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도시에서 살면서 하기 힘든 일은..

일단 영화 보기.  복합상영관에서 볼 수 있는 영화 말고요.

이번 여름에 부산 영화의 전당에 두 번 갔습니다. 애초에 일주일에 한 번은 가려고 했는데 승용차로(대중 교통은 갈아타고 갈아타고 해야 해서 시간이 최소한 1시간 30분쯤 더 걸려요.)

두 시간은 걸리니 마음 먹고 집안 정리하고 컨디션 조절하고 어쩌고 하니 쉽지 않았지요.  프로그램 확인할 때는 놓친 영화나 제목만 듣고 보고 싶었던 영화를 이어서 볼 요량으로 날짜를 찍어

놓고선 그날이 되면 마 못가는 일이 발생.  이런 일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 '그래, 나는 내 생각만큼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어.'라는 생각이 들지요.

 

그리고 맛있는 빵 먹기.  네, 제가 빵 좋아하는데요. 제대로 빵만드는 집이 내가 사는 곳엔 감히 말하건데 없습니다. 

파리, 뚜레는 싫어요.  무엇보다 얘네들 것은 소화가 잘 안됩니다.

수소문해서 택배로 받아 먹기도 하지만 빵은 그날 만든 것이라야 최고 아니겠습니까.  차선을 살고 있다는 느낌.

 

대부분 사람들은 큰 불편이 없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저는 문제가 되지요. 편의점에 한겨레나 시네21이나 경향이나 시사인 중에 하나라도 파는 곳 한 번도 본 적 없고요.

 

    • 서울에서도 제대로 빵 만드는 집 찾기가 드뭅니다.;;;;
      • 제가 알기로 홍대 주변을 비롯해 최근 건강에 좋은 재료로 빵만드는 동네 빵집이 꽤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사는 곳은 아예 동네 빵집이 드물어요.
        • 홍대까지 가려면 전철로 1시간 30분 걸려요. 지방 사나 마찬가지죠.;;;
          • 홍대 주변이 좀 몰려 있다는 것 같고 검색해 보심 댁에서 가까운 곳도 있을 듯한데요...
          • 가까우신지 모르겠지만 압구정이랑 이태원, 서래마을 쪽에도 몇 군데 있긴 하더군요.
    • 빵 같은 경우는 대형체인들 생기기 전에는 지방도 괜찮은 빵집들이 있었죠.
      중소도시라면 잘 찾아보면 하나쯤 있을지도 모릅니다.
      • 전혀 없지는 않지요. 질이 문제라서 그렇죠. 식사용 빵으로 먹을 수 있는 괜찮은 하드계열 빵은 찾기 힘듭니다.
        • 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 직접 만드...
    • 제가 사는 곳(걸어서 10분 거리가 서울인 경기도)에서 홍대 가려면 한시간 걸려요. 빵을 먹기 위해 왕복 두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니 결국 선택지는 빠리, 뚜레, 동네빵집1이 됩니다. 재미진 동네던데 더 어릴때 홍대 한번 살아볼걸 그랬어요 ㅋㅋ
    • 아~~빵집없는 시골에서 빵집하고 싶어요 ㅠ
      • 그런 생각 하는 사람은 많지만 결국 내도 유지가 안되죠. 특색있는 빵집이 없는 동네는 그럴만한 상권이라 그런걸요. 저 사는 동네도 그래요. 사람 버글버글하고 웬만한거 다 있는 동네지만 고급이나 차별화를 내세운 수제 빵집이 들어서봐야 구매층이 얄팍해서 망할게 뻔해요. 그러니까 서울에서도 구매자들이 기꺼이 찾아갈만한 상권에만 그런 빵집들이 생기는 거겠죠.
        • 그렇더라고요. 동네빵집은 백퍼망한다고 다 뜯어말려요. 아직 기술이 있는것도 아니고 관심이많아 배워볼까 하는데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죠. 빵은 도시사람들만 좋아하는걸까요- -;;
          • 도시 중에서도 안되는덴 안된다는게 요지, 서울에서도 특정 지역에만 몰려 있는게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거죠.
            외곽에서 흥할려면 적어도 주상복합아파트 일층 상권정도 되야하는거 같아요. 빵을 시중가보다 높게 지불하고 맛을 음미하며 먹는 구매층이 한정되었기 때문이겠죠. 일단 소득도 어느정도 되야하고 기왕이면 빵에 익숙한 젊은층이 모여 있어야 하고.. 우리나라 대부분 가정에서 빵은 주식이 아니니까요.

            비교적 서울에 수제 빵집(?)이 흥하는 이유도 마찬가지겠죠. 젊은이들이 많고 또 그런 미혼들이 결혼을 해 경제적으로 안정된 케이스들이 몰려 있는 곳이 지방에 비해 많으니까 해당 특색을 갖춘 지역들에서 수요가 형성되는 거겠죠. 서울도 아무데나 되는게 아니라 기본 씀씀이가 있고 빵에 대한 선호도도 높은 사람들이 모인 동네라야 흥해요.

