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산에 갈 때면 생기는 일..

 

 

제 강아지(1년 좀 지남) 털은 위의 사진과 같이 생겼습니다. 풀코트(장모종-털이 길면 산신할매 내지 처녀귀신같이 털이 좍 길어지는 애들..예를들면 울집애처럼 요키나 하얀 말티스 같은 녀석들- 털을 자르지않고 길게 쭉쭉 기르는걸 말합니다.)를 흉내낸, 방치해서 막 기르는 털입니다.

 

사실 어릴 때 한번 밀어주는게 보통 강아지키우는 사람들이 하는 습성인데 (이유는 잘 모릅니다 왜 미는지-_- 그냥 미용실에서도 무조건 밀라고..) 저는 제가 우겨서 안 잘랐습니다. 야가 애기 때는 털이 참 예뻤거든요. 그래서  '손대지마!!' 뭐 이런 심리. 그러다가 털이 길어지고, 한번 기니 자르기 아깝고..그래서 바닥에 질질 끌리지 않게 기장만 좀 치는 수준으로 다듬고 맙니다.

 

문제는 이 녀석이 거의 매일 산을 1~2시간씩 탄다는데 있습니다 -_-  운동겸 등산하기 적절한 높이기는 하지만, 사람이 쭉 걸어도 1~2시간 걸리는 코스를 이녀석은 좌로 갔다 우로 갔다 뒤로 갔다 앞으로 갔다 하여 결과적으로 사람보다 두배는 더 뜁니다.  갔다 와서 씻고 말리고 하면 노곤노곤하니 골아떨아져서 한동안 푹 자죠. (지금도 옆에서 코고는중-_-)

 

그런데 어머니가 하루는 그러시더라고요. 우리 콩이처럼 털 기르는 애들 하나도 없다고.  어머니는 사실 털을 밀어버리고 싶어하십니다. 관리하기 힘들긴 하거든요. 집에서 빗질하는거야 쉽지만, 깨끗한 도로도 아니고 산에 두어시간씩 매일 갔다 오면 낙엽부터 돌덩이에 소나무송진까지 벼라별 것들이 털에 엉깁니다. 잘 씻고 말리면 대강 제거는 되지만 송진이나 껌 같은건 엉겨붙어서 어쩔 수 없이 털을 잘라야하지요. (그렇게 자르기 시작한 결과 털이 울퉁불퉁; 아래 사진의 입 주위, 턱 아래, 그리고 귀 아래 털 같이..원래는 공주처럼 차르륵 잘 빠졌었는데 가위질로 뚝뚝.. -_-;;)

 

하여간 털 기르는 강아지가 없다는 어머니의 말이 콩이 털을 밀려는 사전 작업이신걸 간파한 저는 인터넷 강아지까페에만 가도 드글드글하다고 얼른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가 '산에서 만난 강아지들 중 털 기른 애들 하나도 없어. 함도 못봤다.' 하시는 겁니다. 음..사실 그건 저도 그래요. 산에서는 함도 못 봤습니다. 저렇게 털 기르고 매일 산 태우지는 않거든요.  보통 집에서 얌전하게 있거나, 매일 가는 산택도 우아(?)하게 깨끗한 시맨트로 발라진 인도로 산책하거나 하지요. 산을 타다가 전문 브리더(순종 강아지 잘 키워서 대회 내보내는 사람..)를 만난 적이 있는데 '어이구 털이 엉망이네요~ 야들은 집에서만 잘 돌아다녀도 운동량 충분해요~ 산책 많이 하고 하면 슬개골 탈구오고 오히려 안 좋아요~'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정작 본인도 강아지 데리고 오셨음-_-) 

 

 하지만 어쩝니까. 저희집 애가 가장 좋아하는게 산행인데. 토끼처럼 폴짝폴짝 얼마나 행복해하며 뛰어다니는데요. 힘들까봐 조금만 안아주려하면 싫다고 바둥바둥.. (3개월도 안된 어린 시절 저 몰래 부모님이 야를 첫 산행에 데리고 가셨었는데, 아버지가 안아주니까 나 혼자 뛰어갈꺼라고 내려달라고 바둥바둥대다가 아버지 손에서 낙하..돌에 머리를 쿵...집에 와서 끙끙 아파해서 제가 부모님께 '왜 애기를 산에 데려갔냐!!'며 소리 지르고 난리를--;;) 그래서인지 야는 무릎강아지로 크는게 정상인 종이면서도 다리 근력부터 온 몸의 탄력이 남다릅니다. 근육이 탱~탱~  매일 운동을 그리 해대니...

