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관객

 

일전에 피에타를 봤고,경박한 관객들 때문에 짜증이 좀 났었습니다.
저예산 영화이다보니 다분히 조잡스러운데,조잡스러운 뭔가가 나올때마다 자연스러운 터짐이 아니라
구태여 ‘뱉는’코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자주 들렸습니다

마지막,조민수의 독백 도중에도,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고,
이정진의 그 ‘기나긴’장면은 화면이 암전이 될때까지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브로크백 마운틴을 극장에서 볼 기회가 있었으나 보지 못했는데,
지인이 극장에서 안 본걸 다행으로 알라더군요
동성 입맞춤 장면이 나올때마다 야유와 폭소가 터졌다고요.

 

이런 것들이 전 참 안타깝고 짜증스러운데…그래서 이 게시판에도 그런 비슷한 얘기를 좀
했었는데.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의자 앞발로 차는 거랑 같은 개념으로 묶일 일이냐,그런
반응들이 좀 보이네요.쓸데없이 제가 ‘연인들’어쩌고 하는 예를 들어버리는 바람에 더 그렇게
된 감도 있습니다만…(네,깔깔대고 피식거리는 이들 상당수가 연인들이었고,이들이 연인
사이의 역학관계와 대화의 공감도를 더 높이기 위해 일부러 더 그런 식의 감상 태도를 취한 것
같다는 발언을 제가 했습니다.그러나 이게 핵심은 아니었어요)

 

어제 박찬욱 감독 이동진 평론가와 함께 박쥐를 봤는데
상영 마치고 박찬욱 감독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진지한 관객들과 영화를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모르겠어요.진지 까진 아닐지 몰라도 상영 중간에 그러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만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요.

    • 한번 더 보는 애가 애인한테 다음 나올 장면 마다 다 말해주는 애도 있다는데요.
    • 저는 수상소식 이전에, 그러니까 거의 개봉 직후에 피에타를 봤고,
      이런 류의 영화에 대해 경험이 없는 사람도 아니고,
      김기덕의 몇몇 작품, 특히 수취인불명 같은 경우는 꽤나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작품의 경우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 많았고, 그것은 단지 저예산이어서의 문제는 아니었으며,
      온건히 몰입하여 공감하지 못하고 실소에 가까운 반응을 상당히 보인 편입니다.
      그것이 제가 그 표현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문제인지,
      그것을 어떻게 읽어내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논의라면 충분히 진지하게 임할 수 있는데요.
      그 자체가 예의가 아니고 더러운 것이라는 주장에는 정말 동의할 수 없었거든요.
      극장은 여러 사람이 영화를 보는 공간입니다.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갈 때는 영화 자체만이 아니라 그 영화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도 함께 목격하게 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반응에는 아비정전을 보고 우루루 몰려나와 환불을 요구하던 헤프닝 같은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해요.
      극장에서 지켜야 할 예절이란 앞자리 발로 차지 않기, 휴대폰 끄기,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 정도로 떠들지 않기, 쓰레기는 휴지통에, 불법촬영금지, 그리고 어지간하면 엔딩크레딧 끝까지 지켜봐주기 정도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웰메이드 하이파이 무비에 익숙한 환경에서 진지하고 매너 좋은 관객과 함께 로우파이 무비를 보고 싶을 때는 예술 영화상영관을 찾는 것이 대세죠.
    • 근데 사실 '대중 영화관(?)'에서, 낯선 영화들을 볼 때 벌어지는 반응들은 나름 쾌감을 주지 않나요?



      황금 시간대에 낯설지만 좋은 영화를 혼자 극장을 차지하고 본다거나, 본문에서 얘기 되고 있는 것들도 그렇고, 영화가 끝난 뒤 엘리베이터를 가득 채운 c발c발 하는 반응들은 어쩐지



      나를 살아있게 해.

      인간이 가장 허세스러워지는 오후 열 시.
      • ㅋㅋ 저도 안그래도 이 생각 했는데.

        솔직히..이 무지몽매한 것들 뭘 모르는구만, 난 좀 알지롱~ 하는 기분.

