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다녀왔습니다.

5일 전 일주일 일정으로 갔다 왔습니다.

올림픽이랑은 전혀 관계 없었습니다.

비행기 표는 3달 전에 예약했었죠.

그런데 형이랑 같이 갔고, 유학 중인 사촌 동생 하숙집에 의탁했는데, 저 포함 세 명 다 올림픽 기간인 줄 몰랐다는 게 애러.

이왕 온 김에 아무 게임이나 볼까? 했는데 그것도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사촌 동생은 옥스포드에 있어서 런던 사이를 왔다갔다 했습니다.  

 주절주절 말해봤자 재미 없으니 간단한 소감.

 

 

1. 시원합니다.

 

한 여름에도 밤 되면 긴팔 입어야 합니다.

덕분에 가을 잠바 하나 샀네요.

 

 

2. 옷 쌈

 

환절기라 그런지 SPA 계열 옷을 무지 떨이하더군요.

싸구려 옷 매니아인 형은 옷을 한 보따리 사더군요. 입지도 않으면서.

 

 

3. 지하철 더워!

 

노선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탄 노선은 좁고 에어컨도 없었습니다.

 

 

4. 음식 의외로 먹을만 하다.

 

이건 사촌 동생이 가이드해줘서 그런 것 같긴 한데...

하지만 악명 높은 영국 본토 음식은 없었습니다.

 

 

5. 물가는 생각보다 비싸지 않음.

 

한국 물가도 미친 듯이 높기 때문인지 그다지 비싼 느낌은 없었습니다.

가력 매식 가격은 매일 홍대에서 먹는 느낌이랄까. 양은 많아요.

대중교통은 비싸긴 합니다만, 여행자에겐 1일권 등이 있어서 부담되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숙박은 무지 비싼긴 하던데, 저는 사촌 집에 있었으니 패스...

 

 

6. 테스코의 위엄

 

한국에 이마트가 있다면 영국은 테스코가 있습니다.

오후 5~6시가 되면 떨이를 하는데, 원래를 4천 원짜리 샌드위치를 천 원에 떨이합니다.

왕창 싸들고 하이드파크에서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나름 먹을만 해요.

테스코 떨이는 유명해서, 폐점이 다가오면 가난한 유학생들이 쏟아져나와 좀비처럼 테스코를 방황한다는군요.

 

 

7. 생각나는 거 1

 

여행은 그다지 즐기지 않아서인지 되게 좋다거나 그렇진 않았습니다.

온도가 선선한 건 좋았습니다.

그래도 인상 깊었던 건 대영박물관에서 봤던 앗시리아 문명의 부조였습니다.

왕족들이 사자 사냥을 하는 장면이었는데, 사자들이 무가치하게 죽어가는 장면이 아름답고도 섬세하게 조각됐더군요.

인간은 똑같은 포즈에다 똑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데, 사자들은 그렇게 생생하게 묘사했다니, 그 작가는 왕족보다는 죽은 사자들에게 더 공감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건 영국놈들이 도둑질해온 거잖아?

코쟁이 개객기.

 

 

8. 생각나는 거 2

 

테이트 모던 현대미술 박물관에서 데미안 허스트 전시를 봤습니다.

3만원 정도 줬는데, 보고 나니까 이거 한국에서도 더 싸게 전시하지 않았던가? 하면서 본전 생각 났습니다.

전시가 나빴던 건 아닌데, 그냥 그랬다고요.

 

 

이상입니다.  

 

 

    • 전 공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땅값 비쌀 런던 한복판에 끝없이 펼쳐있던 공원들. 거기에선 샌드위치에 콜라만 먹어도 정말 좋더라구요
      • 넵. 공원들이 하나같이 무지하게 넓더라고요. 하이드 파크는 과천 대공원만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곳곳에 작은 공원들도 많은 게 인상 깊었어요.
    • 그저 부럽습니다 현지방송배경으로 나오는 영국풍경보면서 가고싶다 가고싶다 끙끙 앓았어요 ㅎ
      • 아녀요. 무리해서 갔습니다. 사촌동생 없었으면 아예 가지도 않았을 겁니다.
    • 낮에는 햇빛이 따가울 정도로 쨍쨍한데 저녁이 되면 시원해지는 날씨가 정말 부럽더군요. 물론 낮에도 무덥지 않아서 그늘에만 가면 시원했죠.
      제가 갔을 때만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비가 와도 보슬비처럼 내려서 비맞고 다니는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도 대부분 그냥 비맞고 다니더군요.

