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가 집권하면 왜 자살과 살인이 급증하는가.

원제는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 입니다.
제임스 길리건이란 미국 정신의학자가 쓴 책인데 요즘 빈번하게 일어나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범죄 기사들을 보며 다시 한번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시작은 이렇습니다.
미국에서 폭력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정신의학자인 저자는 통계를 분석하다 갸우뚱하게 됩니다.  
저자가 분석한 데이터들은 미국 정부가 매년 공식적으로 펴낸 살인율과 자살율 통계였는데 1900년부터 2007년까지의 공식 통계를 분석하다 갸우뚱.

갸우뚱한 이유의 첫번째는.
1900년부터 2007년 사이의 공식 통계에서 살인율과 자살율의 증가나 감소가 함께 움직였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살인율과 자살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시기와 감소하는 시기가 번갈아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발견하게 됩니다.
살인율과 자살율이 급증한 시기는 총 세번인데 모두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집권한 시기와 겹친다는 것을.
반대로 급감하는 세번의 시기는 민주당 대통령 집권 시기와 겹친다는 것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조사를 하니.
미국 전체 폭력 치사(저자는 살인과 자살을 합쳐 폭력 치사라고 부릅니다)는 공화당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늘기 시작해 임기 말쯤 최고점에 도달합니다.
그런데 민주당 대통령이 취임하면 폭력 치사가 줄기 시작해 임기 말쯤 최저점에 도달합니다.

연구 결과를 아주 간단히 요악하면.
공화당 대통령 집권기에는 살인과 자살이 훨씬 더 많이 일어났고.
민주당 대통령 집권기에는 살인과 자살이 훨씬 덜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정권 교체 외에도 다른 수많은 요인들이 사회 현상에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저자는 이것들을 간과하지 않았고 이것들을 대입시켜 보아도 자신이 내린 결론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아래는 책에 나온 그래프를 스캔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럴까요.
저자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공화당이 추구하는 정책은 사람들을 강력한 수치심과 모욕감에 노출시키기 쉬운 정책입니다.  
열등감과 패배감을 조장하고 타인을 무시하고 경멸하도록 부추기고 불평등을 찬미하는 문화를 숭상하고 말입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상실했을 때(가장 쉬운 예가 바로 해고입니다) 극도의 수치심과 모욕감을 경험합니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수치심과 모욕감이 팽배한 사회에서는 폭력 치사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입니다.

예외는 딱 두번이 있습니다.
공화당 출신의 아이젠하워와 민주당 출신의 카터.
하지만 이 경우 아이젠하워는 민주당스러운 정책을 펼쳤고 카터는 공화당스러운 정책을 펼쳤습니다.

저자는 자살과 살인의 범인으로 불평등을 지목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실업. 불황. 불평등이란 서로 관련된 경제 변수 세가지가 폭력 치사의 위험 요인이라 판단을 하고 그 근거로 다른 이들의 연구 결과들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질문을 던집니다.
왜 불평등은 공화당 때 커지고 민주당 때는 줄어드는가. 
이것에 대해서는 두명의 대통령의 견해를 통해 그 차이를 알 수가 있습니다.

"진보의 성패는 많이 가진 사람의 풍요에 우리가 더 얹어주는가의 여부가 아니라 너무 적게 가진 사람에게 우리가 충분히 베풀어주는가 여부에 달렸다" 
- 루즈벨트 대통령(민주당)

"우리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미국을 보고 싶어 하는 당이다" 
- 레이건 대통령(공화당)

루즈벨트의 발언으로 대표되는 민주당은 불평등을 줄이려는 경제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최소한 말입니다.
반면 공화당은 부자 감세. 복지 축소. 기업에 대한 규제 축소 등의 경제 정책으로 불평등을 심화하고 부자들이 지속적으로 이득을 보는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저자는 폭력을 연구한 정신의학자답게 폭력 뒤에 숨어 있는 수치심에 대한 설명도 합니다.
살인을 저지르고 감옥에 온 사람들에게 왜 다른 사람을 해치고 심지어 살인까지 했느냐고 물었을 때 저자가 들은 답변은 놀랄 정도로 비슷했다고 합니다.
"병X 취급을 당했다" 는 것입니다.

