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입시에 대한 궁금증) 입시 부담이 덜하긴 할까요? 공정성은 별로 신경 안쓰는 걸까요?

아래 글 보고 문득 생각났네요. 내용은 과거 성폭행 범죄에 가담했던 학생이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서 그걸 내세워 성균관대에 합격했다는 건데... 사실 예전에 대학 입시는 그저 무조건 점수 순으로 줄세우고 티오로 짜르는 거였고... 그게 대한 비판으로 지금처럼 다양한 전형이 생기게 된 것인데.. 역시 부작용이 없는 제도는 없어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비판하다 보면 아무래도 외국 사례를 많이 끌어오게 됩니다. 딱히 미국이 모범사례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그쪽 유학을 갔다온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미국의 사례가 많이 제시되지요. 근데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미국의 대입 사례를 보다보면 의문이 듭니다.

 

우리 학생들이 입시교육에 내몰리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3당4락 같은 끔찍한 말이 떠도는 것은 심각한 일입니다. 근데 미국은 안그런가요? 예를 들어 제가 봤던 미드 보스턴 리갈에 보면,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딸을 위해 고등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엄마가 나옵니다. 딸이 A를 받는 모범생이었지만, 명문대에 가기 위해 학교 학생회 활동도 해야되고, 스포츠 클럽 활동도 해야되고, AP 코스라고 하는 것(아마도 대학교 수준 수업을 당겨듣는 프로그램인듯)도 듣고 해야되다보니 늘 잠이 부족했고, 결국 졸음운전을 하다가 사망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못지 않군요. 모든 학생이 대학을 못가면 큰일날 것처럼 교육받는 우리나라에 비해, 미국은 좀 다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명문대에 가고싶다는 욕심을 품은 이상은, 미국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우리 학생들에 비해 적을 것 같진 않아요. 언뜻 생각해도 그나마 우리 나라는 우리 학생들끼리만 경쟁한다고 봐도 되지만, 하바드대에는 전 세계의 고등학생들이 원서를 날릴텐데 우리 입시보다 더 쉬울리가...

 

다른 궁금증은 학생 선발 방식에 대한 사회적 공감도입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입시과 고시를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으로 인식했고, 그래서 이 두 부문에서 공정성과 형평성에 대한 기대가 아주 큽니다. 그렇다보니 그 부작용으로 학생 선발 수단이 단순화되어 버렸습니다. 요즘 그나마 좀 다양화 되었지만, 매우 오랜 기간동안 대입은 오로지 점수순이었습니다. 점수순으로 줄을 세우고 정원에서 커트. 깔끔하고 부정이 개입되면 잡아내기도 쉽습니다.

 

그런데 미국 대학 입시는 그렇지 않다고 하더군요. "우리 학원 다녀서 SAT 점수 잘 받으면 하바드에 갈 수 있다"는 학원 광고가 오히려 사기에 가깝다고요. 하바드 등 미국 대학은 절대 학생을 성적순으로 뽑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스타일로 공부해서 SAT 점수 잘 받아봤자 다른 면에서 평가를 제대로 못받으면 떨어진다는 거죠. 실제로 미국 대학에서는 평소 거액의 기부금을 낸 사람의 아이, 동문의 아이 등을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경우도 공공연한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민들은 그냥 받아들이는 건가요? 우리나라에서 서울대가... 우선선발은 커녕 동점자일 때 서울대 동문 자녀에게 우선권을 준다고만 해도 난리가 날 것 같은데 말이죠. 대학의 자율권이라고 쿨하게 받아들이는 건지...돈 밝히면서 실력 안되는 학생 마구 받으면 자연스럽게 그 대학은 졸업생 수준이 떨어져서 도태될거라는 시장원리에 대한 믿음인지... 아니면 명문대를 나온다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보다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는 건지...

