유구한 역사류의 레퍼토리도 의미는 있지만 어떻게 보면 so what? 의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잖아요 반면 근현대 인류를 좀더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놓은 영국인들의 업적을 올림픽 개회식 같은 축제에서 표현해낸 건 의외이기도 하고 뭔가 안 어울릴 것 같기도 했지만 감동적이었습니다 민주주의, 산업화의 선도국가임이 또 얼마나 자랑스러웠을까요 이해도 되구요
또 깨알 같이 성화가 대회장으로 입장할 땐 수많은 건설노동자들이 봉송주자를 맞아주었죠 올림픽 스타디움을 지은 노동자들이라고 하는데, 노동자 계급에 대한 영국인의 정말 선진적이고 품위있는 배려라고 느껴졌습니다 (같이 티비를 보던 어머니는 그 광경에 놀라셨어요)

마지막으로 스타디움 내에 어떤 초록 언덕 같은 공간을 설정해 국기들도 꽂아놓고, 연설장소로도 활용한 설정이 세련됐던 것 같아요 칼같이 자른 기하학적 도형이 아니라 보는 인간이 편안히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트렌드가 변해간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구요

유럽선진국들을 마냥 동경할 나이는 지났지만, 문화의 총체라고 할 수 있는 올림픽 개회식 같은 행사가 이토록 알차고 세련되고 의미있을 수 있다니! 라는 생각에 유럽선진국의 문화적 위엄을 다시 한번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 영국은 축구응원 문화를 봐도 그렇고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참 강하고 또한 그것이 주류의견을 이루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저런 류의 유머나 대중문화를 내세울 수 있는 국가는 영국과 미국 정도를 제외하면 없다고 정신승리하면 되지 않을까요?
      • 미국에 비해서도 영국 대중문화는 자부심 느낄만 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의료보험이나 노동자들이 등장하는건 미국에서는 못하는 거죠. 빨갱이 알러지 있는건 미국도 마찬가지니..
    • 런던에서만 이번이 세번째라는데... 아무래도 좀 다른걸 시도한게 아닐까요? 대니보일을 기용한것도 그렇고.... 제임스 본드나 미스터빈정도야 품위있다고 볼수있는데 섹스피스톨즈 음악 나오는건 좀 피식했어요. 설마 아나키인더.....설마 갓세이브더? 했는데 다행히 다른곡이었어요 (아무렴 팀킬할려고...) 재밌더라고요. 비틀즈나 롤링스톤즈로 시작해서 퀸,클래시도 나왔던거같고... 유리드믹스,프랭키고즈투헐리웃,오엠디...프로디지에 블러의 송2까지....
    • 만약에 버밍엄에서 올림픽을 했다면....블랙사바스랑 주다스 프리스트가 오프닝.....-_- 맨체스터 올림픽이면 오아시스 스톤로지스...ㄷㄷㄷㄷ 그나저나 런던올림픽이면서 왜 런던콜링이 안나왔을까..... 이건 완전 주제간데 말이죠.
    • 문화 자부심 뿐 아니라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강한 자부심이 온통 느껴지더군요.. 니들 잘났다, 싶기도 하고 재미있었어요. 내용이야 뭐 차이가 있어도 어느 나라나 나름대로 발전의 역사를 거친다고 생각해서 어릴 때처럼 선진국 이렇게 봐지진 않던데, 그런 걸 담아내는 건 의식있어보여 좋았어요.
    • 저도 성화봉송주자들어올때 그 스테디움지은 노동자들이 환호하며 맞이하는 장면은 현실이 그냥 영화가 된장면 이라고 생각해요. 진짜 멋있었어요
      • 그런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이 영화감독이니까요 라는 생각을 하면서 대니보일에게 일을 맡긴 사람들도 멋지고
    • 미국에서 열린 올림픽 개막식들이 하나같이 지루하고 재미없었던 걸 생각해보면 쿨시크한 개그를 아무렇지 않게 선보일 수 있는 나라는 영국이 유일하다 봅니다 ㅋ
    • 레베루가 다르더구만요

      저번 베이징 폐막식때도 이층버스 하나로 발라버리더니
    • 초록색 언덕은 전형적인 영국의 전원풍경을 나타낸 것같아요. 화려하진 않지만 정감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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