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라카지를 보고 온 날 새벽에 쓰는 글 (소설 올란도,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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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카지를 보고 온 날입니다. 여러 가지 생각, 잡담, 감정이 있는 글이 될 것 같군요. 어느새부터인가 듀게에도 글을 예전보다 잘 올리지 않고, 트위터도 잘 안 하게 되고, 그렇네요. 잠시 트위터에 혹했던 비청인데, 이제 바람을 청산하고 듀게에 더 몰입하고 싶을 뿐입니다. (이런 말 몇 번 한 것 같은뎅 ㅎ;) 개강 전에 이렇게 고즈넉하니 방학의 마지막을 즐기고 있는데, 좋군요. 그럼 생각, 생각, 생각을 좀 여기다 풀어놔볼까요 허허.
1. 뮤지컬 라카지 (그러고보니 조금 음...내용이 있...기는 한데...스포일러 표시...는 우선 해두긴 하겠습니다;)
라카지를 보게 된 건...음...저는 원래 뮤지컬은 안 봅니다. 연극은 보는데, 뮤지컬을 잘 안 보는 이유는...네 비싸서요; 그런데 어느 날 애인이 귀띔을 해주더라구요. 내가 어느 프랑스 영화에 관심이 많은데 그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 하더라,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누가 뮤지컬에 나오지, 무슨 내용이지 알아보니 굉장히 재미있어 보이고, 또 제가 좋아하는 정성화 씨가 나오더라구요. 평소에 궁금하던 남경주씨도 나오고요. 거미 여인의 키스라는 연극에서 몰리나 역을 했던 정성화 씨의 호연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지라 꼭 보겠노라 다짐을 했답니다. 제가 그 연극을 보고 펑펑 울었거든요. 참 재미있는 연극이었습니다. 다시 한다면 또 보러 갈 것 같아요.
어찌 되었든 그래서 뮤지컬 라카지를 봤는데...정성화 남경주 천호진 씨가 나오는 회차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도 너무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놀랄 노자였어요. 이렇게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본 작품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웬만한 코미디극보다 더 웃으며 본 것 같아요. 노래 멜로디 라인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뭐가 제일 좋았나 생각해보면 저는 대사나 연기들이 제일 좋았습니다. 연기들을 정말 누구 하나 빠지지 않게 맛깔나게 모두모두 잘 하시드라구요. 연출 자체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역시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쇼'가 재미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여기 나온 모든 연기자들의 호연이라고 봅니다. 정성화 씨는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분 팬이 될 것 같아요. 어쩌다보니 이 분이 게이 역을 맡은 것만 보게 된 것 같은데, 레미제라블 뮤지컬도 하시는데 그것도 보고 싶습니다. 아, 이렇게 저도 뮤지컬의 길로...?! ㅎㅎ
이 볼거리들과 즐거운 대사들을 뭐라고 형용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스토리 라인이 안정이 되어 있으니 개성 넘치는 드랙퀸들의 무대를 부담없이 즐겁게 볼 수 있었던 느낌도 듭니다. 정성화 씨의 엄청난 끼와 성량, 그리고 무대에서 마담 자자로 쇼를 이끌 때는 와 나도 저 무대의 일원이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정말 마담 자자 같았어요. 사실 몰리나 느낌이...많이 난다고 느껴져야 하는 것 같은데 (거미 여인의 키스에서도 여성적인 게이 역할이었거든요. 뭐 드랙퀸은 아니었지만...음....비슷한 역할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긴 해요) 의외로 그러지를 않고 마담 자자였습니다, 정말. 저 그냥 이분 팬 할래요 ㅠㅠㅠㅠㅠ 으앙
남경주 씨는 안정적이시더라구요. 안정감과 편안함이 느껴지는 게, 역시 관록인가 싶었습니다. 맞춤 양복 같았어요. 역을 여유롭게 즐기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들 역은 제가 아마 이동하 씨로 본 것 같은데...음...저랑 남친(안 좋은 이야기는 제 편을 하나라도 늘려야겠네요 ㅎㅎ;)은 나쁘진 않은데 다른 배우나 역할들에 비해 조오금 떨어진다는 생각을...ㅎㅎ...; 약간 오글거리긴 했어요. 좀 역 자체가 철이 안 난 느낌도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사실 이게 숨은 감초들이 뛰어나게 제 기능을 한 뮤지컬인데, 집사/하녀 자코브 역을 맡은 이지송 씨, 저는 정말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있었나 싶었습니다. 사랑스러운 역할이었어요. 귀엽다, 나도 데리고 있고 싶다(.../>?!) 는 느낌이었습니다. 개성 넘치는 무용수들 하나하나도 인상적이었구요. 남자 복장을 하니 다들 멋지시든데 와 힐 신고 춤추기 고생스러웠을 것 같아요.