    • 일단 하버드는 사립이고 서울대는 국립이니..
      그리고 학벌 밝히는 건 우리나라 못지 않은 것 같아요
    • 한국처럼 모든 학생들이 대학에 목을 매지 않죠. 그렇다고 대학에 가지 않아도 살기 쉽냐.. 하면 그것도 아니지만;
    • 한국인들의 평등주의가 유난히 강하기는 합니다.
    • 오바마가 한국 고등학교 교육 본받아야 한다고 몇 번이나 언급한 걸 보면 ㅎㅎ
      제 생각에 미국은 좋은 대학교가 한국보다 많고, 사람들 마인드가 다른 게 크지,
      제도의 차이는 부차적인 것 같아요.
    • 한국 사람만 보고 살아서 그런지 전 사실 신기해요. 우리 나라에서 사립대인 연대나 고대가 동문 자녀를 우선적으로 뽑아주는 제도를 내놓거나, 아니면 음성적으로라도 그렇게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내가 그 제도의 피해자가 아니라고 해도 온 나라가 난리가 날 것 같은데 말이죠. 미국인들은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는 마인드인 걸까요?
      • 대부분 딱히 신경쓰지 않을것 같습니다.
      •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강의 장면이 생각나네요. 소수자 우대 정책 논쟁 중 찬성쪽 여학생이 동문우대 입학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비꼬았는데, 학생들 박수 소리가 꽤 컸던 것 같네요. 적어도 그 수업을 듣던 하버드 재학생들 중 다수에게는 그 제도가 비호감인 것 같았어요.
    • 미국 학생들도 입시를 위해서 이것 저것 하는 것은 많지만 스트레스는 우리나라보다는 확실히 적은 듯합니다. 우리나라는 성공/실패가 확실하지만 미국은 선택의 폭이 넓어요. 입학 시기가 달라서 여러군데 응시할 수도 있고, 경쟁률도 생각만큼 그렇게 세지 않죠. 소위 하버드, 예일 같은 곳을 생각하는 학생들은 이미 고등학교나 그 이전에 다 걸러집니다. 공정성은 affirmative action에 대한 논쟁까지도 있지만 뭐 워낙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하는 정도라고나 할까, 뒤로는 욕을 하긴 하지만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 사람이 더 많은 듯합니다.
    • 한국 사립과 미국 사립의 차이점은... 정부 지원에 목을 얼마나 매느냐, 가 차이 아닐까요. 미국 사립은 동문 기금이 비교도 안 되게 어마어마하고, 정부의 지원도(우리의 BK21처럼)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 위주이지 우리처럼 아예 준공립으로 굴려먹진 않죠. 그래서 한국에서 기부입학제라든가 다른 자율적 조치를 취하겠다면 더 사회적 반발이 심한 거고...
    • 유학가는 친구들 많은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들은 바로는

      동양, 특히 한국 및 중국 유학생들한테는 sat가 높아도 좀 과소평가시키는 경향이 있대요. 하도 점수가 높으니까.. 그리고 아이비리그 가기는 정말 별 활동을 다 해봐도 쉽진않은 것 같고요. 물론 미국 내 고등학교에서 가는건 훨씬 용이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장학금 신청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좋은 몇개 대학은 그걸 blind처리하는 곳도 있더군요.
      • 미국대학이 내세우는 입학정책 중 주요 포인트 하나는 Diversity이기도 하니까요. 대학은 성별, 인종별, 국가별, 계층별 두루두루 다양하게 뽑으려고 '노력'하니까요. 그러니 SAT가 높다고 해서 아시아애들만 줄창 모으면 이에 역행한다는 '명분'을 주죠. 결국 아시안은 아시안끼리 경쟁하게 되고, 그러니 아시아 합격생의 평균SAT 점수가 타 인종에 비해 높을 수 있습니다.
    • SAT점수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고 해서 공정성은 별로 신경 안쓴다로 바로 귀결되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위에 분들 말씀대로, 하버드같은 사립학교를 서울대와 비교하는 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사립학교는 자신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뽑을 권리가 있다고 미국사람들은 생각하겠죠. 그래서 대대로 동문인 가족을 뽑는 것이 자신들 학교의 명예라고 생각들 하는 것 같습니다. 비단 미국뿐 아니라, 일본의 게이오대의 경우, "요치샤"라는 자기네 유치원에 합격을 하면, 유치원부터 초중고를 거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게이오대에 입학하게 되어있죠. 우리나라 입시전형도 예전보단 많이 다양화되었다고 생각.
    • 그런데, DIVERSITY를 강조하는 기준도, 어쩔때는 자체가 클리셰처럼 느껴질 때가 있음. 하버드 출신 농구선수 제레미 린이 만든 유튜브 동영상 "하버드에 가는 방법"을 보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
    • 미국하고 흔히들 비교하는데 미국이 항상 매번 참고기준이 될 순 없죠. 강한나라지만 일반적인 선진국이라고 하긴 힘든 부분이 많지 않나요.
    • 미국 사람들은 일단 평등에 대한 욕구가 그렇게 많지 않죠. 기회의 평등에 대한 욕구는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크지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자기가 노력해서 부자가 되어서 그 자녀들이 혜택을 받는 것이 '정의'며 '공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을 겁니다.

      그리고 땅이 크고 좋은 대학이 많다는 점도 있을 것 같아요. 하버드, 예일, 스탠포드 이런 대학의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죠. 한 대학이 좀 불평등하게 뽑아서 나한테 안 맞으면, 다른 비슷한 대학 가면 그만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게다가 대학이 입학 전형을 자세히 공개하지도 않으니, 항의하기도 애매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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