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노래, 나쁜 노래, 이상한 노래



번화가에 나갔는데, 뭔가 공기가 이상하리만치 차분하더군요

후덥지근하고, 멍멍하고, 시끄럽기도 덜 시끄럽게 느껴지고... 정말 태풍이 오긴 오려나 보다 싶습니다

모두가 한 주를 무사히 넘기길 바라며, 흉흉한 기분을 떨칠 가벼운 노래 몇 곡 같이 들읍시다

가사에 격한 표현들이 섞여 있으니 성인 이하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1. 좋은 노래


엔딩 크레딧에, 2010년 현재 뉴질랜드에선 420 커플 이상이 담배와 관련된 문제로 깨지고 있다-고 합니다.

본격 금연 권장송. 담배를 줄입시다, 담배는 연인을 헤어지게 합니다.





건 그냥 담배야, 해로워 봤자 얼마나 해롭다고 그래

-자기, 날 사랑한다며. 내가 싫다는데 그냥 안 면 안 돼?

이건 그냥 담배잖아, 자기도 맨날 피면서

-그거랑 이건 다르지, 난 멋으로 피는 게 아니라고


-그건 그냥 담배지, 하지만 자기의 예쁜 폐를 망가뜨린다

/일주일에 두 번 밖에 안 피는데 그럴 확률이 얼마나 되겠어

-그건 담배라고, 곧 두 번이 열 번 될 걸

/자기, 나 못 믿어? 난 마음만 먹으면 바로 끊을 수 있어


이건 그냥 담배야, 고작해야 말보로 라이트라고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렇게 싸우면서까지 피울 가치가 있어?

그냥 담배잖아, 제이미 리도 핀다고

-그 여자 곧 골로 갈 거야, 셋 셀 때까지 끄지 않으면 나도 몰라


그냥 담배잖아, 한 번 피워보지도 못 해? (그냥 담배지, 한 번이 열 번 된다고)

일주일에 두 번 피는 걸로 폐암에 걸릴 확률은 아주 낮아 (몸이 망가진다고, 그때 가서 후회해도 늦어)

이건 그냥 담배야, 그래도 싫다면 유감이야 (이건 그냥 담배지, 나중엔 입에 댄 게 유감일걸)

근데 자기, 나 못 믿어? 난 마음만 먹으면 바로 끊을 수 있어






2. 나쁜 노래


공식 게이 뮤지션이 부릅니다 '예수님은 게이를 증오하심'





나는 태어나던 날부터 나 자신이 불편했지

당신들 눈에 담긴 검은 심연을 흘깃 봤을 때부터 그랬어

인간의 힘으로 이 혼돈을 타개할 방도는 아무것도 없어

이건 오직 우릴 내려다보시는 조물주께 비는 수밖에 없다고


감히 내 삶을 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지금껏 거짓을 진실로 믿고 있었던 거야

평생 속아왔다는 걸 깨닫고 변화하는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 마법과도 같은 일

나같은 사내를 충분히 서글프게 할만큼...