 

하여간 오늘도 산에 갔습니다. 산에서 만난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소리... '어후..저거 어쩔꺼야. 덥겠다..'  '사람은 보기 좋지만 강아지는 힘들어요. 잘라줘요.' '이쁘긴한데 씻기려면 힘들겠다..'  우리 강아지는 그러거나 말거나 팔랑팔랑 가파른등산로를 질주..   어머니는 그런 소리를 들을 때 마다 은근슬쩍 제 눈치를 보시지만 (어머니 꿈은 콩이 털을 싹 민 후 어머니가 어디 갈 때 마다 씻길 걱정 안 하고 달랑 안고 데리고 나가는것임-_- 밖에만 나가면 발광을하며 좋아하니..)  저는 '털 밀어도 그게 그거에욧!' 하며 계속 부정을 합니다.

 

사실 저도 여름 되기 전에 더위탈까봐 털을 다 밀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강아지땀샘이 어짜피 발바닥에만 있어서 털 밀어봤자 딱히 크게 도움이 안된다는 말을 (아마 여기 듀게에서) 듣고 그 핑계로 안 자르고 있습니다. 어짜피 집 안에야 에어콘 뻥뻥이고 산에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시원한 때를 골라서 가니까..  이 녀석도 두번 째 맞는 여름 더위 별로 안 타고 잘 살고 있는 중이고요. (추위는 많이 타는데 더위는 딱히..) 그래도 가끔은 제 욕심 때문에 강아지랑 어머니랑 힘들게 하는건 아닐까 걱정은 됩니다. 음.. 아 참, 저도 같이 털 관리 해요. 어머니가 전적으로 하시는건 아닙니다. 그냥 어머니는 털 싹 밀고 살랑살랑 산을 타는 시츄 같은 애들이 부러우신겁니다. 씻기기 편해보이니까.

 

그래도 선선한 가을이 되고 겨울이 오면 저 털이 있는게 강아지에게는 좋겠죠...(라고 자기합리화;;)

 

하여간 오늘도 산에 갔다 와서 씼고 린스하고 (린스 안하면 털이 엉킴..) 드라이로 말리면서 빗질하고 엉킨 털 풀고..한동안 그루밍타임.  빗으면 털이 죽 내려갈 정도로 빗질해서 털을 한올 한올 풀어놓지 않으면 털들이 금새 엉키거든요.  털이 길다 보니 살짝 뭉치려고 할 때 풀어놓지 않으면 나중에는 털로 짠 직물처럼 손도 못 댈 정도가 되는데 그럼 영락없이 잘라버려야합니다. 그래도 이 녀석은 머리 빗질하는건 싫어하는 편은 아니니까. 음. 좋아하는 것도 아니군요. 빗질 할 때 마다 한숨(-_-)을 쉬거든요.

 

 

 

아..오늘 산에 갔다가 태어난지 50일 되는 갈색 토이푸들(꼬꼬꼬마 강아지)를 봤습니다. 딱 봐도 접종도 안한게 뻔해서 '벌써 데려오시면 안돼요 ㄷㄷ' 했지만, 입양한지 이틀 되었다는 중년 부부님께서는 '흙 밟고 커야 건강해요~' 하며 무시~  음, 사실이긴 해도 3차 접종까지는 하고 나서 산행을... 하며 말하고 싶었지만 옆에서 어머니가 '우리 애도 꼬마때 부터 산탔어요 호호호'  맞장구.  토이 푸들을 땅에 내려놓으니 달달 떨면서 오도카니 앉아있더군요. 우리 애가 가까이 가서 킁킁대니 그때야 반응을 하며 발걸음을 아장아장... 우리 콩이는 처음 제가 산에 데려간 날 (땅에는 안 내려놓고 계속 안고..) 매미 소리며 바람에 풀이 스치는 소리가 무서워서인지 덜덜덜 떨었답니다. 그래서 하루는 5분.. 그 다음은 10분.. 차츰차츰 시간을 늘려 적응을 시켰죠. 꼬꼬마 토이푸들 주인장님들은 과감하게 집에 온지 이틀 째 부터 아빠품에 안겨 산행 고고..  잘 버티거라 아가야. 그래도 좋은 주인들이고만.  저희 뒷산에는 강아지 데리고 산에 오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그 모습 보다 보면 '나도 강아지 키워서 아지 데리고 산에 올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들거든요. 그분 로망도 강아지랑 산에 오는 거였나봐요. 하긴 강아지 키우는거 반대하시던 어머니도 '엄마 강아지랑 산 타면 좋잖아..' 하는 제 꼬드김에 '그럴까..?' 하고 슬슬 넘어오셨으니..

