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in] 제 취미는 폭식입니다. 경험자님 계십니까?

사시사철 통통한 한 계약직 직장인 입니다.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 같은데, 엄마아빠 출근하시면 제일 먼저 한 일이 냉장고 열고 맛있는 반찬 주워 먹기였어요. 
계실 때 부엌을 뒤적뒤적 하면 혼나니까, 아무도 없을때 숨어서 먹는 다는게, 그 시간전까지 무의식적으로 억압된 식욕이 폭발해 폭식으로 늘 이어지고 말았답니다. 예를 들면 맛있게 생긴 건 다 ~ 먹는 식. 멸치볶음, 제육볶음, 김자반,....

부모님의 퇴근시간이 되면 혼날 것을 알면서도 그 시간 바로 전까지 먹게 되더라고요. 내 입이 급하니까요. 혼날 걸 아니까 먹을 때 더 스트레스를 받아서(그러면서도 먹어야 함)  더 폭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제 폭식의 역사를 말하자면 참 길고도 복잡한데, 그 이유는 모두 스트레스, 물리적/정신적 허기짐에서 시작한 본능적 발동이었어요. 

최근에는 진짜 배가고파서, 밤에 생라면 3개씩을 뽀사먹다가 '내가 진짜 내 맘대로 먹고있구나.' 라고 느끼며 이제는 더 이상 자책감조차 느끼지 않는 저를, 약 5년 내내 전혀 외모나 옷에 변화가 없었던 저를 발견하고 더 늦기 전에 다이어트를 해야겟다는 생각을 하고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배고픔보다 더 큰 문제는 폭식이 저에게 큰 기쁨을 준다는 데 있습니다. 

저 운동 많이 하고요,
물 하루에 2리터 넘게 마시고요
적당히 먹기도 시도해봤고요(이내 멘붕 후 폭발)
뭐 빠삭거리는 걸 좋아해서 오이로도 먹어봤지만

온갖 과자며 빵이며 분식을 와구와구 제 입에 집어넣었을때의 그 쾌감의 발끝도 못따라가요.
폭식하고 싶어요.
특히 퇴근하면 이때까지 수고한 저에게 보상을 주고 싶어서 뭔가 먹고싶어요. 아주많이요

혹시 이에 대한 해결경험자/있다면 도와줘요~
    • 저는 운동과 식이조절을 병행해 적정 체중을 만들어 놓은 다음, 운동 열심히 하고 폭식합니다. 어짜피 운동 열심히 하는데 폭식 까짓거 하면 어떻습니까.
    • 본문에도 나오지만 일반적으로 폭식의 이유는 잘못된 다이어트로 인한 섭식장애가 아닌 이상 '스트레스'가 원인이죠.
      스트레스를 풀 다른 방식을 찾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알고 계시겠지만 저녁시간대 폭식을 피하셔야 하고요.
      그 시간에 식욕을 잊게 만들, 동시에 스트레스도 해소할 무언가를 찾으셔야겠지요. 강철같은 의지로 몇 시 이후에 안먹어보겠다.. 이건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증가시키더군요.
      제 경우에는 손을 바쁘게 하는 일을 찾았어요. 그림을 그리거나 오락을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여튼 손을 움직여야 뭐든 입에 집어넣으니까요.
    • 1. 저는 무엇인가에 심하게 몰입함으로써 그 습관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면 안 되더라고요.
      2.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호사스러운 취미를 가짐으로써, '맛 없는 것들'에 집착하는 마음을 덜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냉면의 경우에는 이제 정해져 있는 몇 집 외에 다른 냉면은 잘 안 먹게 되었고요.
    • 음 아주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겠지만 취미?를 바꾸는 방법이 있어요. 건전하면서도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고, 또 거기에 익숙해질 때까지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동안 계속 많이 먹어도 상관없다면 괜찮지만 그게 싫다면 (즉 지금부터 당장 식이조절을 하며 살을 빼고 싶다면) 그 사이에 잠깐 다른 취미에 열중하는 방법이 있어요. 자신의 현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있는 쪽을 약화시키는 다른 스트레스풀이법을 찾으면 되죠. 상대적으로 돈이 많다면 쇼핑이라던가 (매니큐어 같은 작은 것이라도 말이죠. 그치만 생각보다 많이 사게 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해요.) 시간이 많다면 드라마나 게임이라던가...물론 운동으로 바꾼다면 가장 좋겠지만요...전 쇼핑이 스트레스 풀이법이었는데 재정적인 문제가 심해져서 이것 저것 여러가지 건드리면서 시간을 번 틈에 좀 나아졌어요;;
    • 먹는 게 보상이 아니라

      퇴근하고 수고한 나에게 보상으로 살, 칼로리 폭탄을 줄 순 없다!!!

      수고한 나에게 폭식 크리를 안겨줄 순 없다!!!

      등으로 마인드컨트롤 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2.맛있는 음식을 드세요. 저는 지금까지 다이어트는 남의 일이고 제 맘대로 먹으면서 살았고, 지금도 그러는데, 옛날에 마구 퍼먹던 것에 비해
      조금 나아진 게 있다면 공산품을 좀 덜 먹게 된 게 아닌가 해요. 공산품은 맛이 없거든요 :(

      어렸을때 먹고픈 것을 못 먹어서 지금도 먹을 것에 집착한다고 우기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똑같이 못 먹고 못 산 내 동생들은 돼지 아닌데;_;
      그럼 점점 케이크도 동네 빵집 케이크는 못 먹고, 과자도 슈퍼 과자는 못 먹고, 술안주도 싸구려 술집 술안주는 못 먹고....
      ...아직 빵에 대한 집착은 버리지 못했지만...그래도 퍽 나아졌어요.
    • 제가 식이장애로 고생 중인데요. 지금은 탈출했지만 오랜 고도비만의 여파는 요새도 폭식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스스로 문제라는 걸 아니까 책을 자주 찾아보지요(상담받을 자신이나 여건은 안되니까) 최근에 이런 걸 적어놨네요.

