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을 보고 우리나라 뉴스 형식에 대해 갖는 아쉬움

뉴스룸, 이제 9화까지 나왔네요. 일요일이면 시즌1이 막을 내립니다.

(시즌2에선 제발 매기 분량을 줄이든지, 매기 역을 없애든지 용단을... 이젠 배우까지 싫어지려 해요)


뉴스룸을 보면서 우리나라 뉴스와 우리나라 뉴스를 다룬 드라마들을 떠올려봤어요.

2008년에 소리 없이 망해버렸던 <스포트 라이트> 기억 나시나요?

기획안부터 허무맹랑해서 '도대체 이 작가는 취재를 발로한 걸까'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더군요.

결과는 작가 교체, 참혹한 시청률로 막을 내려버렸죠.

(이 드라마로 미니시리즈 입봉한 김도훈 PD는 해를 품은 달로 대박을 칩니다...

반면 이기원 작가는 하얀거탑의 상승세를 못 이어가고 스포트 라이트, 제중원이 연달아 망해버렸죠)


그리고 뉴스를 떠올려 봤습니다. 낙하산 사장 밑에서 망가져버린 공정성은 그렇다 치더라도,

방송3사+종편4사+보도채널 두 곳까지 9개사가 획일적인 양식으로 뉴스를 보도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뉴스 양식에서 차이점이 부각되지 않으니까 최근에는 뉴스 세트나 CG로 승부를 보는 감이 있는데

중요한 점은 프로그램의 포맷과 내용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서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일 수도 있는데,

우리나라, 특히 지상파 채널에는 뉴스쇼 형식의 프로그램이 전무하지 않나 싶어요.

당장 <뉴스룸>만 해도 (물론 뉴스 케이블 채널이지만) 1시간 동안 다루는 꼭지가 10개 미만이죠.

물론 우리나라 케이블 뉴스채널이나 일부 종편(박종진의 <쾌도난마>라든가...)에서도 이같은 뉴스쇼를 시도하기는 하지만,

대체로 이슈 분석은 정치 현안에 치우친 감이 있고 그렇지 않으면 유명인사 인터뷰에 그치는 듯 합니다.


지상파 한 곳이 아예 메인뉴스 포맷을 갈아 엎어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 메인뉴스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한 회에 25~30개 정도의 기사가 나가는데,

10개 정도로 줄여 버리고 나머지는 단신 처리를 해버리는 거죠.

그럼 한 꼭지당 기자들이 3~4명씩 붙어서 준비해야 될 거고,

꼭 관련 인사와의 대담이 아니어도 하나 하나의 꼭지에 대한 심층 보도가 가능할 것 같아요.

지금은 기획보도나 심층보도를 보더라도 경마 중계식으로 수박 겉핥기에 그치는 느낌이 강해요.

정말 기획에 공을 들였다 싶은 보도는 보이지 않는 듯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 지상파에 이걸 바라는 건 무리겠죠.

하지만 상상은 해봅니다. 신경민 의원같은 다소 무미건조한 스타일의, 날카로운 앵커가 진행한다면 어떨까..

최일구 앵커같은 코믹하지만 할 말은 하는 앵커라면 어떻게 진행할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매기;;

      저는 설국열차도 보기 싫어질까봐 걱정됩니다 ㅎㅎ
      • 대사 치는 스타일까지 밉게 느껴지는 거면 진짜 싫은거겠죠...? ㅋㅋ
    • 매기 캐릭터가 의도한 대로 나온 건지 궁금합니다. 7화에선 짐도 좀...
      • 이렇게 허접한 러브라인은 처음 봅니다.
        아무리 10화라는 시간 동안 보여줄게 많았다지만...
        당최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고.. 모든 행동들이 이해가 안되요.
    • 뉴스쇼 형식은 MBC가 상당히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헌데 당최 우리나라에서 먹혀들질 않았죠;

      사실 원류를 따지자면 원종배 옹(...)의 KBS 뉴스파노라마(이게 무려 1982년입니다)까지 올라가구요, 그 전에 미국식 앵커맨체제를 따온 걸로는 1972년 TBC석간의 봉두완도 있죠. (MBC 뉴스데스크가 최초드립을 치기는 하는데 사실 MBC 스타일은 전형적인 당시 일본식 민방이라....)

      1994년엔 SBS가 개국 당시 8시 메인뉴스(독일 ARD의 Tagesschau랑 시간대부터 같습..쿨럭)를 들고나오며 동시에 10시에 이혜영(영화배우)을 기용한 SBS뉴스쇼를 선보이긴 했습니다. 시청률이 그럭저럭 나쁘진 않았다고는 하는데 개편에 밀려 사라졌죠.

