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교수의 성격에 좀 심하게 좌우되더군요. 학자로서의 양심 상 너따위에게 절대 학위를 줄 수 없다고 버티면서 논문을 불합격시켜 수료만 시키는 교수도 있고, 저 박사할 것도 아닌데 그냥 석사라도 따고 나가게 해주세요 라고 빌면 어째어째 논문 통과되도록 해주는 사람도 있고요.
높은 학점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자신만만하게 대학원에 입학했는데, 그제서야 비로소 본인에게 공부하는 재능이 없음을 깨닫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부 때의 공부가 지식을 습득하는 공부라면 대학원에서의 공부는 지식을 생산하는 공부이다 보니 안타까운 일이 생기는 것이지요. 인문계열의 경우 재능의 차이가 수업 시간에 확연하게 티가 나고요.
수료도 포기하고 어느날부터인가 학교에 나오지 않고 다른 길을 가는 경우가 있고, 그래도 기왕 들어왔으니 석사 학위라도 따고 나가야겠다고 끝까지 버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석사 논문 심사라는 벽이 정말 만만치 않아요. 선배나 동료들의 도움을 받거나 지도교수가 인간적 연민을 발휘하여 다소 부족한 논문이나마 어찌어찌 다듬어 통과시켜 줄 수는 있습니다만, 운이 좋은 케이스지요.
학위 논문 통과가 안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밑에 학번들이 치고 올라오기 때문에 결국은 학교에 남아 있기 어렵습니다.
입학은 가능한 것이... 애당초 시험을 볼 때 외국어는 p/f거나 토플(혹은 토익/텝스) 성적으로 대체하고 필요한 지필고사와 면접 정도로 나뉜다면 죽어라 머리에 든 것을 나열해서 붙을 수 있거든요. 일반적으로 입학 까지야 턱걸이로 붙을 수 있는데 이후 수업을 따라가지 못 하는 케이스가 의외로 많습니다. 제 동기 중 몇 명이 그렇게 해서 간신히 입학은 했는데 도저히 수업을 못 따라가고 겉돌기만 하더니 이후 논문을 쓸 때 문도리코와 흡사한 행동을 하다가 논문 심사도 받지 못 하고 걸려서 졸업 불가가 되거나 졸업 자격 시험에서 연속으로 떨어져 자격 획득을 하지 못 해 논문조차 쓸 수 없던 케이스가 몇 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