영어로 폭력 행위를 묘사할 때 주로 사용되는 단어로 "assault(폭행)"와 "injury(부상)" 가 있습니다.
여기서 assault는 insult(모욕)와 같은 라틴어 뿌리에서 왔습니다.
injury 역시 모욕을 뜻하는 라틴어 iniuria에서 왔고.

물론 수치심을 느끼는 대부분의 사람은 심각한 폭력 행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치심이 폭력을 낳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즉.  수치심이 폭력적인 행동을 불러 일으키는 충분 동인은 아니지만 필요 동인이라 저자는 주장합니다.
참고로.
수치심을 연구한 실반 톰킨스라는 심리학자는 수치심은 우파 정치의 가치관과 이념을 움직이고 지배하는 핵심 정서고 죄의식은 좌파 정치를 움직이는 핵심 정서라 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주로 다룬 내용은 아니지만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교육에 대한 것입니다.
빈민가의 실업과 폭력 범죄에 대한 연구를 거론하며 이런 연구 결과를 인용합니다.

"심각한 폭력 범죄에 관여하는 남자의 비율에서 흑인과 백인의 차이를 비교하면 11세 때만 하더라도 거의 같은데 청소년 시기의 후반으로 가면 흑백 비율이 3:2가 되고 
이십대 후반에는 거의 4:1로 격차가 벌어진다.  하지만 직장이 있는 흑인과 백인 남자를 비교했을 때 21세까지는 두 집단이 보이는 폭력 양상에서 의미심장한 차이가 없었다.
...  
결국 폭력 행동의 인종별 차이를 만들어내는 주된 원인은 실업이다."

또 하나는 자신이 경험한 예입니다.
저자는 70년대와 80년대에 하버드에서 법정신의학연구소 소장을 맡은 경력이 있는데 연구소장 자격으로 교도소 정신병원의 의료국장으로 있으면서 매사추세츠 주 
교정 당국이 관장하는 주내의 모든 교도소 정신 건강 서비스를 감독하게 됩니다.  
당시 주된 책임은 교도소 안에서 자살과 살인 같은 폭력이라는 전염병(뒤늦게 거론하지만 저자는 폭력을 전염병이라 칭합니다)을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해 저자는 동료들과 함께 수감자들이 받을 수 있는 재활 치료 프로그램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을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재범을 예방하는 데 100% 확실한 효과를 
보인 프로그램은 단 하나.  바로 교도소 내에서 학위를 따는 것이었습니다.
보스턴 교수들은 25년 동안 자원봉사로 주내에 있는 교도소들에서 대학 과정 수업을 가르쳤는데 이 기간동안 학사 학위 이상을 딴 2-300여명의 수감자들은 단 한명도 
범죄를 다시 저질러 교도소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는 다른 지역의 교도소도 마찬가지였고 기간을 30년으로 늘렸을 때는 단 두명의 재범자가 나왔습니다.

물론 이들은 다른 재소자들에 비해 의욕이 넘쳤고 이미 교육 수준이 높았다는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저지른 죄는 살인. 강간처럼 강력 범죄였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고스란히 우리나라 상황에 적용하는 당연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지속적으로 거론하는 공화당스러운 정책이런 것 말입니다.
100% 치환되지는 않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자유주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짧게 설명한 부자 감세. 복지 축소. 기업에 대한 규제 축소 등의 경제 정책으로 불평등을 심화하고 부자들이 지속적으로 이득을 보는 정책 말입니다.

그리고.
앞서 미국 전체 폭력 치사는 공화당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늘기 시작해 임기 말쯤 최고점에 도달한다고 했잖아요.
요즘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문제의 사건들이 일어나는 시기는 공교롭게도 가카의 임기말입니다.  -_-;;

범죄에서 개인의 잘못은 고스란히 못본 척하고 모든 것을 사회 현상이나 정치 탓으로 돌릴 생각은 없습니다.
불평등이 아무리 심화되고 실업율이 치솟고 그로 인해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낀다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폭력을 저지르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개인의 잘못.  그 개인 자체가 원인이라고만 치부하기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너무나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투표를 잘하자 입니다..