당신들은 내게 말했지

-예수님께선 동성애 코드를 불편해 하신단다, 아들아

어릴 때부터 너에게 말해주었잖니

그건 마치 시트콤이나 소아성애자, 겁쟁이들

삼색콩 샐러드, 멍청한 주차 안내 요원만큼이나 나쁜 거야

우리가 사회 전반에 대항하여 벌이는 이 싸움에서 승리하면

네 눈을 가리던 장막이 걷히고, 마침내 너도 보게 될 거야


그 꼴을 하고 전세계를 행군하는 것 자체가 네가 오만을 저지른 대가가 아닐까

그 꼴을 볼 때마다 내 두뇌가 녹아 젤리로 변할 것 같아

분노와 경악으로 구역질이 날 것만 같은 기분이야

이러다간 나 정말 범죄라도 저지르지 싶어


는 내게 말하지

-예수는 호모들을 싫어한단다, 아들아

니가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말했잖니

그 분께선 능히 싫어하지 못하실 게 없단다

마약쟁이들, 빨간 차, 유대놈들

손이 굼뜬 우체국 직원,

오줌 싼 뒤 오한, 지역 뉴스같은 것들도 말이다

우리가 사회 전반에 대한 이 싸움에서 승리하는 날

봉사가 눈을 뜨듯 네 눈이 뜨이고, 마침내 너도 깨닫게 될 거다


-예수님께선 게이 자식들을 증오하신단다, 얘야

어릴 때부터 줄곧 말해주었잖니

그 분께서 깜둥이, 라틴놈, 인디언, 유대인들을 가만 내버려두셔도 괜찮겠니?

제 마누라도 간수 못하는 

찌질이, 겁쟁이, 대머리 반푼이들 말이다

우리가 사회에 대항해 승리를 쟁취하는 날

마침내 네가 장님이었다는 걸 깨닫고 진실을 보게 될 거야



2.1 - 릴리 앨런이라면 이렇게 대답했겠지요






자세히 봐봐, 네 그 코딱지만 한 마음 속을...

아니, 진짜 제대로 들여다보라고

그 안에 감춰놓은 너의 증오심은 말야

배울 점이라곤 눈꼽만큼도 없고 역겹고 짜증나

뭐라 그랬더라,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그랬던가?

음, 내 생각에 넌 그냥 악마같애

넌 나같은 보통 사람도 수용하지 못하는 인종차별주의자야

니 세계관은 중세 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엿이나 먹어, 엿이나 아주 많이 쳐드세요

니 행동거지도 역겹고, 너랑 같이 다니는 애들도 짜증나니까

제발 가까이 좀 오지 말라고

엿이나 먹어, 엿이나 아주 많이 쳐드세요

뭐라는지 니 말은 하나도 못 알아 듣겠거든?

내가 무지 바쁘거든?

제발 아는 척 좀 하지 말라고


너 그렇게 쪼잔하게 굴면 기분이 상쾌해지니?

니 애비가 그렇게 가르쳤니? 하는 짓을 보니 딱 그러네

그래봤자 누가 좋아한다고

너 정말, 정말 그렇게 증오로 가득 찬 삶을 사는 게 좋니?

니 영혼이 있어야 할 자리엔 커다란 구멍만 뚫려 있고

넌 좀 제정신이 아닌 거 같은데

취향 참 독특하다, 얘


엿이나 먹어, 엿이나 아주 많이 쳐드세요

니 행동거지도 역겹고, 너랑 같이 다니는 애들도 짜증나니까

제발 가까이 좀 오지 말라고

엿이나 먹어, 엿이나 아주 많이 쳐드세요

얘 지금 뭐래니?

늦었는데 씻고 자라

제발 아는 척 좀 하지 말라고


넌 우리가 전쟁에나 나가버렸으면 좋겠다고 했지

어쩌니, 넌 매일매일이 전쟁인데

왜냐면 너같은 애들은 누가봐도 딱 죽여버리고 싶은 족속들이거든

여기 누가 니 생각 물어봤니?


엿이나 먹어, 엿이나 아주 많이 쳐드세요

니 행동거지도 역겹고, 너랑 같이 다니는 애들도 짜증나니까

제발 가까이 좀 오지 말라고

엿이나 먹어, 엿이나 아주 많이 쳐드세요

얘 지금 뭐래니?

늦었는데 씻고 자라

제발 아는 척 좀 하지 말라고


엿이나 먹어

엿이나 아주 많이 쳐드세요





3. 이상한 노래


이건 노래 때문이 아니라 그 노래까지 가는 경위가 기묘해서 올립니다. 

틀림없이 유튜브에서 어떤 밴드의 노래들을 듣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 그런데 나같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야!