      이후까지 뉴스쇼 형식 프로그램은 잠잠하다가 2000년에 MBC가 과감하게 도입을 한번 합니다. 기존의 뉴스와이드-굿모닝코리아로 이어지던 2시간짜리 아침뉴스를 폐지하고 굿모닝아메리카 식의 프로를 내보이죠. 이름이 "피자의 아침" 이었는데 PD와 기자가 함께 만든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네이밍 센스부터 구성 내용까지 언론들의 집중포화(?)를 맞고 ('쟤들 뭐냐'는 식으로) 사라지고 맙니다. 이후 MBC의 뉴스쇼는 일본 후지TV의 토쿠타네 형식 비슷한 "아주 특별한 아침"으로, 연성뉴스와 화제집중 6시 사이의 어정쩡한 포지셔닝에서 주부를 대상으로 살아남게 되죠.

      KBS는 MBC와 다소 다른 방식으로 뉴스쇼가 살아남았는데 그게 아침뉴스타임입니다. 이쪽에서는 그냥 과거 뉴스파노라마-생방송 전국은지금 으로 이어지던 그 포맷을 그대로 살려서 20년동안 우려먹다가 최근엔 연성뉴스로 살아남았습니다. 주부 대상 기획 연성뉴스라는 점은 MBC의 오늘아침과 같지만, 그보단 꼭지가 좀 더 타이트하게 짜여져서 뉴스 느낌이 좀 더 납니다. 지방뉴스처럼 날씨를 맨 앞으로 가져왔다는 점도 편성 고민의 흔적을 엿보는 대목이죠.

      한 가지 특기할 만한 건 엉뚱하게도 YTN에서(...) 요즘 뭔가 묘한 걸 선보이고 있다는 건데... <이슈 앤 뉴스>가 그겁니다. 낸시랭 따라해봐 사건(...) 같은 게 전부 여기서 터졌죠.;; 돌발영상만큼 화끈하진 않은데 가끔 보다 보면 진짜 재밌습니다.
      (그리고 여담으로 KBS는 9시뉴스의 심층보도 꼭지를 "뉴스 앤 이슈" 로 이름 붙였습... 쿨럭)
      • <피자의 아침>은 교양PD와 기자들 사이의 협업이 잘 안됐던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들 하더군요.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남아있는 뉴스쇼 프로그램들이 대체로 시사교양쪽에서 만드는, 보도쪽에서 만들더라도 아침 시간대에 주부층을 대상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이 특이한 듯 합니다. 하지만 미국식의 앵커 시스템은 잘 자리잡지 못하는 듯 합니다.

        그래도 <아주 특별한 아침>이 살아남아 <오늘 아침>까지 이어져오는걸 보면 한편으론 대단해요.
        막장 사건사고를 다루는 경우도 많긴 하지만, 어쨌든 주부 대상 시사 프로그램이 한때 아침마당을 뒤집고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었단걸 보면.
        (최승호PD, 한학수PD가 외주제작센터로 밀려나면서 오늘 아침 기획PD로 일한적이 있었죠. 여기서나마 비판적인 논조를 보였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YTN은 요새 출연진빨로 밀고 가는 느낌이 강하더라구요. ㅋㅋ
    • 뉴스 쇼는 아니지만 본문에서 언급하신 심층뉴스 프로그램으로는 예전에 아주 걸물인 프로가 하나 있었습니다. KBS2에서 일요일 아침마다 하던 일요뉴스타임이란 거였는데 그거 기획한 PD(기자입니다)왈 "방송국에서 버리는 시간대를 주워다 만들었다"(....)라고. 그런데 진행자가 퇴임 직전의 김준섭 앵커(상당히 명 진행자입니다. 말은 좀 어눌하지만.)인데다가 제작진도 꽤 만만찮은 사람들이어서 시청률이 그 시간대 치고는 의외로 나왔다죠[...] 아침시간에 아무도 볼 사람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패널 앉혀다 놓고 꽤나 심도깊은 이야기들이 20분 넘게 오고가기도 했습니다.
      • 대체로 일요일 아침에 시사 프로그램들이 주로 배치됐었죠.
        그것도 정치인들이 출연하는 정통 토론이나 인터뷰 형태의 시청률 나오지 않는 프로그램들 말이죠.
        MBC에서도 한때 일요일 8시에 토론 프로그램을 배치한 적도 있었고, 최근까지 <뉴스와 인터뷰>라는 프로그램도 했었는데 잘 안됐던 기억이 납니다.
        그나마 한수진 앵커를 내세웠던 SBS의 선데이 클릭이란 프로그램이 오래 가긴 했지만 이 프로그램도 전형적인 인터뷰 프로그램이라..
        • 사실... 그리고 일요뉴스타임 때는 그때 잘나가던 최송현씨의 뉴스 진행 모습도 나왔죠. (....) 정말 PD가 참 뭔가 펀치가 있었다 싶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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