@ drlinus
    •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 통계도 궁금하네요. 갑자기 22명의 쌍용자동차 해고자들과 가족들의 자살도 생각이 나고요.
      그런데, 수치심이 범죄의 원인이 될 수 있단 건 알겠지만 또한 우파 정서의 핵심이 된단 건 뭘까요? 혹시 보충설명을 해주실 수 있을지요.
      • 정신역학으로 보았을 때 수치심은 "자기 앞가림"을 할 줄 아는 능동적이고 자립적이고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성인과는 정반대로 남에게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싶어 하는 수동적이고 의존적이고 유치하고 - 특히 남자들 눈에는 - "여자 같은 것"으로 보일 수 있는 부끄러운 소망을 억누르는 동기로 작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상호 의존적이죠. 타인이나 사회로부터 도움과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면 그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다시 힘을 내고 출발할 동기를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이건 내가 못나고 나약한 증거라고 잘못된 규정을 하며 스스로를 모욕하고 부정하고 질책합니다. 그리고 타인을 그렇게 바라보고. 이러한 프로세스에서 수치심은 우파적인 정치.경제적 태도와 가치관을 자극할 수 있겠죠. 수치심에 휘둘리는 사람에게 복지에 기대는 의존성은 동정의 여지가 없으며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이고 꾸짖어야 하고 뭐 그런 것들 말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개혁안에 찬성하는 민주당 정치인들을 죽이겠다는 협박들이 있었는데 저자는 이것들을 수치의 심리가 얼마나 중증이고 심각하게 드러난 것인지에 대한 예로 설명하더군요.

        공화당은 늘 작은 정부를 표방합니다.
        말이 좋아 작은 정부지 정부가 해야할 각종 복지 정책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이라 할 수 있죠.
        그리고 이것의 근간에는 바로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타인이나 사회로부터 도움이나 지원을 받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좀 거칠게 표현했습니다만)라는 기본 정서가 있다고 생각하고 공화당이 가진 기본 가치관엔 이것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구체적인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잘 이해가 되었습니다.
          수치심이 남자들에게 더 연관되어 있는 정서란 생각이 드는데요, 특히 한국남자와 말입니다. 그렇게 분석하면 또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도 같고요.
    • 흥미롭네요. 부의 재분배, 그러니까 복지가 우선적인 나라들에서는 어떤 통계가 나올런지도 궁금해져요. 이를테면 북유럽국가들 같은.
      • 북유럽만 따로 연구한 것은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연구들은 있습니다. (시간이 되면 저도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세계은행의 지원을 받아 불평등과 - 자살을 포함한 - 폭력 범죄의 관계를 조사한 2002년 연구가 있습니다. 파블로 파즌질베르, 대니얼 레더먼, 노먼 로아이자가 쓴 "불평등과 폭력범죄"라는 것인데요.
        총 39개국에서 소득 불평등과 GDP라는 관련 경제 변수와 살인율의 관계를 분석했는데 한 국가 안에서도, 국가와 국가를 비교했을 때도 살인율은 소득 불평등에 정비례하고 GDP에 반비례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 통계 수치는 불평등이 폭력 범죄를 일으키지 그 반대가 아니라는 것. 실업율이 내려가고 GDP가 올라가면 절대적, 상대적 빈곤도 모두 줄어들었고 이런 두가지 변화가 살인율을 낮추는 데 모두 기여한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리고 소득 불평등과 폭력 범죄의 관계를 분석한 칭치 시에와 메러디스 푸의 연구도 있는데 여기서는 34개국을 분석했는데 절대적 빈곤과 소득 불평등은 모든 나라에서 살인과 맺는 연관성이 상당히 높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자살과 실업의 관계는 많은 연구가 있어 왔고 그 연관성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사회과학자들 사이에서 대체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살인과 실업의 관계 역시 자살과 실업의 관계만큼 일관성을 보여주지는 못하더라도 역시 강력한 연관성이 있음을 많은 연구가 보여줍니다.
      • 이런 데이터들이 있네요.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ccc?key=0AonYZs4MzlZbdEFKenJZdUd4WE9HYlVfSE8yc19QclE#gid=0
    • 미국식 자본주의 성격을 생각하면 저 통계는 자연스럽지요. 그런데 통계의 함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OECD 국가에서 자살률 1위지만, 이 통계에 집권당과 연관성을 대입시키면 본문글의 논리가 다소 어색해집니다.

