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 보고 왔어요. 불편하고 어색하고 어렵더군요. (스포)


 

<빈집>과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정말 재미있게 봤지만, 그 외의 김기덕 감독 작품들은 영 불편했던 기억이 있어서 피에타를 볼지 말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듀게에서 몰입도가 굉장하다, 펑펑 울면서 봤다는 식의 긍정적인 반응들이 꽤 많아서 궁금함을 못 참고 어제 바로 영화 좋아하는 친구한테 전화를 걸어 심야로 봤네요. 


전 역시 김기덕 감독 영화는 안될 것 같아요. 

잔인한 장면들을 얼마나 적나라하게 보여주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잔인함 자체가 견디기 어렵더라고요. 

초반에 강도가 돈 받으러 다니는 장면은 거의 못 봤어요. 

손 자르는 장면이 화면에 나오지 않아도 기계 위에 손이 놓이면... 척 하면 착이지 뻔하지 않습니까ㅠㅠ 거기다가 소리도 지르는데...


아 그리고 이건 그냥 영화 보는 내내 거슬렸던 건데, 아무도 말씀하지 않으시길래... 저만 그랬나 하고 궁금해서 물어봅니다.

이정진씨 영화에서 화장했나요???? 아이라인을 그린 것 같은데 뭐지?? 스모키 화장인가?? 아닌가?? 하고 얼굴 클로즈업 할 때마다 눈 쳐다보느라고 초반 집중에 실패했어요. 

 

하나 더. 저는 대체적으로 모든 캐릭터의 대사가 꼭 연극대사마냥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을 했어요. 

듀게에서 자주 지적이 나왔던 이정진씨 연기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고, 조민수씨도 그렇고, 돈 안갚고 자살한 아저씨도, 다음 달이면 아빠 될 남자도, 손주 무덤 앞에 강도를 데려간 할머니도, 또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다른 조연 연기자들이 대사칠 때에도 어색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영화 초반에 등장한 부부 커플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그런 느낌이었어요. 

친구랑 영화관 나오면서 이건 설정인걸까? 하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저희만 이렇게 느낀 걸까요?


그리고 강도가 엄마 묻어주려고 나무 밑 팔 때, 스웨터랑 시체 한 구 나오잖아요.

강도는 엄마가 친엄마가 아니라는 걸 눈치 챘을까요?

왜 그 시체에 대해 아무런 의구심도 갖지 않는걸까요? 

진짜 엄마가 아니어도 더 이상 상관이 없는거였을까요?

스웨터 입고 시체랑 엄마 옆에 누워있는 장면 보고 무서워서 소리지를 뻔 했어요. 


전체적으로 영화에 몰입도 잘 못했고, 그래서 그런지 이해도 잘 못한 것 같아요. 

    • 아이라인을 그렸어요. 이정진이라는 배우가 가지는 담백하고 다정한 이미지를 덜어보려는 시도 같았는데 언더가 번지고 해서 다크하다는 느낌보다는 좀 지저분해 보였어요...

      대사는 부자연스러움은 잔뜩 힘이 들어가서 그런 게 아니였을까... 전 좀 유치하게 느껴지는 대사도 더러 있었어요. 어디에서는 교과서적인 대사여서라고 하시던데.

      영화를 이해를 못하셨다기 보다는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친엄마가 아니라는 걸 알았느냐 몰랐느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에는 작중에서 "나한테 형제가 있냐고."하는 강도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던 장면이 떠올라서 어쩌면, 스웨터를 입은 시신을 자신의 형제로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린애 같은 마음으로 마냥 제 친엄마이길 바랐으니까요. 이성적인 사고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고요.
    • 그래서 나중에 강도가 착한 강도가 되었을 때 (--;;?) 화장이 없어지고 인상이 순해지더라구요.

      대사. 저도 말씀하신대로 어색하고 직접적이라서 보면서 위태위태..했는데 무너지진 않고 살살 잘 넘어가긴 하더군요

      셋이 나란~히 누워있는 장면으로 미루어보면, 말씀하신대로 친엄마가 아니라는 걸 눈치챘다는 편이 자연스럽다고 느껴지네요.
      근데 셋이 나란~히 누웠기 때문에, 결국 실제 엄마는 아니지만, 엄마로 생각하기로 한.. 뭐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네요. 진짜 엄마가 아니어도 더 이상 상관이 없는 쪽이고, 오히려 그로 인해 맨 마지막 장면의 결심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았으려나....
    •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떡하니 '바비브라운' 협찬 뜨길래 납득했는데요...
    • 방금 보고왔는데 화장 뜬게 좀 많이 거슬리던데..
      몰입감은 최고네요.
      굉장히 불편한 영화라 같이 보러가는 분 선택을 잘해야 하는 영화네요.
      저는 실패~ ㅎ
    • 1.욕설에 아쉬움이 있더라구요. 밑바닥 인생답게 친구의 유오성 수준으로 "xx가 벌렁벌렁" 정도의 욕설이었으면 싶더군요.
      2.약한 인지부조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혹은 아큐정전처럼 엄마가 아니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진짜 엄마라고 억지로 믿어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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