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이야기 - 모여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어떨까요

http://h21.hani.co.kr/arti/COLUMN/158/32675.html

 

아이 키우는 게 힘들다는 건 키워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죠. 요즘 아이가 하나만 있는 집이 많은 것도 이해가 됩니다. 어르신들은 "혼자는 외롭다. 둘은 낳아야지. 낳아놓으면 어떻게든 키우게 된다."고 하시지만, 옛날하고 지금은 기사에서도 말하지만 다른 걸요. 핵가족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완성단계인 지금은 아이를 '같이' 키울 사람이 없습니다. 그나마 주변에 시부모, 친정부모가 있어 키워주면 다행인데, 사실 그것도 못할 짓이죠. 그 분들은 무슨 죄란 말입니까. 애 겨우 다 키워놨더니 애가 애를 낳아서 또 키워달래. 꺄~

 

가끔 집에서 혼자 애를 보면... 정말 심심합니다. 뭐 티비 틀어놓고 보다가 애 뽀로로도 틀어주고 하면서 버티면 어째어째 시간은 가는데, 매 끼니때마다 밥 해서 애랑 먹는 것도 심심해요. 애가 같이 대화를 하면서 밥을 먹어주는 것도 아니고요. 몇 주, 몇 개월, 몇 년을 그렇게 혼자 애를 보다보면 사람 좀 이상해지는 게 어찌보면 당연하지 않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지금 쏟아지는 육아 지원 대책 중에, 동내에 노인정처럼 공동 육아공간을 설치하는 안도 있나요? 뭐 물론 지금도 사실 키즈카페 같은 곳에 가면 부모들이 애 데리고 와서 애 풀어놓고 본인은 좀 쉬기도 합니다만... 비싸요. ㅡㅡ; 어린이집처럼 보육교사가 따로 있어서 프로그램을 돌려주지 않더라도, 애를 '혼자' 키우지 않고 나와 같은 처지의 남들과 '함께' 키울 수 있는 공간만 있어도 좀 위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서로 잠깐잠깐 봐주면 은행이나 관공서 업무도 볼 수 있고, 하다못해 화장실이라도 좀 맘편하게 갈 수 있고요. 무엇보다 심심하진 않겠죠. 매일 애 챙겨서 육아방으로 출근, 딴 부모들과 같이 애 보다가 저녁에 퇴근. 규칙적인 생활. ㅎㅎ

 

이미 키즈카페 비지니스가 성황이니 이제와서 공공부문에서 하기는 어려우려나요. 공공부문도 민영화가 대세인 마당에. ㅡㅡ;

 

그나저나... 인간은 나중에는 태어나서 며칠만 좀 키워주면 알아서 독자생존하는 존재로 진화할까요? 사회적으로는 힘들어도 최소한 생물학적으로는 말이죠. 남들 먹는 걸 먹게되기까지 적게잡아 1년은 걸리고, 대소변을 가리는데 2년은 걸리고, 말이 통하는데 3년 이상이 걸리고, 육체적 성장이 다 이루어지는데 거의 20년이 걸리는 이런 느려터진 진행은 현대 사회에서 생존이 힘든데 말이죠. ㅡㅡ;

    • 요즘 주민센터에 헬스장이나 문화센터 많이 생기는데, 그렇다고 기존의 헬스장이나 학원에서 반대하진 않죠. 공공 키즈카페 생기지 못할 이유는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 저도 공동육아에 대한 정책적 구상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싱글일때에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몰라도 상관없는 생활이었고 그게 만족스러웠지만 아이가 생기면서 이웃이, 마을이, 단골이 보이더라구요. 아이는 정말 함께 키우고 대화하면서 키워야 하는구나 자주 느껴요.
    • 아이엄마라면 구구절절히 와닿는 글이네요.

      그래도 저때가 편할 때였던거 같아요. 적어도 저는 그랬네요. 그 때 찍은 동영상 보면 말투도 어찌나 사근사근한지. ㅎㅎ

      지금은 22개월. 말을 잘 안들어서 대화가 거의 협박에서 시작해 회유 공갈로 끝나요. 하지마! 안돼~! 씁??ㅡㅡ;;.씁쓸하더군요. 2년에 걸친 홀로육아에 남은거라곤 부쩍자란 아이와 그만큼 자란 저의 히스테리랍니다.

      남편이 많이 도와주는데도 이 정도인데 주변에 정말 거의 홀로키우는 엄마들은 더 하지요.

      사실 아이가 함께 있다지만 강아지보다 못한 동반자이라(;) 엄마는 참 외로워요.

      좀 더 키워야 그나마 이것저것 상호작용이 되니까요.

      어디서 봤는데 공동육아라는 것도 있다고요. 자세히는 모르지만 다같이 모여서 키우는 방식인가봐요.

