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닐 게이먼

최근에 출간된 <안 그러면 아비규환>을 읽었습니다.


닉 혼비의 '안 그러면 아비규환'을 즐겁게 읽고 이거야 말로 내가 원하는 단편집이다라고 하면서 읽어가다가

닐 게이먼의 '폐점시간'을 읽다가 갑자기 멘붕이 왔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도대체 뭔 내용인지 전혀 알 수 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단 닐 게이먼 폐점시간으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없네요. 문대성과 황우석을 낳은 희대의 국가답게 죄다 보도자료 펌질뿐이더군요.


한마디로 읽고 쓴 사람이 없거나 내가 지금 뇌경변을 앓고 있거나 둘중에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원제를 찾아서 영미권 검색을 해볼려고 하니 번역서에 제목은 있지만 단편수록집은 원제가 적혀 있지 않더군요.

어쨌거나 그래서 알게 된 건 이 책이 2003년쯤에 나온 책이라는거(어쩐지 마이클 크라이튼 단편이 있더라 했죠)고

원제는 Neil Gaiman's "Closing Time"임. 그리고 한국책이랑 미국원서랑 편집순서가 다르다는걸 발견했습니다.

앞표지는 안 그러면 아비규환

이런데 원본은

이렇다는것도 발견하고. 잠깐 한국표지의 저 검은색 커텐은 이 표지를 가리고 있는거네요.
아마 편집과정에서 도저히 저 표지를 사용할 수 없다고 중간에 가려 버렸나 봅니다. 정말 표지부터 아비규환이군요.

아무튼 어제밤부터 읽다가 새벽에 일어나 읽으면서 하루종일 닐게이먼이 무슨 뜻으로 저 글을 썼는지 알아보는데 시간을 다 보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영미권 독자중에는 저같은 질문을 한 사람들이 있다는것을 발견했습니다.

결론은 닐게이먼이 요상하게 쓴 것이 맞다는것. 누가 해석한것을 읽어 봤는데 아직도 정확한 내용을 모르겠어요.
두 세번 읽으면서 등장인물을 다시 정리하고 이야기를 재구성해봤습니다.
그래도 미진하네요.
닐 게이먼 이 미친작자가 중간에 화자를 바꾸는것 같은 트릭을 사용하면서 혼란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화자가 처음에 작가인것 같다가 작중에 '나'였다가, 우리들중에 하나라고 찌껄이다가 마지막에는 그게 '나'인것처럼 나옵니다.
그가 말한 하운팅 이야기의 주인공이 살아있는건지 죽어있는건지 사실인지 또는 닐게이먼 본인 이야기인지도 혼란스러웠습니다.
인물구성이랑 화자가 과거와 겹치는게 일종의 상징성을 구조적으로 내포하는건지 하는 생각도 들기까지 했습니다.