        글고 반대로 거지같은, 개떡같은 영화를 만났을 때 일부러라도 코웃음을 팍팍 쳐 주기도. 네. 허세 맞는데 그럼 좀 안되나..마구 떠드는 것도 아니고...
        • 그러게요. 결국 허세 대 허세. 취향 대 취향의 대결인 거죠.
    • 영화 만든 감독이야 당연히 자기 영화를 진지하게 봐주는 관객들이 고맙겠죠. (일부러 욕먹으려는 의도로 만든 영화가 아닌 담에야..)
      근데 그건 만든 쪽의 희망사항이지 관객들의 의무사항이 아니죠. 지난 댓글에서도 썼지만 남에게 방해가 될 정도로 큰 소리를 내는게 아니라는 한도내에서라면 자기 돈 내고 영화를 소비하는 태도까지 간섭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사실 저번 글에서 더더욱 사람들이 발끈한건, 본인이 좋게 본 영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그걸 허세라고 단정짓는 글의 태도, 그리고 그 글에서 사용된 몇몇 자극적 표현들 때문도 한몫했죠.
      • 당췌님 댓글에 동감합니다
      • 저도 동감해요.

        영화관에 가면 저는 별로 안 웃긴 장면에서 사람들이 크게 웃는게 거슬리지만 비난할 마음은 없어요. 크게 웃고 싶어서 영화관에 오고 싶은 사람도 있을 거고, 웃음 코드도 사람마다 다를거고.



        그리고 저번에도 댓글에 썼지만 저예산이 조야함-원글님도 조잡스럽다고 하셨으니-의 핑계는 못 된다고 봐요. 김기덕이 영화과 갓 졸업한 신인감독은 아니잖아요. 저예산으로 말하자면 홍상수도 못지 않죠. 홍상수 영화는 최소한 어설픔은 안 느껴지잖아요. 홍상수 영화가 더 뛰어나다는게 아니라요.
        • 그 비웃음이 '어설픔'때문이라 생각하는 건 주관적인 해석이고요.



          저는 '낯섦'에 대한 거부반응이라 봅니다. 제가 볼 때는 박쥐 때 반응과 비슷해요. 그 관객들에게 이레이져 헤드, 성수러운 피 등을 틀어도 마찬가지반응일 거예요.



          하이파이하지 않기 때문에 비웃음을 받아야 한다면 이 땅의 독립영화 다 뒤져버리라는 거고 좀 더 나아가 상업 영화의 멀티플렉스의 독점에 대하여 좋아요를 눌러버린 셈이 되죠.
          • 전 단지 어설픈 대사 때문에 웃는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기술적인 완성도와는 상관 없어요.
            • 님의 리플에 '대사'에 대한 얘기는 없어요.
              • 아, 밀리터리룩님의 저번 글에 편집이나 분장은 몰라도 대사(각본)는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고 리플 달았거든요.
      • 좋게 보긴 했지만 안 좋게 본 관객들을 질 떨어진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렇게 닥치고 찬양인
        영화는 아니었습니다.그리고 나 좋다는 영화 안 좋게 본 사람은 질 떨어지는 사람,그렇게
        생각할 만큼 유치한 사람 아닙니다 저.제가 썼던 글이 그렇게 읽혔다면 결국 제 작문 실력의
        문제인데,그 부분은 더 갈고 닦도록 해 보겠습니다.
    • 그래서 논지가 '허세부리지마라'로 모아진다면 여러가지로 난감할 것 같은데,
      예술영화전용관 지원 확대 등으로 모아진다면 참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은 듭니다.ㅎㅎ
    • 솔직히 코웃음 소리 듣고 구태여 뱉었는지 자연스럽게 나왔는지 알 거는 없잖아요.
      그리고 자기 돈 주고 극장에서 본 영화가 좀 같잖기로서니 비웃을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싶어요...
      • ㅋㅋㅋ 같잖은 리플 좀 비웃겠습니다.
        • ㅋㅋㅋ 이 리플 좋아요
          • 죄송합니다만 좀 당황스럽군요... 저는 페이스북 하지 않고 트위터 하니까 좋아요가 아니라 RT를 하셔야 합니다.
            • 일단 저한테 돈부터 내시고...
              • 어쩌라고ㅋㅋㅋㅋㅋㅋㅋ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8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0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