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하루키;;;

저 밑에 올라온 남들은 좋다는데 나는 별루인거 보구 생각났어요.

이런 종류얘기에 빠지지 않는게 하루키죠. 과대평가되었다, 중2병때는 열독했는데 지금보니 영 오글거린다, 깊이가 없고 멋만 부린다 등등.


90년대 중반쯤에 하루키 소설은 포스트 이데올로기시대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필독서같이 떴다가, 순식간에 패션아이템처럼 변해버렸어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해요 하는게 센스있는 젊은이 이미지 였던 짧은 시간이 지나가고, 곧 허세스럽고 얄팍한 이미지로 변해버린것 같아요.

물론 그는 계속 인기있는 작가였지만요. 


 사실 그 90년 중반 하루키 열풍때부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하루키에요. 한두장짜리의 (이런걸 쓰고도 하루키는 돈을 받는 구나 싶은;;)코믹한 에세이를 봐도, 4권이 넘어가는 장편들을 봐도 저의 감성을 자극하고 심금을 울리는 뭔가가 있어요. 제가 한참 갈피못잡고 마음 둘자리를 찾아 헤매던 20대초중반 시절에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는 정말로 문학작품으로 위로를 받는다는게 어떤건지 느끼게 해주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누군가 물어보면,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을 물어보면 왠지 부끄러워져요. 

뭔가 있어보이는 척 하고 싶은 허세를 부리려고 하루키라고 말한다고 오해받는건 아닐까, 혹은 하루키라니 수준 떨어지는 군 하고 생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들어요.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나만 좋아했으면 좋겠는데 너무나 많은 대중이 소비하면서, 나는 저 대중들과는 다른데.. 하는 생각을 갖게되는 스노비즘 탓이겠죠;;;


아무튼 저는 어쨌든 하루키가 좋아요. 오랫만에 에세이집이나 읽어야겠어요. 



PS. 논란이 되고 있는 놀란 감독 영화가 그렇게까지 좋은건가에 관해서, 전 놀란 영화중에 아무도 기억도 별로 하지 않는 프레스티지가 제일 좋았어요;;



    • 생각해보면 스노비즘이란건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골치아픈 개념 같아요.
    • 저는 하루키 좋아합니다. 하루키 소설을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 젊었을 적 하루키의 소설은 확실히 마음을 잡아끄는데가 있었어요(이 문장도 하루키 소설의 문장이네요).
      그런데 저에게는 '스푸트니크의 연인' 이후 점점 꼰대가 되어간다는 느낌이 있어요. 도쿄기담집때는 어어, 했는데 해변의 카프카때 역시... 이랬고 1Q84때는 꼰대... 이랬어요. 물론 누구든지간에 연혁이 더해지면 성격은 물론이고 사상도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전 태엽감는 새 즈음의 하루키(와 수필)가 제일 좋네요.
    • 저도 하루키 좋아합니다. 다만 묘하게도 저도 20대 초중반때는 태엽감는새, 댄스댄스댄스 등 장편을.
      그러니까 단편보다는 장편을, 소설보다는 에세이를 더 좋아했는데요.
      그 이후에 나온, 스푸트니크, 해변의 카프카 부터는 별로예요. (어둠의 저편인가가 먼저던가요?)
      1Q84도 읽고 난 후 감상은 으....
      이젠 하루키는 복습만이 남았구나 싶어요.
      중2병이 아니라 20대초중반병인걸까요? 그러기에는 예전에 좋았던 건 아직도 좋단 말이죠... 음....
    • 30대에 접어들며 잠시 멀어졌다가 요즘에 다시 진가를 곱씹어 보게되는 작가입니다. 이제서야 그가 장르작가로서 얼마나 뛰어난 상상력을 지녔는지, 동시대 젊은이들의 감성을 위로하는 재주를 지녔는지, 그리고 한결같은 문학적 젊음을 유지하는 경이에 대해서 놀라고 있죠. 솔직히 하루키에대한 비난과 폄하의 절반은 질투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장 강력한 작품으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언더그라운드'를 꼽습니다.보통의 작가들이 일생에 한번 낼까 말까 한 역작을 그는 두번이나 썼죠. 앞으로도 다른 작품이 나올 가능성도 있고요.
    • 송쥬/ 맞아요. 하루키에 대한 사랑을 중2병으로 치부할 수가 없는게 예전 작품은 지금도 여전히 좋거든요. 아마 지금 이 나이에 처음으로 읽는다 해도 역시 빠져들거예요. 하루키 본인이 달라지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룽게/너무 동감해요!! 특히 ' 이제서야 그가 장르작가로서 얼마나 뛰어난 상상력을 지녔는지, 동시대 젊은이들의 감성을 위로하는 재주를 지녔는지, 그리고 한결같은 문학적 젊음을 유지하는 경이에 대해서 놀라고 있죠' 이 부분이.^^

