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스스로 괴롭도록 천천히 읽어요 (제목 수정)

지금 책 한권에 갇혀 있어요 이안 맥키언의 어톤먼트를 원서로 읽고 있는데

아아아아아아악 진도가 안 나가요 지금 350페이지 중 230 페이지 정도 읽었어요

여기까지 오는데 대체 몇달;이 걸린 건지 ㅠㅁ ㅠ


빨리 이 책에서 뛰쳐 나가고 싶은데 읽던 걸 접고 뒤돌아 보지 않을 자신이 없어요

게다가 읽다 보면 가끔 머리나 가슴을 직격타하는 문장들이 나오긴 하거든요

아 진짜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문장을 썼지 이런 순간들이 간혹 있는데

그래도 너무 지겨워요


파트 원에선 온갖 주인공의 머리 속을 유영하며 인물 내부와 외부의 풍경들을

온갖 수식어를 동원하여 묘사하더니만

파트 투에선 이놈의 전쟁이 끝나지가 않아요

게다가 영화를 먼저 보고 결말까지 다 알고 있는 상태라 그런지 차분히 읽고 있기가 힘드네요


또 꼴에 한 번에 한권만 읽는 주의라 사놓은 다른 책들을 읽고 싶어 죽겠는데

먼저 읽던 걸 끝마치지 않은 상태로 양다리 걸치기가 싫은 주제에 안 맞는 순정;


느리게 읽는 사람들의 특징이지만 꼼꼼히 읽는 편이에요 한 번 읽어도 나중에 많이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꾹꾹 눌러 읽어요 근데 이 느린 페이스가 너무 지겨워서요

혹시 책 읽는 방식을 전면 바꿔보신 분 계시면 저 좀 도와주세요


어렸을 땐 좋아하는 책을 여러번 읽었는데 나이가 드니 시간이 없단 생각에 초조해져서

한 번 읽으면 그걸로 영원히 굿바이에요


그나저나 영화 어톤먼트에서도 그 버려진 휴양지에서 군인들이 노닥대는 장면이 참 아름다웠는데

책에서도 묘사가 좋네요 이렇게 좋은 책이 동시에 어떻게 이렇게 지겨울 수 있는지 원...

그리고 로비는 책에선 키가 껑충한 젊은인데 영화에선 제임스 맥커보이로 타다! 하고 변신.

결과적으로 머리 속에 그림이 안 그려져요 다른 애들은 다 그러려니 하겠는데.




    • 영어를 외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이 이언 매큐언의 책을 원서로 읽으면서 진도가 빨리 나간다면 그게 정말 대단한 게 아닐까요.
      번역된 책도 그 유장함에 질리더만요 ㅎㅎ