      그나저나 엄마분들 다들 힘내시길..글 읽으니까 짠하네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저때도 쪼금 그립긴해요.
      • 고생 많으십니다.
        힘내세요.

        예전에는 '어머니는 위대하다' 이런 얘기 들으면 속으로 코웃음쳤는데 이제 저도 더이상 그럴 수가 없군요.
        물론 위대하길 강요하는 꼴이 될까봐 어디가서 내놓고 얘기는 못하지만 ...
      • 어딘가에 있는 공동육아는 아마 협동조합 유치원(?) 뭐..그런거 아닐까요? 유치원/어린이집 사실 믿기 꺼름찍하니깐 협동조합 형태로 출자하고, 부모들이 좀 많은 시간을 어린이집/유치원에 직접 와서 도와주거나 가르치거나 하는..그런 협도조합 형태가 여러 군데 있긴 합니다. 사실 금액과 시간은 일반 유치원/어린이집 보내는것보다 오히려 비싸고 품이 많이 들긴 해요. 다만 믿을 만 하다는 것이 장점이죠..^^;
    • 제 친구도 동네 아파트에 비슷한 시기에 아이 낳은 친구(?)를 구하라더군요.
      솔직히 엄마들끼리의 미묘한 경쟁(?), 자존심(?) 싸움 같은 거 할까봐 피하고 싶은데.. 혼자 키우는 것보다 낫다고 하니..;;
      아직 아기 낳으려면 몇개월 남았지만 걱정이예요.
      • 저는 꼭 친구만들라고 얘기해 드리고 싶네요.

        그것도 마음 맞는 사람으로다가....힘들어요.

        저는 사는 곳이 각자 다른 4명의 애기엄마 친구가 있는데 이분들 없었음 저 얘 못 키웠습니다. ㅡㅡ;;뭔일나도 벌써 났다능.

        힘든일엔 동지가 필요합니다. 가끔 못된짓해도 나무라기보단 공감하고 감싸주는 존재가 있어야 수월해요. 애기엄마친구는 그런 존재입니다.

        아새끼 궁디한번 쳤다고 뱁새눈뜨는 남편보다도 때론 더 나을수도.....;;;ㅎㅎ
    • 원래 인간은 공동체 생활하고 공동 육아하도록 진화되었어요. 원래 나홀로 육아는 먼 옛날에도 힘들었었죠..^^;; 우리네 부모님들이 애들은 그냥 크는거다..라고 했던 것도 예전엔 대부분 공동체 생활에 공동육아에 가까웠기 때문에 형제/친척/조부모/ 혹은 동네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였구요.
      그런데 오늘날과 같은 핵가족+단절된 시대에 그런건 불가능한 이야기이니, 육아가 참으로 힘든 미션이 된거고 특히나 여성들에게 많은 짐이 부과된 것 같아요..그렇다고 옛날의 대가족으로 돌아갈 사람들도 없으니..어려운 이야기인것 같아요..

      저희 집 근처도 동사무소에서 하는 공공키즈까페가 있는데, 키즈까페라고 해서 부모가 맘 놓고 쉬거나 자리 비우기도 어렵고, 몇 번 가면 또 질려하니깐 그것도 답인 것 같진 않더라구요..

      결론은 육아는 어렵다..인듯..쿨럭..;;
    • 육아에만 전념하는 것도 쉬운 일이 결코 아니네요. 전 지금껏 육아에만 집중하면 되는데 뭐가 어려운거지? 안일하게 생각했네요 ㅜㅜ
      '여자'가 아닌 '아내','엄마','며느리' 역할을 동시에 해내야하는 대한민국 주부는 정말 힘든 직업 같습니다...
      3살 여자아이 키우는 맞벌이 워킹맘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낀건데요.
      어린이집 보내고 싶어도 대기인원이 너무 많고 영어 유치원 같은 곳은 또 너무 비싸서 못보낸대요.
      잠도 못 자게 새벽에 칭얼대고 밥은 맥여야되는데 먹기 싫다고 투정하고 엄마는 쉬고싶은데 나가자고 울고 불고 떼 쓰고.
      아이 키우기 정말 힘든 것 같아요 ㅠㅠ
    • 지금도 어린이 도서관이나 보육센터, 동사무소 등에 비슷한 시설들이 있긴 있어요. 더 많이 많이 생겨야겠죠..