 

 

 

뭐 그렇습니다.

 

윽 쓰다보니 제목이랑 글이 따로 놀아..-_-

 

오늘 산에 있었던 일 중 하나는.. 콩이를 부여잡고 자신의 강아지에게 했던 훈련을 시도하셨던 아주머니. '이렇게 털 길면 사람은 보기 좋아도 애가 힘들어 싹 밀어버려욧!' 하고 강력하게 주장하시다가도 '우리집 애도 잘 기르면 이렇게 될텐데~' 하며 약간 부러움을 내비치심. 같이 산행을 하시던 옆의 친구분이 '니네 집 개는 이렇게 안돼' (시츄시라 함.. 네..시츄는 털 길어도 저렇게 안돼죠;) '아니야 우리애도 귀랑 꼬리랑 기르면 털 길어~' '그래도 안됀다니까 털이 달라 털이..'(음 애견이시군뇨)   '너 차렷 해봐! 아니 왜 못해? 차렷~ 똘이야~ (콩인데요-ㅅ-) 차렷~ 어머 우리집 애는 차렷 시키면 가만히 있는데~  손 해봐 손~ (안갈켰음-_-) 손~ 똘이야 손~ '   어머니~ 다음에는 똘이 데리고 산에 오셔서 같이 놀아요~

 

하여간 저렇게 길게 털 기른 애들도 생각보다 별로 안 더워한답니다...사람이 옷 입고 사는 것 마냥 그냥 지 옷 입은거에요.. 그리고 발이랑 배는 싹 밀었어요...(...;;) '이불 뒤집어쓰고 사는거 아냐 쯧쯧 좀 깎아주지...'  '어휴 보기만해도 덥네..' 하시면 주인은 하나하나 다 대꾸할 수도 없고.. 그래도 강아지는 암것도 모른 채 궁댕이에 낙엽을 달고 씩씩하게 폴짝폴짝~

 

 

 

 

 

 

 

    • 제는 털 깎아 예쁠 것 같습니다.
      혓바닥 살짝 내민 천진한 표정 참 귀엽네요.
    • Tamarix / 나중에는 자를꺼에요. 한 6~8살 되어서 '어려보일' 필요가 있을 때 ㅎ
    • 그냥 부럽네요.
      저희 개는 일단 산에 데려가면 60cm도 안하는 리드줄에 묶어가도 보는 사람마다 "미친..."을 연발하며 욕을 해대기에...
    • 선한랭면냠냠 / 억 왜요? 큰 종인가요? 아니면 도사견처럼 험악하게 생긴? 하긴 저 같이 개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이야 큰 개 보면 좋아서 꺄꺄거리고 달려가지만 동물 싫어하는 사람들은 콩이같이 작은 애들도 싫어하고 무서워하긴 하더라고요. 뒤에서 들으라고 꿍얼꿍얼.. '개새끼좀 데리고오지말지..' (그러거나말거나 난 내 갈길 간다..똥 안치우는 것도 아니고..) 다행히 저희 뒷산은 시츄 말티 요키 같은 애들은 심심하면 눈에 밟히고 큰 개들도 꽤 많이 와서 어떤 개든 데리고 다니는거 가지고 뭐라 하는 사람은 없다능.
    • 목욕하고 나면 드라이어로 말리시진 않나요?
      고양이는 그냥 두면 습해서 피부병 걸릴 위험이 있어 꼭 말려줘야하거든요.
      여름엔 사람이 쓰러질 작업이라......................
    • 아이고 이뻐라 ㅠㅠ 이뻐라 ㅠㅠ..
    • 강아지 정말 예쁘네요 아이고 눈이 초롱초롱 빼꼼 혓바닥도 ㅠㅠㅠㅠ
      저희 요키도 너무 휑할 것 같을 때는 발, 배, 응꼬;;만 밀어줬어요.
      가을에 나가면 털에 온갖 낙엽을 다 수집해서 오기 때문에 아래쪽 털은 없는 게 산책할 때는 더 좋더라고요. (낙엽 떼어낼 때 그 비명소리...;)
    • 흙꼭두장군 / 넵 감사해요 -_ㅠ 반복해서 그 소리를 들으니 이제 익숙해지긴 하지만 그래도 '내 욕심에 애 힘들게 하는거 아냐-__' 하는 생각은 늘 하거든요.