      아 그런데 묘사가 질릴 정도로 유려하긴 한데 좋았어요ㅋ 이야기와 묘사 방식이 하나로 엮인 아주 훌륭한 예더라고요. 원서로 읽으면 더 그렇겠죠? 참고 다 읽으시면 보람 있으실 거에요.
      • 아 이 가뭄에 단비 같은 댓글. 그쵸 저 때문이 아니라 책이 너무 유장해서였어 역시. 끝까지 잘 버텨봐야겠어요. 그럴만한 보람은 있을 듯해요
    • 저는 반대로 조바심 막 내면서 급하게 읽고, 이 책 읽다가 던져두고 저 책도 조금 요 책도 조금 그래서 셋틀러님 독서습관 부럽습니다. 결국 관건은 독서량이 아니고 거기서 얼마나 얻는가라고 생각하고요.
      • 저도 그렇게 가볍게 마실 다니듯 읽고 싶으요
    • 난독이 두종류가 있는거 같아요 옛날에 반에서 책읽기 시키면 버버벅 잘 못읽는 그런거랑.. 읽기는 잘읽는데 이해하면서 읽는게 아니고 영혼없이 읽는달까? ㅋㅋㅋ 제가 바로 후자네요 그래서 자꾸 다시 읽습니다 똑같은 구절 ㅋㅋ
      • 영혼 없이 읽는다. 아 느리게 읽고 꾹꾹 눌러 읽으면서도 영혼 없이 읽을 수 있다고 요즘 생각 중이에요 몸소 실행 중;
    • 좋은 책은 한 100번 읽어야 맛은 맛인데.../
      • 그 맛은 평생 누려보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ㅠ
    • 사람들이 인터넷상에서 난독증이라는 말을 아주 쉽게 꺼내는데 의학적으로 보면 그런 경우중에 99%는 진짜 난독증이 아니죠.
      대부분의 경우 질병의 의미에서 난독증이라는 말을 하는게 아닌 건 압니다만, 진짜 난독증에 걸린 사람들이 보기에는 별로 기분좋지 않을겁니다.
      • 그렇군요 좀 가벼운 의미로 희석되서 쓰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더 맞는 표현을 찾아봐야겠어요
    • 뭔가 했더니 원서...................................................... 하 부럽네요. 느리게나마 읽을 수 있다면..
      • 얼마나 느리게 읽느냐에 따라 전혀 부러운 일이 아닐 수도 있습미당 ㅜ
        • 그럼 걍 번역된 책으로 편하게 읽으심이~!
          • 이미 230 페이지나 읽었는뎁쇼 ㅎㅎㅎ 그리고 여기가 미국이고 전 나름 영어로 공부하며 학교까지 다니는 주제인지라
            이렇게 느린 건 뭘로도 변명이 안 됩니다용 아 슬프다.
    • 어쩌다 보니 (영어도 못하는 주제에) 영어 쓰는 나라에서 살게 되어서 "이제부터는 영어로 된 책만 읽어야 겠다"라고 맘을 먹었는데 그러다보니 외국 생활 2년 중 책을 한권 반 밖에 읽지 못하는 불상사가...
      저에 비하면 아주 잘 하고 계십니다. 힘내세요. (이건 위로가 안 되려나요? ㅎㅎ)
      • 크 제 맘을 알아주시니 위로가. 차마 번역서를 공수해 볼 수는 없잖겠어요 ㅎㅎㅎ
    • 저도 같은 책 원서 갖고 있는데 처음부터 죽 읽지는 못하고 그냥 좋아하는 부분 찾아서 띄엄띄엄 읽어요. 진짜 완독하겠다고 마음 먹고 읽기가 쉽지 않더군요. 가뜩이나 문장이 장황한데다가...ㅠ
      • 아아아아아 그쵸...저만 그런 게 아니라니 좀 위로가 돼요 ㅜㅁ ㅜ 다 읽어내겠습니다!
    • 그 정도면 아주 훌륭한 독해력 아니옵니까?

      그리고, 웅...농담삼아 푸념하신 것 같긴 한데요 난독증이란 게 원래 그런 범주의 이야기 자체가 아니지 않나요? 말귀 못 알아들거나 독해력 떨어지는 걸 농담~욕 삼아서 난독증이라고 부르긴 하지만요. 소리를 구분 못하는 청각 문제로 글을 못 읽거나 글자와 소리를 연결하지 못 하는 증세를 말하는 걸로 아는데요.
      • 맞아요 제 단어 선택이 적절치 않았나 봐요 제가 알기로 난독은 b와 d를 구별 못한다거나 뭐 그런 감각의 착란이랑 관련될 걸로 아는데
        청각 문제랑 관련이 있는지는 몰랐네요 일단 제목은 이따 살짜쿵 수정하겠습니닷
    • 난독이 아니고 정독이죠.
      • 그쵸 하다못해 느리게 읽는 대신 진짜 정독이라도 하려고 노력해야겠어요 이게 제 속도에 제가 지치니 나중엔
        여전히 느리긴 한데 그냥 눈알만 굴리고 있는 느낌
    • 옛날엔 책을 음독하는 게 보통이었다고 합니다. 묵독이 일반화 된 게 300년도 안된다고 하더군요. 묵독 자체가 원래 상상력을 더 불러 일으키는 면이 있는 것이니.. 난독은 아닌데요.
      • 읽다 읽다 너무 지겨우면 가끔 음독하는데요 목 아파서 오래 못하겠더라구요
    • 전 일년걸려 읽은 책도있어요 향수요...재미없는 책도 아니였는데도 말이죠

      한 문장만 맴돌며 읽거나 읽다가 앞에내용 까먹어서 자꾸뒤적거리며 읽다보니 남들보다 배는 걸리더라고요 그렇다고 내용 기억하는게 남들보다 더 정확하거나 많은거도 아니고...ㅜ.ㅜ
    • 저도 이책 찔끔 저책 찔끔 볼 수 있는 스타일이라 그 순정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닥.
      그리고 영혼없이 글자만 눈으로 훑을 때도 있어요 ㅋㅋ 그리곤 다시 돌아보지 않고 버리지요. 독서 치고는 참 책에게 미안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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