      엄마들 커뮤니티에 껴야하는데 전 그게 참 힘들더라구요. ㅜㅡㅜ 근처에 비슷한 나이 또래 아이 키우시는 듀게분 계시면 만나고 싶을 정도....
    • 저는 실제로 공동육아를 하고 있는 사람인데요.
      (공동육아에 대해서 잘 아시고 싶은 분은 http://www.gongdong.or.kr/ 를 방문해주세요)

      애가 현재 7세인데... 5세때 갔었고 현재 7세에요.
      공동육아도 쉽지가 않아요.
      그리고 공동육아가 강요(?)하는 이념(?)이 남의 새끼도 내 새끼같이 돌보며
      잘 살아보자,인데 현실은 쉽지는 않고...

      저에게 공동육아의 의미는 단 하나!
      같이 애 키우는 엄마,아빠 네트워크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조직은 위에 shanti님이 언급하셨던 미묘한 경쟁 같은 것은 서로 덜해요.
      오히려 좀 끈끈한 면이 있다고나 할까요.
      부모가 소속감 느끼는데는 공동육아만한게 없긴 한데 ,흠,
      다른 힘든 면도 있긴 하고요.
      그래도 힘들어도 계속 하는 거 보면 저 자신이 공동육아
      생활에 재미를 느낀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네용.쩝.
    • 성미산마을이나... 그런 공동육아 하는 곳들이 꽤 있는 거 같더라고요.

      그리고 본문 마지막 문단에 대해서 말인데, 현대사회니까 애가 태어나서 한몫 하는 데 20년씩 걸려도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전 가끔 원시시대엔 도대체 어떻게 아기들이 살아남았던 걸까 궁금해집니다...;
      (물론 영아사망률이 지금과 비교 안되게 높았으리라 짐작...)
    • 제가 아는 바로는 베이징 원인의 평균수명이 11~14살이었습니다. 헤이안 시대는 40살이고, 산업혁명시대 노동자의 평균수명은 25~27세였다네요. ...그냥 그렇습니다.
    •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꼭 같은 또래 아이를 키우는 적극적인 연대보다 우선 이웃끼리 왕래라도 하면 좀 낫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은 보통 인터넷 게시판에서 이웃사람이란 층간소음이나 유발하고 이상한 오지랖 떠는, 왕래가 없을 수록 좋은 존재 취급이잖아요. 저도 그렇고요.
      그런데 그게 사실 잃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저 어릴 때 생각해보면 저 두고 어머니가 어디 가시면 알아서 이웃 아주머니들이 밥도 챙겨주고 그랬고요,
      제가 초등학교 몇 학년 정도 되니까 저 믿고 아직 말도 못하는 어린아이 맡기고 이웃 아주머니가 밖에도 다녀오시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건 맞벌이가 보편화되지 않아서 아주머니들 커뮤니티도 살아있고 아이들 학원도 잘 안 가고 하던 때 이야기네요.
    • 신기한 게, 똑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아이를 낳기 전에는 동네 사람들 아무도 모르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애가 생기니 애 손을 잡고 걸어다닐 때 모든 동네 사람들과 자연스레 안면 트고징ㄴ사하고 다니게 되더군요.

      참 신기해요. 특히 또래아이가 있는 집이면 대뜸 이심전심 친구처럼 굴어져요ㅎㅎㅎ신기해요. 동네 아줌마랑 공원에서 만나서 그냥 같이 카페도 가고 그럽니다... 아저씨들이랑도 애들 얘기하고ㅋㅋㅋ
      • 남의 애들 간식도 나눠먹고 몇번 안 만났는데 넘의집에 놀러도 가게 되고ㅡㅡ 전혀 사교적이지 않은 내가 딴 사람이 되더군요. 역시 애는 혼자 키울 수 없는 게 맞나봐요
    • 마지막 문단을 보고.

      저는 역설적으로 현대의 복지와 의학이 뛰어나기에 그러한 형태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미래로 갈수록 세계 멸망 같은 시스템 붕괴가 일어나기전에는 더욱 심해질꺼라고 봅니다.

      태어날 수 없었고 자라날 수 없었던 아이들이 현대의 해택을 받아 살아남고 유전적인 특성을 이어나가겠죠. 인류가 뿌듯해 해도 될 몇 가지 없는 점 중 하나라 생각해요.



      중심 주제는 참 좋아요.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분야네요.
    • https://www.google.com/search?hl=en&q=아파트+공동+육아+공간
      일단 구글링해보시면 많은 사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 인간은 직립보행으로 진화해서 골반 넓이가 독자생존을 할 만큼 태아의 크기를 크게 출산할 수 없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 인간은 진화를 너무 많이 해서 이따위로 태어나죠 ㅋㅋㅋㅋ
      따라서 님의 바램은 이루어지기 불가능할 듯 ㅎㅎ
      근데 정말 좋은 아이디어네요..
      집에서 조카도 키워봤고, 누나따라 키즈 카페 같은데도 가봤는데, 매우 현실적인 아이디어에요
      공공기관쪽에다가 정식으로 건의해 봐도 좋을 듯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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