            103호님 사는 곳에서 조건을 만족하는 곳을 찾아 틈새를 노려보는게 어떨까요.
            • 폰타님 댓글에, 외곽 주상복합 1층에 적확하게 들어맞는 남양주 도농동 구루몽이 생각나네요ㅎㅎ 근처라서 한번가봤는데 빵은맛나지만 가격은 좀 있더라구요.
      • 아주 시골은 아니었지만 파리에서 기차를 몇 시간 타고 가야 도착하는 아브랑쉐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 동네 빵집에서 사먹은 바게뜨가 아직도 잊히지 않네요.

        7년전 1유로도 하지 않은 가격이었는데 크기도 크고 어찌나 쫄깃담백한게 맛있던지. 현지에서 같이 산 블루치즈랑 곁들여서 그자리에서 와구와구 다 먹어버렸죠. 제가 꿈꾸던 최고의 시골빵집이었습니다.
        • 부러운 경험하셨네요. 유럽은 휴게소에서 먹었던 크롸상도 구수했습니다.
    • 영화와 빵집 모두 공감이 아주 많이 돼요. 택배빵집 어디로 정착하셨는지 궁금해요. 예전에 지인이 한 시간반이라도 정말 영화를 좋아하면 갈거라는 말을 했는데, 이번 여름에 현관까지 갔다가 몇번 돌아온 걸 생각하면 한번 해보면 그런 얘기 힘들 것 같단 생각이 났어요.
      • 예전에는 이대앞 '나무위에 빵집'이 주문받은 빵을 택배로 판매하는 걸 위주로 했는데 요즘은 주인장 사정으로 영업을 안 하고요, 택배 되는 집이 더 있지만 요즘 날씨 때문에 가능한 집이 '폴앤폴리나'와 '라뜰리에 모니크' 두 군데 배달 받았었는데요, 라뜰리에 모니크의 후루이 어쩌구하는 빵은 먹고 나면 오히려 속이 편안해지는 이상한 경험을 하고 밀가루가 발효에 따라 이렇게 속이 편해지기도 하는 걸 경험했죠. 위장이 안 좋은 주제에 빵을 좋아해서 사실 고민이었거든요.
        • 두 군데 모두 시켜봐야겠어요. 고마워요!
    • 한창 영화에 빠져 지냈을때, 영화 한 편 보려고 서울로 찾아가는 수고를 기꺼이 하던 적이 있었죠. 아임 낫 데어,노임을 위한 나라는 없다,엘리펀트 같은 영화들은 지방에서는 상영관이 너무 없었거든요. 근데 영화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시들해지고 나서는 굳이 그런 수고를 안하게 되었어요. 요새는 유료 다운로드나 DVD정도로 만족하면서 지내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사람은 결국 환경에 순응하게 되기 마련인 것 같아요...
      • 네. 지난 주에 부산에서 '토리노의 말'을 보고 첫 장면에서 좀 충격을... DVD가 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사운드가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발하러 단골 이용소에 두 주에 한 번, 두 시간을 차타고 간다는 수필을 읽고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합니다요.
        • 하루키같은 한량(?)이니까 가능한거 아닐까요;;
          단지 마라톤을 이유로 3-6개월씩 하와이에서 놀고 먹는 양반인데..
    • 보편적인 // 도농 마제스타워 1층에 있는 거기요 ^_^;;; 맛있어요 ㅠ 전 남양주 골짜기에 사는데 여기까지...;; 가서 사먹은적 많아요 ㅠ
      종이 // 그런데 사실 빵은 그날 만든것이라야 최고! 는 보관하기에 따라 그렇지 않아요
      밀봉을 잘하면 구운 다음날이 더 맛있을수 있지요
    • 5월달인가 6월 달에 거의 이주 정도 매일 영화의 전당에 출근(...)한 적이 있어요.
      지하철 타고 1시간 정도 거리인데 백수니까 가능한 일이었지요.
      저는 아마 취직을 지방 중소 도시 or 시골에서 하게 될 것 같아요. 지방 중소도시 살아본 적도 있구요.
      뭐 살다보면 어찌어찌 순응하게 되겠지만 아쉽겠죠.
    • 차차/ 하와이 체류 등은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경제적 문제가 해결된 다음 일이긴 하지만 제가 말한 수필의 젊은 하루키 씨도 없으면 없는대로 한량스럽게 산 것 같긴 합니다.
      뭐 그런 식으로 살기위해 삶을 최적화했달까.
      와삭와삭/ 영화의 전당 좋죠? 근처에 사는 사람 부럽습니다. 은퇴하면 그쪽으로 이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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