      테스코에서 음식 왕창 사들고 와서 숙소 뒷마당에서 바비큐랑 여러가지 요리를 해먹은 게 영국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기억입니다. 중국 음식점에서 베이징덕을 포장해와서 밤의 트라팔가 광장에서 캔맥주와 함께 먹었던 것도 즐거운 추억이었죠.

      킹스 크로스역 테러가 일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라서 미술관 등 공공건물에 입장할 때마다 가방이랑 소지품 검사를 해서 짜증이 났던게 생각나네요.
      • 영국 사람들이야 우중충한 날씨에 시달려서 햇빛 있는 날이 좋다지만, 태양의 해택을 1년 내내 받다시피하는 한국에서 살다보니, 우중충한 날씨도 시원하니 좋더라고요.
        물론 햇빛 쨍한 날도 많았고요.
        보슬비는 저 있을 때도 자주 왔습니다. 사파리 점퍼 하나 사서 입으니 별로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점퍼에 좀 퀴퀴한 냄새는 났지만요.
    • 7. 코쟁이 개객기 222
      앗시리아 문명 부조는 전에 화보집에서 본 적 있는데 정말 아름답더군요. 사냥 장면이던가... 굉장히 생생하고 비극적인 카타르시스가 있었어요. 나중에 다른 책에서 유목민족의 예술에는 비정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한 것을 보고 무릎을 쳤었죠.
      • 어차피 내 눈엔 나는 안보이고 사자만 보여. 이런 것 아니었을지.
      • 그 부조가 정말정말 믿을 수 없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그것을 본 것만으로도 영국여행 값어치는 하고도 남았습니다.
    • 테이트모던 갔다가 데미안 허스트전 곧 한다기에 아쉬워했는데 3만원;이었군요. 했어도 안(못)봤겠어요. 정말 부럽습니다. 저도 가고싶어요오오
      • 뭉크 전시도 했는데, 역시 3만원... 비싸서 하나만 봤습니다.
    • 참 영국은 그 악명높은 튜브보다는 버스를 타는게 더 편하더군요. 2층 좌석에 앉아 시내 구경도 할 수 있고 똑같이 1일권으로 여러번 갈아탈 수도 있으니까요.
      • 옥스포드-런던 장거리 구간만 타고, 이동은 보통 지하철로 했습니다.
        후접지근하고 좁기는 해도 큰 불편까지는 못 느꼈습니다. 하긴 짧은 일정이었으니까요.
    • 원래 영국날씨가 지x맞긴 하지만 올해 좀 더 심해서 봄, 7월 내내 계속 비오고 흐리고 난리였어요. 추워서 간절기 외투를 옷장에 봉인할 필요가 없었죠. 이주 전부터 날씨가 좀 봄같아지더군요. 날씨 좋을때 잘 다녀가신거예요ㅎㅎㅎ 그리고 원래 튜브는 공기가 많이 더럽고... 원래 에어컨이 없고... 원래 많이 좁아요... 헌차나 새차나 다 똑같아요 ㅠㅠ 선선한 봄가을에도 러시아워에는 땀이 줄줄납니다. 에어컨이 없는 대신 창문을 열 수 있는데... 열어도 시원해질리가 없고... 공기는 더 더러워지고... 숨쉬기가 너무 힘들고... 날씨 좋을때는 그냥 버스 번갈아 타는게 경치구경하기도 좋고 여러모로 훨 나아요. 테스코 말고 다른 슈퍼들도 시간 정해놓고 떨이세일 항상 해요. 심지어는 개중에 최고급슈퍼라는 웨이트로즈에도 정해진 시간만 되면 특정코너에 떨이들을 재어놓는데요, 사람들이 정말 기다렸다는듯이 떼로 달려들어서 심지어는 쟁여가는 사람들도ㄷㄷㄷ
      • 영국에 계신가보네요? 반갑습니다. 저도 영국 다녀왔습니다. 1주일... 커커
        담에 언제 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영국 버스 타봐야겠네요.
        친구가 투어용 버스를 추천해줬는데, 메모를 잃어버려서 못 타봤습니다.
    • 2. 아.. 지금 한창 세일시즌이군요.
      5. 영국은 아니지만 살인 물가의 유럽 모 국가에서 살다 한국왔는데요. 생각보다 물가차이가 적어서 깜짝 놀랐어요. 채소/고기종류는 오히려 거기가 더 싸다고 느꼈어요. 한국와서 커피값에 기절할 뻔했어요. 맛도 별로인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 커피 값이면 전에 살던 동네 맛있는 카페에서 걸쭉한 커피를 사먹을 수 있는데ㅠㅠ 물론 한국에 비하면 서비스물가는 미친듯이 높지만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3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5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7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9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3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6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5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2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4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