      gloo / 당연히 드라이로 말리죠. '사람이 쓰러질 직업..' <== 맞습니다 맞고요.. 근데 제 짧은 에너지가 유일하게 강아지에게만은 길고 풍부한 편이라 별 에너지 들이는거 모르고 하는 중.. 시간도 꽤 걸리죠^^;

      다망 / 캄사 (__)

      Needle / 안그래도 겨울에 눈과 진흙이 엉겨붙는 낙엽이 너무 심해서 미용사랑 상담했더니 발(과 다리 어느정도) 배, 엉덩이쪽, 싹 밀면 덜할꺼라 하더군요. 그렇게 밀고 나니 확실히 덜했습니다. 지금 저 녀석 안보여서 그런데 발이랑 배랑 민둥산임 ㅋㅋ
    • 아ㅠㅠ 살아있는 인형같아요!!!그나저나 너도 덥겠다~
    • 앉아있는게 꼭 자루 속에 있는거 같고 엄청 귀엽네요.
    • 개를 데리고 나가면 꼭 개주인이 엄청난 중죄인인 것처럼 함부로 막 대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아....... 종종이 아니라 꽤 많이 있다는 게 슬프지만.
      언젠가부터 제가 산책을 피하기 시작한 게, 바쁘고 귀찮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런 위인들한테 스트레스 받는 게 너무 싫어서였어요.
      개를 옆에 오지 않게 해주세요, 라고 부탁할 수는 있지만 짜증스럽게 버럭 명령하거나 뒤에서 쌍욕할 권리는 없는데 대체 뭐가 그렇게
      잘나고 당당한지 모르겠어요. 개를 데리고 나왔다는 것만으로 전 그들에게 막말해도 되는 하찮은 존재가 되는 걸까요.
      가끔은 살의가 치밀어오를 때도 있을 정도라 정신건강을 위해서 되도록 밖에 데리고 나가지 않습니다.
    • 정말 이쁘네요.. 계속 보고 있으면 진짜 시간가는 줄 모르겠네요.
    • 전에 키우던 개도 산을 정말 좋아했죠. 북한산 쯤 되는 산도 끄떡없이 정상밟고 핵핵 형아야 재밌다 핵핵 뭐 이랬죠. 정작 주인은 죽어가는데. 그런데 좀 깊은 산을 들어가면 약 30%의 확률도 발가락 사이나 귀 뒤...이런 쪽에 진드기로 추정되는것들이 붙어 왔어요. 얘네가 평생 붙어있는건 아니고 며칠 붙었다 떨어지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산 다녀 오시면 유심히 보세요. 허벅 다리 안 쪽, 발가락 사이, 귀 뒤. 요주의 지점입니다.
    • 전기린 / 감사합니다..사실 더울꺼에요 흑흑 ㅠㅠ

      파이퍼 / 감사합니다 ^^ (팔불출;)

      비늘/ 제 강아지는 그나마 작은 종이고 밖에서는 보기 힘든 장모종 풀콧이라 사람들이 '개주인에게 막대하기' 신공을 덜 펼치는 것 같아요. 강아지 커뮤니티에 가보면 각종 '모욕기'들이 눈물겹게 올라와있더라고요..

      콜라 / 정말 시간가는줄 모른다능~ (팔불;)

      gw22 / 안그래도 그 걱정 반 정도로 (나머지 반은 너무 귀찮고 시간없어서;) 전신목욕은 매일은 안 씻깁니다. 2~3일까지는 반신..일주일에 두어번은 전신.. 샴푸도 매일 매일 씼기는 용이라고 나와있는걸 사서 쓰는 중인데, 뭐 제품팔아먹으려면 뭔 소린들 못하겠슴까 -ㅅ- 사실 믿지는 않아요. (그래도 샴푸 질은 좋다능.)

      프레리독/ 안그래도 외부기생충방지 약을 따로 써야하나 걱정이에요. 에볼루션인가 이걸 매달 하기는 하는데 이걸로는 외부기생충이 전체 방지는 안된다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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