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수필에서 읽은게 떠오르네요. 일정시간을 정해놓고 무조건 자리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는게 자기 스타일이라고 말입니다. 작가도 가끔은 글이라고는 단 한글자도 써지지 않는 그런 날이 있는데, 그래도 자기가 정한 시간동안 앉아있는답니다. 멍하니 벽을 바라보고 있을지언정 말이죠. '나는 글을 쓰려고 앉아있다'는 자세가 중요한 거랍니다....그 동안 뭐 인터넷 서핑이나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것도 안된다구요.
저같은 경우엔 완전히 반대인데, 그냥 작업을 안해요. 대신에 작업의욕을 불태울 만한 매체를 스스로 찾죠. 평소에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본다던지, 동년배나 지인들의 작업물을 본다던지 하는 식으로 말이죠. 멍때리고 있는거보다야 그게 낫더군요.
전 체력이 안 좋아서 운동이 역효과더라고요. 몹시 피곤해져요. 대신 시를 읽습니다. 맘에 드는 문장이 있으면 그 문장으로 가볍게 손 풀듯이 자유연상법으로 이야기를 써보기도 하고요. 놀이하듯이요. 그럼 손도, 머리도 좀 풀리는 기분이 들어요. 시가 아니면 좋은 영화. 이럴 때 오히려 킬링타임용 영화는 에너지가 소진되는 것 같더라고요; 아니면 역시 가벼운 산책. 환경이나 분위기도 중요하죠. 감성을 고양시킬수 있는(?) 곳을 찾아갑니다. 주로 영상자료원, 좋아하는 카페, 동네 숲, 역시 동네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이죠. 정 안되면 그냥 놀아요. 근데 저는 술 먹고 수다떨고 까불까불하는 건 운동과 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혼자 조용히 노는 걸 더 좋아해요. 제 기준에선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쓸데없는 짓들이요. 이를테면 손톱다듬기라든지 전신팩, 반신욕, 피부관리실 가기처럼 몸(외모)을 가꾸는 일? 낮잠을 자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