      http://blog.naver.com/gksthfah96?Redirect=Log&logNo=60127674508

      통계만 보면 2006년에서 2007년 사이에 자살자가 갑자기 확 늡니다. 2008년에서 다소 줄었다가 2009년 다시 확 늘어난 뒤 2010년에 2007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가죠.
      • 우리나라를 미국처럼 집권당에 대입하기에는 당연히 무리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신자유주의 정부(물론 현정부와 완전히 동일한 선상에 놓을 수는 없습니다만)에 더 가까웠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김대중 정부는 IMF 이후였다는 점과 노무현 정부는 초기와 후기가 많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배와 복지를 우선한 정권이라 부르기엔 매우 아쉬운 정책들을 펼쳤다고 생각하거든요.
        • 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아쉽긴 하지만 본격적으로 분배와 복지를 추진하기에는
          지지기반이나 언론 등등 여러 여건이 쉽지 않았지 않나 싶습니다. 지향했던 바는 분명 분배와 복지라고 봅니다.
    • 길리건이라는 성이 친숙하다 했더니 캐롤 길리건 교수 남편이군요.

      두 가지 궁금한 점은
      - 그러니까 분배의 불평등에 기인한 shame을 범죄의 중요한 요인으로 볼 때, 절대적인 경제수준은 어떤 영향을 미치나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불평등은 비슷하게 유지되거나 악화되지만 절대적인 경제수준은 향상된다고 할 때요.
      - 미국 전체로 볼 때의 통계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만, 뉴욕시의 경우 줄리아니 시장의 소위 범죄와의 전쟁은 살인을 비롯한 범죄 발생률 감소에 큰 기여를 했다고 게 일반적인 이해인데요 (뉴욕시 살인 관련 통계를 따로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자살은 몰라도 살인에 대한 대책으로 이런 범죄와의 전쟁, 즉 공화당쪽과 가까운 정책기조가 효과를 발휘하기도 하는 것 아닐까요.
      • 절대적인 경제수준은 큰 맥락에서 볼 때 영향이 없을 것 같아요.
        극단적인 예를들어 연소득으로 보자면 방글라데시의 중간계급이 미국의 하류층보다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 http://blog.daum.net/youngleadersacademy/93 요약본

        스티븐 레빗은 괴짜경제학 ㅡ 프리코노믹스에서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낙태야 말로 범죄발생율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낙태는 주로 저소득층에서 원치 않는 임신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즉 불평등의 심화를 막을 수 있게된다는 거죠.
        그 결과 자라서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계층의 증가를 줄여서 범죄율이 떨어진다는 건데
        그렇다고 범죄율 줄이기 위해서 낙태를 허용하라고 하는 건 좀 무리고 오히려 본문에서도 말 하듯 불평등이 심화되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하겠죠
      • 그리고 줄리아니 시절의 뉴욕 강력범죄 감소율이 같은 시기 미국의 다른 대도시보다 더 급격하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 - 말씀하신 바를 제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일 수 있는데요.
        불평등은 비슷하게 유지되거나 악화되지만 절대적인 경제 수준이 향상되는 경우로 어떤 예를 들 수 있는 지. 그리고 그런 현상이 명확한 국가가 어디인 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1인당 국민총생산은 늘어났지만 소득이나 재산 불평등은 개선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일까요?

