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둠 바낭-룰 더 스카이/ 설레임의 맛/올림픽 기념 중년 인증
룰 더 스카이
프로필에 개 사진을 올렸어요. 웬만하면 프로필 사진 안 올리는데 사진을 올리는 퀘스트가 있는지라.
친구 하자고 오는 게 전부 개예요. 덕분에 제 둥둥섬은 개판.
프로필 사진에 사람도 몇 있긴 있지만 역시 개가 월등히 많아요.
+사람을 만나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광고하더니만 저 듀게에서 사진 본 분이랑 친구 맺었네요.
+실시간 소셜 게임을 하다 보면 내가 대체 시간을 얼마나 낭비하고 있는 건지 간혹 섬뜩해집니다.
설레임의 맛
얼마 전에 캔커피를 유리컵에 담았더니 도저히 못 마실 색이더라는 분 계셨죠?
디저트로 설레임을 사서 다들 나눠먹고 있는데요, 포장에 물방울 맺혔다가 흘러내리는 게 보기 싫잖아요.
가위로 뒤를 열어서 종이컵에 담아 수저로 퍼먹었더니만, '흐미 내가 지금 뭘 먹는겨?' 하는 기분이네요. 무언가 미래 식품 같기도 하고. 왜 그런 이야기 있었죠? 미래에는 알약만 먹으면 하루 종일 배가 부르고 어쩌고.
살 찔 걱정을 안 하도록 허망한 가짜 재료에 향을 잔뜩 친 그런 맛입니다, 이거?
그냥 쭉쭉 빨면서 물방울도 좀 흘리고, 꼭지의 플라스틱 맛을 함께 느끼며 먹어야 완결된 맛이 나는 거였어요.
올림픽
88올림픽때 옆 학교 언니들이 화관무에 출연하는 관계로 근처 학교 학생들은 일 년 내내 그 뚱땅거리는 노래를 들어야했어요. 가끔 스피커로 지도교사가 욕하는 소리도 들려오고.
저희 학교는 우연히 옆에 있을 뿐 같은 재단도 아니었는데 아무튼 피해를 좀 봤습니다. 근처에 초중고 일곱 개 학교가 몰려 있거든요. 말 그대로 길 하나 사이에 두고.
먼지 자욱한 운동장에서 바람 안 통하는 소재 나쁜 한옥을 입고 욕 먹어가면서 화관무를 연습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올림픽 개막식하면 굴렁쇠 소년이나 비둘기 통구이가 아니라 전 그 한복이 떠오른단 말이죠.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마흔이 넘었을 그 언니들은 그때 일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을지, 아니면 한복 입고 착취 당하면서 쪄죽는 줄 알았다고 기억할지 모르겠습니다.
눈치
참 눈치 없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남이 눈치 없이 구는 걸 보면 또 치민단 말이죠.
태생적으로 흐름 타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