아, 천호진 씨 이야기를 안 했군요...! 천호진씨가 여장했을 땐 진짜 뒤집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천호진씨의 카리스마에 대해 최근 듀게 게시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와, 진짜 등장할 때부터 이 요란한 라카지 안에 무게감을 던져놓으시더라구요. 그리고 멋있으세요. 중후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이분이 안 웃다 한 번 웃으니까 진짜 극의 분위기가 한결 풀리는 느낌도 들고. 배우도 확실히 보통 사람이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짧게 나오지만 임팩트가 있는 역할이었습니다..! ㅎㅎ
그 외를 좀 확인해보니 라카지 조연출의 트위터 문제가 있었던 걸 지금 체크했는데, 이건 뭐 일단 진압된 것 같네요. 역시 트위터가 요즘 좀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걸 보면 저 같은 경우 의도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줄여지고 있었는데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ㅎㅎ 뭐 알아서 잘 조절하시는 분들이야 그러실 필요도 없겠지만...
어쨌든 돈값하는 뮤지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정말 재미있었어요. 추천 꾹...! 그리고 이거 의외로 가족 뮤지컬...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약 애가 있었으면 데려갔을 듯 ㅎㅎㅎㅎ
2. 소설 올란도
올란도를 보고나서 좀 생각 중입니다. 읽을 때는 쓱쓱 재미있게 읽었는데 해석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뭐 올란도 자체가 페미니즘으로 읽으려면 얼마든지 읽을 수 있긴 한데, 저는 글 읽으면서 사실 그런 것보다도 인간 본연에 대해 질문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거에 대해서 사실 좀 고민을 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소설 올란도 자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하고 있어요. 대출해서 본지라 반납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읽은 다음의 추상적인 인상들이 정리가 안 됩니다. 읽으면서 가장 느낀 건 와 이 버지니아 울프 진짜 글 잘 쓴다였습니다. 영어를 나중에 더 잘하게 된다면 원문도 읽어야겠다 싶었어요. 어찌 그리 할 말이 많은지. 비유도 좋구요. 슥슥 풀어내는데 역시 프로작가는 뭔가 달라도 다르다 싶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요즘 간만에 소설이나 하나 쓸까! 해놓고 3p 써놓고 포기 ㅇㅇ 상태인데 말이지요.
아 그런데, 제가 영화 올란도와 소설 올란도를 비교를 약간 해보자면 저는 영화보다 소설이 훨 낫더라구요. 소설이 풀어놓는 깊이와 분위기를 영화가 못 따라가는 느낌이었어요. 틸다 스윈튼 역은 적절했던 것 같긴 한데...또 잘 이것도 모르겠네요. 영화화하기 어려운 걸 영화화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3. 요즘 듣는 노래들로 마무리
추천으로 장사익의 찔레꽃을 들었는데, 정말 좋은 노래였어요. 뭐 라이브가 아닌 녹화된 걸 들으면서 눈물이라도 흘려본 적이 없었는데, 이 노래는 마음에 와닿더라구요. 그 외에 요즘 elle varner라는 가수의 only wanna give it to you라는 곡을 즐겨 듣습니다. 신예인 것 같은데, 앞날이 아주 기대가 되어요. 노래 자체도 섹시하고 조금 리듬감도 좋구요. 가사도 마음에 들더군요.
아, 게다가 요즘에 제가 원래는 아이돌 노래는 관심도 없었는데 우연히 비스트의 아름다운 밤이야를 들었는데, 매우 좋더군요. 덕분에 비스트라는 그룹 자체에 호감까지 생길 정도였어요. 싸이의 강남스타일보다 더 제 스타일이더라구요. 좋아하는 가수인 머라이어 캐리가 triumphant라는 싱글을 냈는데 pulse remix를 즐겨 듣습니다. 이 언니 앨범 낼 것 같은데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애기들 낳고 행복해하는 모습보니 제가 괜시리 흐뭇해지네요.
그러고보니 에미넴 콘서트를 가고 싶었는데 못 갔네요. 에이 다음에 보러 가면 되겠지요. 사실 콘서트 스텝 모집할 때라도 갈까 싶긴 했었는데, 언젠가 에미넴 보러 갈 수 있겠죠 :)
간만에 제가 옛날에 듀게에 쓴 글들 보았습니다. 옛날...까지도 아니고 철없고 부끄러운 글들도 몇 개 보이는 것 같네요. ㅎㅎ 왜 항상 나는 저 때 참 성숙했다고 생각하지만 다시 보면 성숙하지 않은 걸까요. 에이, 쪽팔려 해도 뭐가 의미가 있겠어요. 그냥 좀 철이나 들자 싶네요. ㅎㅎ
보이지 않는 게시판 분들은 뭐하시는 걸까 싶은 오늘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