        - 1969년 닉슨은 범죄와의 전쟁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범죄와의 전쟁. 구체적으로는 마약과의 전쟁입니다.
        닉슨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미국의 수감율은 무려 7배가 증가합니다. 이 과정에서 흑인이나 백인은 비슷하게 관련법을 어긴다는 연구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흑인만 훨씬 많이 투옥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투옥된 이들은 마약 카르텔이니 뭐니 하는 조직범죄자들보다 마약을 구매하고 복용한 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공화당은 사회.경제적 스트레스와 중압감의 수준을 높여 자살과 살인율을 높이는 정책을 옹호하고 펼치면서 경제발전과 번영. 그리고 치안 등을 민주당보다 자신들이 더 잘한다고 주장을 하지만 항상 실패합니다.
        그런데 이 실패 때문에 선거에서 이깁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죠. 미국의 범죄는 공화당에게 공짜로 주어진 선물이라고.

        공화당의 이미지는 강하고 범죄에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것이고 민주당은 미온적이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실제 공화당은 범죄자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자신들이 선거에서 그것을 무기로 삼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그들은 늘 실패합니다. 그리고 또 그 실패 때문에 선거에서 이깁니다. -_-;;

        범죄와의 전쟁은 정말 범죄 발생율을 감소시킬까요?
        앞서 닉슨의 예로 잠깐 말씀드렸지만 마약과 관련된 폭력은 주로 마약상들과 갱단 사이에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지 마약을 복용한 사람이 저지르는 폭력은 매우 적습니다.
        마약 중독자가 중독을 극복하는 데는 감옥에 가두는 것보다 약물 남용 치료를 하는 것이 훨씬 치료 효과가 높을뿐만 아니라 투옥보다 비용이 훨씬 싸게 먹힌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은 이쪽을 선택하지 않죠. 마약. 범죄와 항상 전쟁을 벌이겠다고 하죠. 그리고 실제 잡아들이는 이들의 대부분은 마약상이나 갱단이 아닙니다.

        공화당이 한다는 폭력 예방이니 범죄와의 전쟁과 공화당이 실제로 하는 일 즉 폭력을 유발시키는 일은 앞뒤가 전혀 맞지가 않습니다.
        폭력을 유발시킬 수 있는 요인들은 그대로 두면서(총기 규제 문제가 좋은 예죠) 범죄와의 전쟁을 벌인다고 말하고 늘상 우리는 범죄에 단호하다고 말하는 건 말 그대로 모순이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 전략으로 공화당은 승리를 하곤 합니다.

        소위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면 당연히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수감율은 살인율을 낮추는데 큰 효과가 없습니다.
        미국의 수감율이 10만명당 100명 수준을 유지했던 1970년대 살인율은 10만명당 8.3명이었습니다.
        15년뒤인 1985년 수감율은 두배로 늘었지만 살인율은 여전히 8.3명이었습니다.
        다시 11년이 지난 1996년엔 수감율이 다시 두배로 뛰어 10만명당 400명이 되었지만 살인율은 여전히 8.3명이었습니다.
        27년이란 기간동안 수감율을 두배, 네배로 높였어도 살인율은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살인율을 8명 아래로 떨어뜨린 때가 바로 클린턴 정부 시절입니다.
        그리고 재임 마지막해인 2000년에는 살인율을 6.4명까지 떨어뜨립니다.
        참고로 이후 부시가 집권하면서 수감율은 계속 증가하고 살인율 역시 증가합니다.

        말씀하신 줄리아니 시장의 경우. 경미한 범죄에 더 엄격하게 대처하겠다고까지 말했던 줄리아니 시장의 재임 시기는 클린턴의 재임 시기와 거의 비슷합니다.
        그리고 이 시기 뉴욕을 포함한 미국 전역에서 자살율과 살인율이 줄어듭니다.
        줄리아니와 정반대의 정책을 펼친 대도시도 당연 많았는데 이곳들 역시 뉴욕처럼 자살율과 살인율이 줄어듭니다.
        클린턴 재임 기간 미국의 주요 25개 대도시는 하나같이 극적으로 자살율과 살인율이 떨어지고 앞서 말씀드린대로 줄리아니 시장의 재임 기간은 이 시기와 거의 겹칩니다.

