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졸려죽겠는데도 내일이 마지막회라 그 전에 응답하라 1997 바낭을 좀 해보고 싶어서요. 졸려서 좀 횡설수설입니다.
1. 일요일 낮에 마감인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에 응답하라 1997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만에 12회까지 달렸어요. 이런 농약같은 드라마!
아, 마감은 문제없이 마쳤어요.
2. 정은지
사실 저는 HOT이후의 아이돌 팬덤문화가 현상으로서는 흥미있지만 깊이 공감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팬덤 자체에 향수가 있는 것도 아닌데, 정은지의 팬 연기에는 뭔가 찡한 느낌이 있더군요. 정은지는 이제 일일연속극 한 번 찍어서 인지도 높여주면 차세대 캔디형 여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채림이나 정다빈의 옛 영화를 이을 재목이네요.
3. 서인국
이 사람은 어떻게 연기를 하려고 생각했을까요? 기획사에 연기자가 있는 것도 아니던데.
불렀던 노래를 다 들어본 건 아닌데, 이 기획사 노래 선구안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인상입니다. 제가 들었던 것들은 다 XX 아류라고 할 만한 노래였어요.
노래쪽은 뭐 그냥 그랬다면 연기는 좋네요. 성인부분의 설정이 손발이 오그라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등학교 때의 연기가 더 좋긴 한데, 그걸 감안해도 정말 좋습니다. 처음부터 연기가 자연스러운 젊은 가수들로 김동완과 누군지 지금 기억 안나는 누군가를 꼽곤 했는데, 서인국(과 정은지)은 그보다 더 좋다고 생각됩니다. 다음 작품은 공중파 미니시리즈 괜찮은 남주2 쯤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4. 호야
호야가 어떻게 이 역을 맡게 되었는지, 특히 사장님의 멘탈이 심각하게 궁금합니다.
연기를 하면 신발도 자주 벗어야 되고, 깔창버프를 받을 수가 없잖아요.....가 아니라
어느 아이돌 회사 사장님이 자기 아이돌 데뷔작으로 이 캐릭터를 수락하겠나 하는 얘기에요. 물론 싫다는 얘기가 아니라, 칭찬이죠. 호감인 캐릭터고 팬들도 좋아할 게 분명하지만, 다른 회사에서 이런 결정을 하는 게 잘 상상되지 않아요.
하지만 또 다른 면으로는, 이 사장님, 승냥이떼에게 먹이를 던져주는 조련사에 비할만 합니다.
아마 음지에선 준희의 밝혀지지 않은 공백을 메꾸는 팬픽들이 양산되고 있겠죠. 사장님이 마치 "에이구, 고객님들, 소재 떨어지셨세요? 여기 좋은 거 있세요~" 하는 것 같은 느낌? 뭐 그렇습니다. 잔망스러운 사장님.
사장님에 밀려서 호야의 연기에 대해서는 얘기 안했는데, 뭐 별로 얘기할 것도 없어요. 열심히 하는데, 좀 뻣뻣합니다. 캐릭터가 얌전한 편이라 좀 커버가 되죠. 좋은 장면도 많긴 해요. 그래도 여기저기서 이 사람 원래 몸짓/버릇이 나오더군요.
5. 휙 뛰어넘어서 송종호.
이 사람 76년생이네요. 생각보다 나이가 많아요. 저는 이런 배우들이 아이돌 주인공 사이에서 남주 2를 연기하는 걸 새디스틱한 취미로 구경하길 좋아합니다. 다른 예로는 최강창민, 이연희와 함께 파라다이스 목장에 나온 주상욱이 있죠. 게다가 그 드라마 여주 2는 말도 안되는 신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드라마를 볼 때 주상욱(의외로 더 어리네요. 78년생.)은 왜 저 핏덩어리들(;;;) 사이에서 저러고 고생을 하고 있는가를 궁금해하면서 그걸 구경하길 은근 즐겼습니다. 비슷한 예가 하나 더 있는데 지금 생각이 안나네요. 일단 넘어가고...
이런 드라마는 남아이돌과 여아이돌을 캐스팅 한 순간 둘이 맺어지게 되어 있기 때문에, 성인 연기자의 남주 2는 처음부터 삼각관계의 패배자나 마찬가지죠. (이러고 결말이 다르면 ㄷㄷㄷ) 그렇게 정해져 있는 패배를 인지하고서 (객관적인 능력치가 탁월한) 남주 2의 쓸모없는 고군분투를 구경하는 게 재밌는겁니다. (-> 아, 변태)
6. 여기서부터는 단편적인 잡담.
- 15회에서 시원이가 아이를 낳을 때 태웅이 뛰어오는데, 이 때는 그럼 대통령이 됐거나, 낙선했거나, 사퇴했거나 셋 중 하나겠군요.
- 2005년에 인형의 꿈을 전화기 벨소리로 한 남자를 봤다면 저는 아마 '이 사람 꽤 구식이군'이라는 선입관을 가졌을 겁니다. 아니, 애초에 인형의 꿈 노래를 좋아하지 않아요. 솔직히 말하면 이 드라마에 나오는 노래들 거의 모두 제가 좋아했던 노래가 아닙니다. 약 90%의 비율로.
- 주인공 중 하나가 충격적인 소리를 할 때 나는 총소리 효과음은 좀 아니더군요. 여기서 탕. 저기서 탕. 윤제도 탕. 시워이도 탕. 그만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 어느 분이 DDR이 시기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저도 1997년보다 몇 년 뒤에 DDR매트를 사서 열심히 하던 사람을 기억하기 때문에 확 튀는 설정이라는 걸 알겠더군요.
- 극을 더 재밌게 만들려면 2005년의 윤제한테 여자를 좀 더 붙였어야 했다고 봅니다. 준희가 룸메이트로서 좀 힘들긴 했겠지만;;; 뭐야, 설마 윤제, 시원이, 준희 모두 그 때까지 뽀뽀 한 번 안해본 건 아니겠죠.
- 서인국이 키스신을 참 잘 하더군요(<-). 아, 윤제는 처음이 아닌가봐요?
7. 많이 궁시렁거리긴 했지만, 맨 앞에 그랬잖아요. 농약같은 드라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