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같은 작사능력을 가지고 있는 소녀감성 50대 아저씨의 가사들

AKB48의 프로듀서 겸 작사가를 맡고 있는 아키모토 야스시(57세)입니다.  이제 곧 60이 다되어가는 아저씨 오브 아저씨인데도,  이 아저씨의 소녀감성은 저를 깜짝 놀라게 만들어요.

며칠전에 본 가사인데, 이번 주말에 그룹을 탈퇴하는 멤버에게 전하는 졸업송이에요.

 

-꿈의 강-

 

(solo) 여기는 어디인걸까? 하늘을 올려다보며 찾는 별/ 나 어느샌가 혼자 떨어지게 되어버렸어

 

아무것도 무서워하지마, 비록 떨어지더라도 계속 계속/ 모두 변함없이 곁에 있을테니까!

 

(solo) 꿈의 강을 건너 온 배가 조용히 물가에 도착한 새볔녘 / 처음인 대지에 다리를 한걸음 지금 내딛는거야!

(중략)

(solo) 꿈이 이루어지면 맞으러 갈게!

 

-노래랑 같이 들으면 발라드라 그런지 슬픔이 더 하는데, 가사만 놓고봐도 정말 대단해요.

그룹으로 7년가까이 활동한 아이가 탈퇴하고 솔로로 다시 연예계에 내딛는 걸 저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요.

 

 

이 아저씨가 쓴 가사들은 정말로 10대스러운/혹은 추억속의 10대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 몇 장이나 사진을 찍어도 중요한 건 남지않아. 싸워서 한마디도 안했던 그 애랑 어째서인지 어깨동무를 했어.  (Give Me Five! - 졸업관련 송)

- 너랑 약속을 잊어버린게 아니라, 농구부 연습으로 늦어버린거야. 여자친구가 기다리고 있어서,라고 말을 꺼낼 순 없잖아? (청춘의 랩타임)

- 복도에서 뒤쫓아가서 사랑하는 그에게 첫사랑 대쉬! 앞을 달려가다 뒤를 돌아봐, 한순간만이라도 독점하고 싶어 (첫사랑 대쉬)

- 하늘에 비행기구름. 하얗게 펼쳐진 선이여, 누구의 추억을 남기는거니? 뒤돌아 볼 여유도 없이.. (비행기구름)

- 부활동 끝나는 길 방심하고 있었어. 땀에 젖은 체육복을 입고 상점가에서 산 고로케, 후후 불며 한입 가득.

  갑자기 누가 불러서 뒤 돌아 본 그 순간. 오 마이 갓! 어머 어머 짝사랑중인 너가 있었어, 하필 이런 상황에서.

  귀여운 나로 만나고 싶었는데 (오 마이 갓)

 

특히 2번째는 노래를 들을때마다 스포츠머리를 한 농구부 남자애가 동아리 활동이 끝나고 여자친구를 향해 허겁지겁 달려가는 장면이 떠올라서 웃음이나요ㅋㅋ

3번째 노래는 제가 저런 적이 있어서 맨 처음 들었을때 놀랐어요. 옆반 여자애를 짝사랑했었는데 얼굴이라도 한번 보겠다고 걔 앞을 걸어가다 친구가 부른것처럼 뒤돌아보곤 했었거든요. 

 

 

 

하지만 제가 최근에 좋아하는 가사는 seventeen. 이 노래는 딱 아저씨의 시점이기는 해도, 노래 제목같이 17세의 두 사람이 떠오르는 노래에요.

 

- 너네 집이 하던 양조장은 편의점이 되어버렸네. 가게 안을 엿보니 계산대에 너가 서 있었어. 

 스타일리스트가 되는게 꿈이라 옛날에 말해줬었지, 생각대로 되지 않았어도 행복해보이네. 안심했어

 결혼했다고 들었어. 좋아한다고 말하는게 너무 늦어버렸네.  아이도 있다고 들었어. 고백도 하기전에, 잘 가 청춘.

    • 본문 재미나게 읽다 태그에서 빵 터졌네요. 세라복은 벗기지 말아요 라니.. 노래 들어보고 싶네요
      • 80년대 오냥코클럽이 부른 세라복을 벗기지 말아요, 라는 노래가 있어요ㅋㅋ
        친구들보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지만 무서우니 세라복은 벗기지 말라는 내용이죠ㅋㅋㅋ

        비슷한 시기에 나온 미소라 히바리의 노래에서는 굽이진 길, 평평한 길 뒤돌아 보면 전부 인생이라며
        흐르는 강물처럼 세월은 흐르고 있다는 교과서에 실린 가사를 써서 대비가 신선(?)한 느낌ㅋㅋㅋ
    • 하지만 비즈니스 감성은 100살도 더 먹은 너구리 -_-
      • 저 사람이 조언을 해준다면 무슨 사업이든 성공하겠죠?ㅋㅋ
    • 특별히 감성이 뛰어나다기보다 일본대중가요가사에서 흔히 볼수있는 패턴인데
      이렇게 한국말로 바꿔놓고 보니 굉장히 신선하네요.
      확실히 한국가요에 비해 묘사의 디테일이 뛰어나고 스토리성있는 곡들이 많다는 느낌이 있어요.
      생각해보니 AKB노래를 제대로 들어본적은 없지만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면 어느새 흥얼거리고는 있죠 ㅋ
      한국의 후크송만큼은 아니지만 어디나 아이돌노래는 중독성 쇼부랄까 ^^;;
    • 아저씨가 저런 가사를...고스트 라이터가 있는건 아니겠죠.
    • 아키모토 야스시.. 90년대 초반 당시에도, 일본 잡지 "명성"의 부록인 당대 일본 히트곡 들의 악보 및 가사 등이 들어있는 것에도 작시자로 이름이 자주 보이시던.. 뭐.. 일본의 날리는 작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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