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벽

우리말로도 읽을게 넘쳐나는 판에, 굳이 영어로 된 책을 찾아 읽으려고 노력한 건 수~년 전이 마지막입니다. 영어 공부 하겠다고 원서 들고 다니면서 읽던 시절인데, 그 이후에는 원서는 손을 놔버렸어요. 영어로 된 무언가를 억지로라도 일상 속에서 읽을 수밖에 없었던 건 대학 시절이 마지막입니다. 참 다행이에요. 물론 일부러 그럴 일 없는 직장에 찾아들어간 탓이 크겠지만요. ㅡㅡ;

 

하지만 가끔 갑갑할 때가 있어요. 책 소개를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 읽으려고 했는데 번역판이 없을 때가 그렇습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아동 성폭행범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ㅠㅠ, 마침 한겨레21 금태섭 변호사 칼럼에 책 소개가 나왔습니다. 금변호사의 칼럼이 원래 책 속에서 법과 관련된 화두를 찾아내 소개하는 방식인데, 이번주 이야기가 아동 성폭행범 이야기에요. 그러면서 <앨리스의 최후>라는 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소개된 책 표지가 영어로 되어있을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읽어볼까? 싶어 인터넷 서점을 검색하는데 안나와요. 원서만 나오는군요. 번역본이 없나봐요.

 

굳이 사서 사전 찾아가며 읽으려면 못 읽을 건 없지만, 지금 우리말로 된 책 읽듯이 지하철에서 술술 읽어넘길 수 없으니 다 읽는데 1년이 걸릴지도. 그냥 누가 읽고서 말해준 그만큼만 알고 느끼고 넘어갈 수밖에요. 뭐 우리 말로도 읽을 거 많으니 큰 불편은 아니지만, 간혹 이렇게 태클이 걸리는군요.

 

p.s. 학교다닐 때 한 교수님께서 "영어는 다른 무엇보다도 리딩이 중요하니 리딩을 파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같은 노력을 한다고 했을 때 외국에 살다 오지 않은 사람이 영어에 관해 귀가 트이거나 유창하게 말할 수 있게 되거나 화려한 글빨을 자랑할 수 있게 될 확률보다는 남이 써놓은 영어 문서를 잘 독해할 수 있게 되는게 더 가능성이 있고, 그게 잘 되면 쓰기까지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거였죠. 또 현실적으로 영어로 듣거나 말할 기회보다는 문서를 보고 역시 문서로 답하게 될 확률이 훨씬 크다는 현실론과 함께요. 어릴 때는 "그냥 다 잘하면 되지"라는 생각에 흘려들었습니다만, 이도저도 못하게 된 지금은 "진짜 다 포기하고 리딩만 디비 파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리딩. 저도 작년에 웹서핑을 본격적으로(...) 하면서부터 영어 리딩이 좀 원활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 많이 해요. 뭐든 조금만 전문적이다 싶은 정보는 죄다 영어고. 한국어로 그걸 소개해주는 분들에게 알음알음 얻어먹는 건 태안 앞바다 손걸레로 닦는 안타까움이 있어요.
    • 말하기듣기쓰기읽기 모두 중간 이상은 된다면 리딩만 파도 될듯. 내가 할 수 있는 영어 중 가장 고난이도잖아요. 리딩만큼 다른 것들을 다 할 수 있다면 거의 완벽한 수준이겠죠.
    • 요즘 the ghost writer를 원서로 읽고 있는데 쉽고 재미도 있어요. 스릴러 소설이라 술술 잘 넘어가고....추천하고 싶습니다. ^^
      근데 전 듣기보다 읽기가 훨씬 더 나아서요, 오히려 잘 알아듣는 분들이 부러워요.
    • 으헝헝헝 정말 잘 읽고 싶어요ㅠㅠ
    • 뭐가 문제예요. 잘 읽고 싶은 염원이 있다면 열심히 읽으면 됩니다.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그러다보면 되게 되어 있죠.
    • ^^ 리딩 !!! 중요합니당, 여러분 ~~ ^^
    • 그냥 좋아하는 걸 영어로 읽으세요. 책이 부담스러우면 웹문서라도.
      '영어로' 읽는다는 것보다, 좋아하는 거니까 읽는다는 데 방점을 두고요.
    • 리딩 중요하죠. 제가 배운 선생님은 '읽어서 못 이해하는(파악하는) 문장을 들어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지 마라..'라고 말씀하셨었죠. 물론 말할 때나 글 쓸 때 쓸 수 없을 것임은 물론이고.. 확실히 리딩이 기초 체력인 건 맞는 것 같아요.
    •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여기 게시판에서 추천받아서, 이왕에 읽는거 영문으로 읽어야지 하고 읽고 있는데요.
      이런 거짓말안하고 대략 20%는 에스파뇰~이어서 영 책장이 안넘어가요. 영어도 힘든데 스페인어 어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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