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대한 메피스토님의 글을 읽고...

일단 그 글에 대한 저의 소감은 감동적이라는 것입니다.
여행의 환타지가 가득한 이 사회에서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을 듀나에서 뵈었다는 것도,
그리고 그 내용 하나 하나가 저에게는 설들력이 가득하다는 것.

사물을 처음 볼 때의 호기심과 관심이 어떤 사람에게는 긍정적인 효과로 다가오는 경우도 있지만,
저처럼 호기심과 관심을 효과보다 스트레스가 더 큰 경우도 있습니다.

저도 산과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계곡을 즐겨 찾습니다. 
그런데 가는 도중에 차가 막히거나 인파가 북적이면 그 스트레스가 말도 못합니다.
그래서 늘 한적한 곳,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에 가서 제 나름의 관광을 즐깁니다. 

가급적 여행은 그날 집에 돌아오는 것이 좋습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침구에 적응하는 것도 싫고,
그곳의 공기까지 낯설게 느껴집니다. 

제가 예민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디를 가면 그곳만에 냄새가 있는 것 같아요.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장소 또한 마찬가지로요.

일상에 느끼는 보통의 감정과 감각이
여행에서 느끼는 특별한 감정과 감각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일상의 보통에서 오는 감정이
여행의 그 특별한 감정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배하는 것은 가끔의 특별함이 아니라 일상의 보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 저는 사람들이 자꾸 여행가자고 해서 피곤하다는 말씀이 무지 부러웠습니다. -..-
    • 큰 위험 부담 없이 다른 나라를 다닐 수 있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석유가 엥꼬 -.- 나면 가고 싶어도 못가게 될테니 그전에 많이 다녀보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 저는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평소보다 오히려 자기 자신을 챙기게 되거든요.) 아... 이런 관점도 있구나.... 하면서 메피스토님 글도 늦달님의 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피에르 바야르의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이란 책을 추천드립니다.
      '방콕'을 즐기시는 분들에게 논리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아주 유쾌한 책입니다.
    • 여행에 대한 범 사회적 환타지(다른 사회는 제가 겪어보지 못해서 모르니 한국사회에 한해서 말하자면)는 일상이라는 것에 대한 범사회적인 불만과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고 봐요. 일상이 괴로우니 일상이 아니면 어디든 좋아! 뭐 이런 심정이랄까나... 그러나, 여행지에서의 경험이란 것도 결국 그 여행지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속, 일상곁으로 가는 것일 뿐이라는 점에서,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일탈은 환타지이며 일방적이라는 점은 인식할 필요가 있죠.

      나의 일탈, 너의 일상... 이랄까요.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을 명료히 한 이후에야 여행은 스트레스의 폭탄돌리기 이상의 것이 될 수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네요.
      • 나의 일탈이 너의 일상이다 이 부분 굉장히 공감해요. 전 돈만 많으면 평생 여행만 다니고 싶은 정도로 여행은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저한테 여행이란 다양한 문화의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을 확인하고(그래봤자 피상적이겠지마는) 거기서 한편 이질감과 또 한편 더 많은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반대로 나의 일상이 남의 일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비루했던 일상이 가끔은 좀 더 그럴싸해보이는 효과도 있지요. :-)
        • 그래서 저는 멋진 자연경관을 보는 것도 좋지만, 도시의 작은 골목길을 다니는 것 또한 매우 좋아해요. 제가 사는 동네주변도 카메라들고 돌아다니다보면 의외로 근사한 곳들이 많더라구요.
    • 다른 이유에서지만 여행, 특히 해외여행을 즐기지 않는 사람 중 하나로서 여행을 가야 성장할 수 있다는 사람들 말 들을 때마다 뭥미 싶어요. 여행 안 좋아한다고 누누히 말했건만 왜 자꾸 뱅기 타고 어딜 나가자고 하는 지 스트레스도 받고요. 여행 안 좋아한다는 게 농담인 줄 아나;;;
    • 아............반전이지만........앞서 적었던 글을 마치 여행을 한번도 다녀보지 않은 사람의 투덜거림쯤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을텐데..저도 여행이란거 다녀본 사람입니다. 1박2일은 물론이거니와 주단위 여행도 다녀봤지요. 월단위까진 안다녀봤습니다. 시간과 비용이 ㄷㄷㄷ.

      그리고 여행으로 얻은게 있긴 있습니다.

      저에게 여행은 정말 귀찮고 힘든것이라는거죠.
      • ㅋㅋ 경험 후에 얻은 더욱 소중한 결론이네요. 근데 그 결론을 미리 내리고 안 가는 사람은 더욱 현명한 걸지도. 시간과 비용을 절약한 셈이니까!
    • 여행이나 연애나 비슷하죠. 뭐.
    • 딴소리지만 재래시장 다니는거 참 좋아합니다. 생선과 야채와 과일의 번들거림을 보는게 좋고, 이것들이 섞인 복합적인 냄새를 킁킁거리는게 변태스럽게 좋아요.

      p.s : 물론 재래시장에서 '흥정'하며 물건사는건 싫어하지만.
    • 저도 여행을 안다닌 사람은 아닌데,
      어디를 가나 관광지의 그 풍경들...
      싫어도 이렇게 싫을 수가 있을까 싶어요.
      그래서 저에게 여행의 의미는 아무도 없는 곳으로 향한 전진?
      소매물도 다녀오고 나서 느낀 건데, 그렇게 시간맞춰 들어갔다 일렬로 등대다녀오고,
      일렬로 배타고 오고, 비싼 물값 밥값 내고...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기억입니다.
      풍경만 좀 담아두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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