      룽게님 댓글을 보니 언더그라운드를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아직 못읽어 봤거든요.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정말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였고요.
    • 저도 좋아해요. 요즘은 조금 열정도 식고 삶이 바빠서 못/안 읽고 있지만..
      한때는 우리나라에 출간된 하루키의 모든 책들을 다 가지고 있던적도 있었어요. ^^
    • 아악, 룽게님 댓글 읽고 '언더그라운드'를 찾아봤더니 절판이네요. 중고책은 무려 3만원.ㅜㅜ
      정말 고2때 처음 '상실의 시대'를 읽고 '해변의 카프카'까지 하루키를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위로와 힘을 얻었는지를 생각하면....저에게 하루키는 포기할 수 없는 마지막 작가들 중 한사람일 거예요. 사실 '1Q84'는 좀 실망스러웠지만, 앞으로 또 다른 뭔가를 보여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 세월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조금씩 변해가고, 일부는 더 굳건히 굳어져 가고, 그러면서의 자기만의 멋과 스타일, 고집이 생기는게 아닐까요. 그때그때마다 그 사람의 변화에 내가 같이 변해간다면 계속해서 잘 맞는 사이인거고, 어느 순간부터 그걸 멋이나 스타일보다는 고집과 꼰대로 느껴진다면 나와는 이제 거리가 생긴거구요. 마치 연애나 오래된 부부와도 같군요ㅎㅎ
      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도 1Q84도 그 나름대로 좋아요. 변화하고 있는 제가 하루키의 변화에 맞출수 있는 정도라서 계속해서 저의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하루키를 꼽게 되는 거겠죠.
    • 스노비즘에 대한 경계중에는, 그 사람에 대한 단편적 지식만으로 그 사람 전부를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들어있죠.
      저도 좋아하는 작가가 하루키라고 하면 '왠 하루키?' 라고 되뇌이는 버릇이 있지만;; 그런것을 물론 경계해야 한다는걸 - 자주 잊고 산다는 사실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 그럴때에는 하루키와 함께 남들이 거의 안읽는 고전작가를 한명 들먹여주세요. 저만 해도 실제로 하루키와 로망롤랑을 제일 좋아하는데 (하루키 소설에도 로망 롤랑의 작품이 언급이 돼죠, 지나가는 말이지만), 잘 모르는 사람에게 하루키를 좋아한다고 하면 뭔지 모를 미소를 짓다가, 로망 롤랑도 좋아한다고 하면 표정을 바꾸는 경우가 아주 가끔 있더군요.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작가를 말하곤 하는 나이를 예전에 지나서..이제 작가들을 주제로 하는 대화 따위가 없으니 횟수로 따져봐도 아주 손꼽을 정도지만요. // 써놓고 보니 한때 듀게에도 유행했던 시리즈물이 생각나네요. 어디 가서 전문가인척 하려면 ~~는 말고 ~를 얘기해라.
    • 낭랑 / '언더그라운드'는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저의 세계관을 뒤흔든 책이었습니다. 동시에 문학가는 세상에 이런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선언 같은 책이었죠.(과장 돋네요.)
      문제는 저도 그책을 잃어 버렸다는 점입니다. 잠시 만나던 여자분에게 빌려주었다 그 뒤로 연락이 끊겼거든요...
      (내 책 내놔, 이 망할 nyon아!!!!!!아아아악!!!!)
    • 하루키는 수필. 어느 때부터인가 하루키 소설은 안 읽고 수필은 나오는대로 다 읽습니다. 이 분이 수필집을 간간히 내주셔서 뭐랄까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것처럼 가깝게 느껴지네요. 저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제일 좋아하는데 '언더그라운드' 읽어보고 싶네요. 혹시 읽었나?;;
      룽게/ 저도 몇년간 르귄의 '어둠의 왼손' 마지막 남은 책을 선물해버렸던 사람을 미워해왔는데(안 읽으면, 또는 다 읽었으면 돌려받을 수 있을까 라고 묻고 싶은 유혹ㅜ) 이게 재출간 되면서 그를 향한 미움이 눈녹듯이 사라졌고 몇권씩 꽂아놓고 행복해졌죠.
    • 언더그라운드 정말 좋았어요 저도 가장 좋아합니다 하루키의 작가인생에 있어서 전환점이 되지않았나 생각해요 그 뒤에 나온< 신의 아이들는 모두 춤춘다>에서 그 생각에 확신을 가졌구요 ⓑ
    • 언더그라운드 곧 다시 나온대요 흥분금지
      해변의 카프카가 제일 좋아요
    • 하루키에 대해 묘하게 생각하는 건, 대체로 어린 축이 유치하다고 평가하고 나이 좀 든 축이 오히려 높이 평가한다는 점입니다. 저도 하루키 좋아해요. 하루키 흉내낸 수많은 글들에서 절대로 안 느껴지는 '진짜로 살아낸 사람' 냄새가 나거든요.
    • 1Q84 3권 어제밤에 다 읽었습니다. 하루키의 문학세계에 대해서 뭐라고 콱 꼬집어 꺼내기는 어렵지만 확실히 잘 읽히는 작가이긴 합니다. 전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어요. 그리고 소소한 생활에서 느끼는 미묘한 작은 순간들을 적확하게 포착해서 글로 표현하는걸 볼때면 늘 감탄합니다. 언더그라운드는 아직 못읽었는데 함 읽어봐야겠군요. :)
    • 안녕핫세요/ 20대 중반쯤에 자기 중2병 시절과 하루키 독서경험을 동일시하면서 오그라들었다가, 서른 넘어 우연히 하루키 책을 다시 펼쳤을 때 새삼 그 문장에 다시 반하는 것 같아요. 이 나이쯤 되면 '깊이나 진정성에 대한 강박'도 별로 없고 말이죠.
    • 1Q84 3권 200쪽 남았는데... 이대로 덮어버리고 싶네요. 마치 냉면에 나오는 달걀 반쪽 아끼는 마음이랄까...
    • 비뚤어졌음/으아아아 전 흥분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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