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바낭-94년 여름 어떠셨나요?

50 년 만의 더위라고 하던 그 여름이요.


의식의 흐름에 따른 자동기술입니다.



바로 그 여름 광복절을 앞두고 서태지의 발해를 꿈꾸며가 나왔죠. 발해를 꿈꾸며는 별로였지만  2집보다는 3집이  전체적으로  좋았어요. 2집에는 하여가, 죽음의  늪  말고 뭐가 좋았던지 기억이 잘 안 납니다.  


당시에는 에어컨 있는 식당을 따로 찾아가야 했어요. 카페는 거의  냉방이 됐지만 학교 근처에 있는 식당들은 냉방이 잘 되지않았죠. 장터국수 같은 체인점만 그래서 여름에 장사가 좀 됐던 것 같네요. 그땐 뭐 그러려니 하고 살았습니다.


인문계 캠퍼스의 도서관은 에어컨이 있는 곳 , 선풍기만 있는 곳이 따로 있었어요. 그래도 에어컨방만 붐비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아마 지금 거기서 공부하라면 못 하겠죠. 지름이 거의 식탁만한 크기의 대형 선풍기가 비둘기호 가는 소리를 내며 열람실 안에서 돌아갔습니다.  자연계쪽 도서관은 천정에서 냉기가 나오는  여름에 그리들 몰리긴 했었는데 그대로 꿋꿋하게 중앙도서관을 지키는 학생이 많았어요 

더운 건 싫지만 도서관의 선풍기 소리랑 창으로 내다보이던 바깥 풍경, 도서 대출 카드의  냄새. 이런 건 좀 그립군요.

안 가면 그만은 도서관은 그렇다 치고, 여름학기나 여름방학 특강 같은 것도 전혀 냉방이 안 되는 대 강의실에 꽉꽉 들어차서 했으니 다들 어떻게 견뎠는지 모르겠어요. 그땐 아마 견딘다는 생각도 없었을 겁니다만.


김일성이 그 여름에 죽었어요. 왜 그런지 그 죽음도 그해 여름의 더위를 부추기는 기분이었습니다.


정작 더위를 무척 많이 타는 저는, 그 해의 여름이 유난히 더웠다고 기억되지는 않아요. 여름은 늘 더우니까.  지금도 여름은 원래 덥지 뭐. 이런 기분입니다. 안 덥다는 게 아니라 저는 원래 남들 안 덥다는 여름에도 더운 사람이라서요.  4월이나 5월이 덥다, 이러면 좀 느낌이 옵니다만. 


그리고 그 덥던 여름에 샤이니 태민이가 돌잔치를 했겠군요. 으하하하


    • 아파트 사는 사람들 거의 매일 저녁때 바깥에 벤치 있는데 돗자리 깔고 앉아있었는데 거기서 동네 아줌마가 휴거 온다고 얘기하는 걸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 (금연실을 제외한) 도서관내 금연으로 복도를 자욱하게 뿜었던 스모커들은 구석으로 숨어들어 갈 수 밖에 없게 되었죠.

      방송에서는 투투의 일과 이분의 일, 그리고 이미 떠난 신윤미 목소리에 립싱크를 하던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이 거리 리어카를 통해 흘러 나왔죠.
      원히트원원더의 대명사 나는 문제없어도 탄생 삼주년을 맞이하던 노래방에서 흘러 나왔어요.
      • 아, 투투요! 투투도 좋았고, 저는 라디오 들으면서 가다가 룰라의 '내가 잠못 드는 이유' 듣고 충격받았었어요. 다른 노래로 떴던 것 같은데 전 룰라 곡 중 이 노래가 제일 좋아요. 신선해서.
    • 북한 핵 때문에 전쟁 난다고 난리 났던 것도 그해 맞죠?
      • 96년이 전쟁위기였고 94년은 영변 핵위기였죠..
        • 94년도 전쟁 때문에 야단이긴 했을 거예요. 92인지 93인지 94인지는 확실하지 않은데 그때 무려 미쿡 친척이 전화를 했었거든요. 97년은 미쿡 친척이 돌아온 뒤고.
    • 서태지가 치마를 입고 나왔었는데 정작 치마패션 아이콘은 김원준이 챙겨갔던 기억이 납니다. 발해를 꿈꾸며는 지금 들어봐도 참 상당히 잘 만든 노래에요.
    • 클럽활동으로 학교 운동장에서 텐트 치고 야영하는 날이었는데 하루종일 김일성 죽었다는 라디오가 스피커로 나왔어요. 텐트 안이 참 더웠던 생각만...
    • ㄴ아 맞아요, 킬트입고 나왔었죠. 머리 때문에 2집에서 워낙 두들겨 팬데다 무려 통일이라는데 치마에는 상대적으로 시선이 안 갔을 것 같아요. 저는 서태지와 아이들 1집>4집>3집>>>>>2집. 개별 곡 말고 앨범 전체는 이런 순서로 좋아하는데 발해를 꿈꾸며는 주제의식이 내용을 압도해 버린 느낌이었어요.

      요거 다시 들어 보니까 4집의 슬픈 아픔을 연상시키는 데가 있군요.
    • 3집... 발해를 꿈꾸며, 내맘이야, 아이들의 눈으로
      세곡이 너무 맛이 강렬해서 특이한 앨범인 것 같아요
    • 여러분들은 기억력이 참 좋으시네요ㅜ

      저는 내가 뭘 할 때 세상에는 이런 일이 있었지, 무슨 노래가 유행이었지 이런거.하나도 기억이 안나요ㅜ
    • 학교 끝나면 집까지 30분가량 걸어야 했는데 길이 모두 아스팔트 땡볕이었어요. 집에 오면 허겁지겁 갈아입을 옷을 들고 샤워하러 갔는데 옷 꺼내려고 옷장앞에서 무릎 꿇으면 땀땜에 스케이트처럼 미끄덩거렸지요. 뉴스에서 아스팔트에 계란 깨니까 후라이 되는 것도 나왔었어요.
    • 전 그 때 군대에서.... 삽질을 하고 있었네요;;;;;
    • 엄청났던 더위 기억해요. 날마다 얼굴이 문어가 돼서 초등학교를 들락날락할 때였어요. 냉동실의 커피맛 폴라포 먹을 생각에 무거운 책가방 들쳐업고 집에 왔는데 티비를 보니 김일성이 유리상자 안에 누워있는 생경한 모습.
    • 아 맞아요 엄청 더웠었죠. 때 운동장에서 점심시간 내내 축구하는 꼬맹이들은 지금 생각해보면 참 대단하다능.
    • 집 근처 공중전화 부스에서 한 10여분 전화통화를 했는데 햇볕이 직통으로 내려쬐는 곳이라 통화 끝내고 나오면서 진짜 더워 끔찍해 했던 기억이 나요. 더위 때문에 철로가 휘어졌네 어쨌네 하는 뉴스도 나왔었죠. 94년 날씨는 정말 끝내줬어요.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 그때 장마가 무척 짧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비가 온날이 얼마 안되었어요. 보통 장마 전선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비가 오락가락하는데 올라갔던 장마전선이 금방 사라져 버려서 기상통보관이 황당하다는 어투로 이런식이면 장마가 끝났다고 봐야합니다 하면서 일기예보를 했었습니다.
    • 94년 진짜 더웠죠. 올여름 더위는 정말 94년 이후 최강인듯 합니다.
      94년을 기점으로 남자들이 반바지를 입는 것이 일상화되었고, 에어컨 보급율이 크게 늘었죠.
      그해 대학원 연구실에 에어컨 설치했다고 신나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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