      무시, 불신, 애정결핍, 성적 학대, 심리적 학대, 표출되지 않은 분노, 슬픔, 차별, 다시 상처받지 않기 위한 보호막이야말로 과체중과 깊은 관계가 있다. 자기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에 스스로 음식으로 자학을 일삼는 것이다.(...)우리의 식사습관은 사랑의 초기 습관에 의해 형성되므로 음식과 사랑 모두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함을 이해하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어느 책인지를 안 적어 놨는데, 어쨌든 이 글귀가 제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는 분명 굶주리고 있지만, 음식으로는 채울 수 없고, 음식으로 채웠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굶주린 것 같은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저는 도서관에 가셔서 폭식 관련(다이어트 말고, 다이어트 심리 관련 서적)을 읽어보시고, 마음 다스리는 법을 공부하시길 권해드려요. 얼마 전 식욕 버리기연습 이라는 책도 새로 나왔습니다. 글이 밝고 경쾌하신데 제 답글은 너무 무겁고 어두워서 부끄럽;; 하지만 폭식은 육체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 같이 그만 먹어요 흑 먹는다고 안 행복해요...
    • 폭식의 끝은 노안(동안의 반대)과 늘어진 위뿐이더군요. 폭식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거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에요. 사랑을 하면 안먹어도 배부르잖아요. 저도 한폭식 했는데 추하게 늙기 싫어 자제하려구요. 처음엔 인스턴트 끊기 되게 힘들어요. 금연처럼요. 하지만 안먹으면 점점 안먹고 싶어져요. 전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폭식 대신 걸어요(늦은 밤은 위험하니까 노! 초저녁 퇴근 길에 걸어요) 우리 자신을 사랑해요...우리.
    • 사먹기보다 직접 요리하기도 도움돼요. 폭식 끊으면서 점점 고와지는 머릿결과 피부결 몸매를 보면 뿌듯하실거에요.
      그리고 자기가 어떤 나쁜 음식을 먹었는지 꼭 매일 기록해보세요. 그럼 뭘 먹었는지 잊어버리지 않고 눈으로 내가 먹은 걸 직접 보니까 더 자제하게 돼요.
      내가 이렇게 나쁜 걸 많이 먹었구나... 아효... 하면서요.
    • 거울앞에서 한번 드셔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예전에 제먹는모습을 거울을 통해서 본적이 있는데, 입맛이 싹 달아나더군요.
    • 저도 취미를 가지시는 걸 추천.
      뭔가 골몰할 게 있으면 밥 먹는 것도 귀찮아지죠. 배가 고프니까 마지못해 배를 채우는 식?
      사람이 딱히 할 것도 없이 있으면 입이 궁금해지는 건 당연한 거죠. 생물이란 게 그렇게 진화를 해올 수 밖에 없었으니까요.

      아 그리고 이건 사도의 길(...)이긴 한데 먹는 중간중간에 물이나 무칼로리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되는 듯요.
      전 제로콜라 중독인데 밥 한끼에 평균 두 컵 정도 마시는 것 같아요. 그럼 갑자기 중간에 입맛이 뚝 떨어져서 밥이 안 넘어가요 ㅋㅋㅋ
      • 콜라는 진짜 몸에 나쁘지 않나요? ㅠ
    • 솔직히 경험에 기인해서 말씀드리면 (판단은 책임못지고), 중독은 중독으로 막았네요. (전 여잔데) 섹스 열렬히 하고 다녔어요. 혼자 하기도 하고. 성욕과 식욕은 호환되는거같던데. 뭐 그렇게 달랬고.



      그리고 그나마 바람직한 답으론. 라면 같은거 주워드시지 마시고, 이왕 음식을 사랑할거면, 이태원가서 온갖 신기하고 호화로운 세계각국의 맛난 음식 드세요.

      전 이상하게 방구석에서 혼자 아무거나 먹으면 정말 끝도없이 들어가던데, 이런데서 분위기와 맛 즐기면,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 들더라고요. 정말정말 포!만!감!
    • 식욕버리기 연습이라는 책 괜찮았어요.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진 않지만 방향은 제시해주더라구요. india님 본인도 아시겠지만 폭식의 근본적인 원인은 스트레스에 있고 이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는 요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그 어떤 다른 대안도 폭식을 해결 해줄수 없다고 해요. 그러니깐 배가 고파서 폭식을 하는게 아니니깐 다른것을 먹어도 만족감을 채울수 없고, 달콤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을때의 어떤 만족감을 머리가 기억하고 계속 반복하고 싶어하는거죠. 왜 내가 폭식을 하고 싶어하는가 왜 내가 이 음식을 먹고 싶은가 어떤게 원인인지 그걸 어떻게 해결할수 있는지 그런걸 생각해봐도 좋을것 같아요.
    • 몇년 전 아는 선배의 msn 닉네임이 이거였어요.
      '부족한 사랑 채우는 것이 예술'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를 행복하게 해보시라는 밑도 끝도 없는 조언 해봅니다.
    • glukacs, hottie님 의견에 동감.
      제가 살이 제일 많이 빠졌고 전혀 먹지 않았을 때가..


      바로 wow를 할 때였습니다. 대신 이 땐 잠도 안 잤습니다.
    • 사실 저도 폭식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최근에 같은 고민이 있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우리 같이 이겨내 보아요.
      전 주로 아침에 폭식을 하는지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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