뮤비보단 그 아래 댓글들이 더 웃겨서 들고왔습니다




난 싫어하는 게 많지만 이건 좋아

순수한 사랑, 그것을 느꼈다

유튜브의 기묘한 지대에 진입했어

내가 이 노랠 좋아하는 걸 허락한다

뭐야, 쟤랑 눈 마주칠 때마다 소름돋아

슬프지만 진실

10만명이 보았다

내 인생의 5분을 낭비했어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의 현현

내가 어쩌다 여기로 온 건지 모르겠어

한심하군, 미키와 미니마우스한테 부끄러운 줄 알아라

흔한 뉴욕의 일상, 별 거 없네, 다들 잘 가

이 뮤비엔 코멘트하지 않겠음. ...아... 젠장

설마 이거 진짜 듣고 있는 사람은 없겠지?

내가 어쩌다 여기 왔는지도, 이게 대체 뭔지도 모르겠지만 사랑한다

나의 용감함을 보여주지- 이 노래 좋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어

어떻게 여기 왔는지 모르겠어, 유튜브 샘플을 보고 있었는데 뙇! ...피카츄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건 블랙키 뮤비를 보고 있었다는 거야, 정신을 차려보니 하얀 백인 말라깽이 피카츄가 내 스크린 위에서 춤을 추고 있어

난 어떤 뮤비를 보고 있었어,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여긴 어디? 파리의 핫클럽을 듣고 있었는데 그 다음엔...피카츈스

난 새로 산 컴퓨터를 시험하고 있었어, 눈을 떠보니 피카츄

내가 왜 이걸 끝까지 봤는지 설명할 수가 없어





그래서, 찌질이가 된다는 게 어떤건지 알고 싶으시다?

곧 말해주지

당신이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군

그래서 불안해

이것 참 당황스럽군


일단 베이스라인을 하나 만들어

그럼 모두들 네 이름을 알고 싶어 할 거야

네 주위로 모여들어서 너와 함께 웃겠지

그리곤 유명세가 다 하면

다들 등을 돌리고 떠나는 거야

그래서 내가 불안한 거다

그래서 불안한 거야


네가 날 불안하게 한다

너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꼭 아주 작은 쥐새끼가 된 것만 같아





the cigarette duet / princess chelsea

jc hates faggots / john grant

fuck you / lily allen

nervous / pikachunes

translated by lonegunman

    • 2. 리메이크 곡들을 들으면서 생각했었는데...그랬군요
    • '유튜브의 기묘한 지대에 진입했어' 이 댓글 정말 공감해요.ㅎ 유튜브 떠돌아 다니다 보면 내가 왜 여기 있지 싶은 기묘한 지대가 있어요. 이 노래는 거기서 왔군요. 어색하고 난감한 섹션에서ㅋㅋ
    • 피뢰침/ 그것은 마치 번데기에서 나비가 되는 것과 같다며 아름답게 커밍아웃하셨었죠
      포도밭/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하면서 댓글창을 봤는데 다들 그러고 있어서 빵 터졌어요
    • 그런데 두번째 곡은 '나쁜 곡'이라고 하기에는 'Jesus Hates Faggots'라고 말했던 사람들을 비꼬는 느낌인데요?
      He hates homos son/We told you that when you were young/Or pretty much anything you want him to(우리가 원하면 그 어떤 것이든 예수님은 증오하시지)/Like coco puffs, red cars and jews(초코 시리얼, 빨간차와 유태인처럼)
      그들에 일방적인 논리에 따르면 예수님을 동성애자 뿐 아니라 시리얼이랑 빨간 자동차랑 유태인까지 증오하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하면서 비꼬는...
      오해 없이 뜻 알고 올리신거라면 괜한 참견해서 죄송합니다ㅋㅋ
      • 네, 물론 게이 뮤지션이 부르는 반동성애 곡이니까요. 좀 장난이었어요, 1번 곡도 좋은 노래라기엔 께림찍하죠 :) 아무튼 2번 곡은 마약중독자이자 옷장 속 게이였던 가수 자신이 굉장히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고향에서 듣고 자란 말들이 배경이 되는 곡이거든요. (여기서 coco puffs는 특수 조제한 코카인의 일종일 겁니다) 덕분에 너무 세게 표현한 부분은 가사를 좀 정리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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