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결혼식


한국의 결혼 문화, 결혼하기 위해 드는 돈들....

이런 논의를 보고 있으면 낯선 기분이 듭니다.


얼마전 결혼 1년이 된 제 동생의 경우,

정말 돈이 안 들었어요.


일단 집 문제는.....

저와 동생이 살던 집이 그대로 신혼집이 되었습니다. 

제부는 천만원을 들고 와서 그 돈을 보증금에 보태고 월세를 10만원 내린 것이 전부입니다. 

(저는 동생의 결혼 이후 그 집을 나와 따로 하숙을 하고 있습니다.)


예단 같은 것은 제 기억에 전혀 없었어요.


웨딩드레스와 피로연복 등등은 동생이 직접 만들었지요.


결혼 반지는 이모가 물려준 반지로 대신했습니다. 


스튜디오 사진 대신 

광화문과 시청 앞 광장에서 

청바지+ 커플티, 턱시도와 미니스커트 웨딩드레스 (결혼식 때는 천을 덧달아서 길고 풍성하게 바꾸었습니다), 

이모가 빌려준 한복 차림으로

MB OUT 피켓 들고 찍었습니다 :D

사진도 지인분이 결혼 선물로 그냥 찍어주셨지요.


MB OUT 피켓 들고 결혼 사진 찍은 이유는, 

동생과 제부가 촛불 집회에서 처음 만나 사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둘다 소속 단체 없이 혼자 나와서 돌아다니다가, 

혼자 나온 사람들 몇몇이 매일 같이 다니게 되고,

그러다가 둘이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촛불세대 로망이 현실화된 것이지요. 




+ 제가 보기엔 좋은 결혼식이었는데 

일가 친척들이 고아들끼리 결혼하는 거 같다고 말해서 

동생이 조금 서운했다고 하더군요.


하긴 어머니는 동생이 결혼한다는 것에 아무런 긴장감이 없긴 했어요.

결혼식 전날 너무 아무렇지 않아보이는 어머니에게 

"딸의 첫번째 결혼식인데 기분 이상하다거나 그런 거 없어요?" 라고 물었더니

"뭐 결혼해도, 살던 집에서 살거고, 결혼도 XX군이랑 하는건데" 라고 답하시더군요.

동생 결혼보다 앞으로 제가 혼자 살면서 밥이나 챙겨먹고 다닐까 그게 더 걱정이라고 

웃으며 덧붙이셨어요.

 

    • 저도 딴에는 편하게(?) 결혼한 경우라지만 이런 사례들이 한국사회에서 특별한 케이스가 되는게 아쉽네요~
    • 오타 : 실제→실재 ;; 폰이어서인지 수정이 안 되네요
    • 부모님은 멀리서 소를 치고 있었다는 문장이 왜 이렇게 재밌죠? 제가 지금 초코렛을 잔뜩 먹어서 약간 맛이 가고, 뭘 읽어도 웃음이 터져나오는 상태이긴 합니다만.. '멀리서'가 너무 웃겨요

      동생이 남자친구라고 데려올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그 남자랑 결혼한다고 할 때는요?
      저는 제 동생 중 한명이 남친이 생겨서 걔 얘기를 줄창하기 시작할 때 기분이 너무 이상했습니다. 참고로 걔한테 제가 넘치는 애정을 갖은 적이 없습니다(저랑 혈연이 아니었다면, 서로 가까워 질 일이 없을 타입이죠)
      어떤 기분이냐하면, 뭐라고? 어떤 자식이 지금부터 내 동생 옆에 있는다고? 뭐라고? 그 자식이 내 동생을? 뭐? 쟤는 내 동생인데 지금 뭐라고? 무슨 자식인데 저 자식이? 저 자식이 내 동생 인생에 들어온다고? 바라본다고? 만진다고? 으아아아악... 꺼져버려 저리가 훠이훠이.. 뭐 이런 기분
      동생이 부질없는 호르몬의 노예가 되어 염소 목소리와 코맹맹이 소리를 날마다 꾸준히 연마하는 것을 보면서, 이제 적응이 많이 되긴 했어요. 근데 문제는 제가 진짜 아끼는 sis가 결혼한다고 하면 저는 필시 콤마상태에 빠질 것만 같습니다. 서로 데면데면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끔찍한 사이도 아닌데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어요.
    • 그 부분은 제부에게 왜인지 미안해서 삭제했답니다.

      음....사실 저도 그런 기분이 약간, 들기도 했어요.......조금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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