        일례로.
        샌디에이고의 경우 뉴욕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살인율이 떨어졌지만 이곳 경찰은 시민을 엄단하지 않고 지역 범죄 감시 조직을 만들어 시민과 협조 관계를 맺으며 시민을 협력자로 끌어들이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또한 당시 뉴욕의 살인율 감소는 비율로 따지면 대도시 중 가장 컸지만 뉴욕의 살인율은 이전 35년동안 가장 높은 편에 들었습니다.
        줄리아니 시장의 범죄와의 전쟁에 관한 대대적인 홍보는 분명 성공을 거두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대도시들과의 비교. 그리고 미국 전역까지 확대를 해보면 클린턴 재임 시기라는 변수가 더 크지 않았을까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새누리당의 최근 발언에 대한 명백하고도 신나는(?) 반박이 되겠군요.
      감사합니다.
      • 그런데 최근 새누리당도 표면상으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외친다는게 문제죠.
    • 곁다리이기는 한데 제가 읽은 '살인의 심리학'에서는 살인의 대부분은 성, 즉 자신의 유전자를
      이어나가는 것이 어려워지거나 더 쉬워지게 하려는 의도로 많이 벌어진다고 하더군요.
      -덱스터 같은 연쇄살인마에 의한 살인은 극소수라 하더군요.

      말씀하신 수치심도 연상을 이어나가다 보면 하나의 가정을 안정적으로 이루고 유전자를
      퍼뜨리는 기회가 박탈되는 것으로 이해해도 두 이야기가 어색하지는 않을듯 하기는 합니다.
    • 그 와중에 이한구는 민통당이 박정희 욕하는데 시간 보내니 국민이 짜증나서 묻지마 범죄가 일어난다 드립ㅋㅋㅋㅋ
      교수까지 했다는 사람이 초딩보다 못한 논리를 펼치고 있으니 짜증이 나죠.
      • 프런티어 타임즈란덴 어떤 곳인지 이한구 의원 발언을 지지하는 사설을 실었네요.



        http://frontiertimes.co.kr/news/htmls/2012/08/2012082490508.html
    • 이런 성실한 책소개.. 너무 좋아요~~ ♥♥
      예스24로 직행 주문넣었어요. ^^
      • 저도♥ 아니 이런 매력터지는 글이♥
    • 좋은 글 감사합니다.
      트윗에 링크 좀 걸어도 될까요? ㅎㅎ
    • 찾아보니 동네 도서관에 있네요. 오늘 퇴근 길에 당장 빌려야겠어요.
    • 이책저도 읽었는데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하더군요. 무조건

      추천 입니다!
    • 최근에 듀게에서 본 글 중에 가장 흥미있는 글이군요. 저도 책 주문 넣었습니다. ^_^
    • 평등이 답이다-불평등이 만악의 근원이므로. 라는 책과 같은 맥락이네요. 감사. 저도 주문요^^.
      인간 행동의 핵심 동기 중 하나가 인정이라지요. 인정받거나 인정받지 못하거나.
    • 좋아요!

      책도 장바구니로...ㅎ
    • 오랜만에 듀게에서 차곡차곡 내실있는 글을 접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나만,우리만 잘살면 돼..라는 정치분위기가 사회의 시스템과 구성원들에 전염시키는 해악에 대해 계속 우려해오고 있는데 같은 맥락인거 같고 공감이 됐습니다.

      정치세력에서의 수치심,죄의식을 개인단위로 본다면 자존감의 유무와도 왠지 관련이 있을거 같습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주문!
    • 저도 주문. 소개 감사합니다.
    • 묻지마살인이 많아진 요즘 많이 고민하던 부분이고 제 생각과 비슷한 부분도 많아 흥미롭네요.
    • 그러니까 우리 12월달에 제대로된 투표하자구요. 그네 언니, 보고 있나?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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