아마도 이 글에는 댓글이 거의 달리지 않을거로 보입니다.
그래도 이 글을 남기는것은 조만간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저 같은 의문을 가진 사람과 얘기를 나눠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는 즉 미래에 어떤 사람을 위해서 이 글을 쓰는거죠.
(갑자기 예전에 전국민이 동시에 엑스파일을 볼 때가 그리워지네요. 요즘 처럼 실시간 채팅은 없어도 매회 끝나자 마자 팬들이 작품에 대한 궁금증 및 재미있던 대사들 장면들
을 공유하고는 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그런 재미가 없어졌어요. 그때는 스포일러들이 안돌아다녀서 보는것만다 신선했는데 이제는 영화는 물론이고 티비 드라마도 상영되기전부터
이미 모든것을 다 알고 보기 시작하죠. 모든 것들이 점점 시시해지고 있어요.)
나중에 혹시라도 미스테리를 푼 사람이라면 꼭 쪽지나 댓글을 남겨주세요.
제가 꼭 다시 읽겠습니다. 아니면 게시물을 새로 쓰고 쪽지를 보내주셔도 좋구요.(알다시피 듀게 보드가 가독성이 떨어져서 매일 온다해도 놓치는게 많습니다.)
어쨌거나 제 주말을 망친 닐 게이먼을 저주하며...(왜 이런 조그만 단편조차 혼란스럽게 하는건가?)
    • 닐 게이먼 좋아하는데 .. 꼭 읽어보고 의견 말씀드릴께요 그래도 되려나 ^_^;;; 궁금하네요 책이 어떤지 .
    • 앞과 뒤는 1인칭 화자고 중간에 '다른 한 명'의 이야기가 삽입. 여기까지는 이해되는데 후반에 인원 수가 헷갈리죠. '다른 한 명'을 빼야 네 명. 노인은 처음 입을 연다고 하는데, '다른 한 명'은 귀신이(와서 얘기를 했)었던 것? 전 그냥 복잡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었어요.;
      • 노인이 다중인격인가 생각했었는데 처음 입을 연다고 하니..;
        • 근데 그 노인이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인것 같은데, 그러면 그 당시 9살짜리와 나이차이가 별로 안나서 현재에도 마찬가지여야 하는데 엉뚱하게 노인이랑 나이차이가 많이나죠. 그러면 그때 아이들이 유령인가??그러면 지금 말하는 그 노인은 살아있는데 그건 뭔지. 아버지가 그들만의 게임을 하고 있었다는 또 뭔소리인지 이게 유령 이야기인지 가족에 대한 무서운 비밀 이야기인지 감이 안잡혀요.
          • '다른 한 명'의 나이는 밝히지 않았으니까요... 화자의 나이는 디오게네소스 들락거릴때 젊었던 것 같고..
            • 그 노인이 말하기를 '50년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네...'라는 대사가 나와요. 최소한 50은 넘은거죠. 아마 60?? 화자랑 잘해야 5~6년 차이가 나야 하는데 갑자기 최소 20살정도 차이가 나게 되죠.
    • 번역자 생각이 눈물이
      • 이 댓글 보니 궁금증이 드는데, (물론 저는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번역이 이상해서 무슨 소린지 알아먹을 수가 없는 건 아니고, 원래 글이 이상해서 읽어도 무슨 소린지 모르시겠다는 말씀이신 게 맞겠죠? 하지만 번역자 입장에서도 번역하면서 무슨 소린지 알아 먹을 수가 없으니, 지금 내가 제대로 번역을 하고 있나, 아닌가..... 하고 멘붕이 왔을 듯 -_-; 결국 그건 번역에도 영향이 가서 더욱 이상하게 되고.... (무한루프 반복)
      • 번역은 괜찮은것 같아요. 술술 읽히던데요. 문제의 부분을 영어로 인용된거 봤는데 그대로 번역한거 같아요. 가끔 이상한 번역보면 자기 맘대로 고치거나 삭제 하던데 그런건 아닌것 같아요.
    • 사놓고 못 읽고 있네요. 다 읽고 저도 동참해보겠습니다 ㅎㅎ
    • 저도 지금 이 책 읽고 있는데..저것도 읽긴 읽었는데...뭔가 책이 전체적으로 다 어렵던데요. 아하하하하;;;
      전 그냥 노인이 계속 얘기해주는거라고 생각하고 읽었어요. 중간에 '엥?' 싶긴했는데. '아 뭐 그런가보지'하고 별 생각없이 넘어갔..;;
      다시 읽어볼게요ㅠㅠ
    • 밤새도록 넷이서 게임을 했는데 아침에 보니 사람은 셋 밖에 없더라 라는, 전형적인 귀신 얘기로 이해했어요. 브랫 님 말씀대로 그 빈집 이야기의 화자가 귀신. (바에 손님은 넷이 남아 있었고, 노신사를 제외하면 셋이서 귀신얘기를 했는데-'나', 배우 폴, 잡지편집자 마틴-, 이야기가 끝난 후 폴과 마틴이 질문을 던졌고, '나'도 들은 입장이니 결국 '이야기한 사람'이 귀신...) 귀신 얘기 속에 귀신 얘기가 있는 피카레스크식 구성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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