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한 바람
맑은 공기 좀 마셔볼까. 하고 친구와 저는 무작정 버스표를 끊었어요.
달리는 버스 안에서 친구가 사온 계란을 맛있게 먹고 싶었지만 보니 곰팡이가 슬었더군요.
껍질은 멀쩡했으나 신나게 껍질을 까고 보니 3개 중 2개가 그러해서 매우 아쉬웠어요.
멀쩡해 보였던 1개를 '먹고나서 아파도 같이 아파야지.' 하는 아름다운 우정의 멘트를 날려주며 함께 노나먹고는
샌드위치를 더더욱 맛있게 먹었습니다.
끗.
이 아니라
그 버스를 타고 무주에 내려서 다시 무주 구천동으로 향했어요.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었다는 건 나중에 알았습니다. '여기? 아니면 저기?' 하고 무작정 떠난거라
어떻게 한 번에 깔끔하게 갈까. 하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거든요.
덕분에 우리는 차 안에서 좀 더 오래 있어야 했죠.
그래도 이렇게 준비하지 않고 떠날 때 느끼는 재미가 있다고 다음에 여기 오면 정말 잘 올 수 있다며
서로 주거니 받거니 잘 놀다가 두 번째로 차에 올랐어요.
배고팠던 우리는 칸초와 숏다리를 참 맛나게도 먹었고 차 안에서 보는 풍광이 멋져서 마냥 좋았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1시간 정도는 식사를 하고 1시간 정도를 덕유산 입구에서 노닐다가 내려왔어요.
입구보다 조금 더 들어가긴 했지만 해가 질 무렵이 다가와서 관리하시는 분도 어서 내려가라셨고
등산복을 입으신 분들도 죄다 내려오시기만 하고 올라가는 사람은 우리 뿐이었어요.
그래도 다람쥐도 보고 흐릿하지만 마음에 쏙 드는 사진도 찍었습니다.
풀내음도 맡고 차갑지만 상쾌한 공기를 온몸에 적시고 돌아왔어요.
비록 땅을 디딘 시간보다 차 안에 있던 시간이 길었지만!
산을 빼곡히 채운 채 꼿꼿이 서 있는 나무와 힘차게 흘러가는 맑은 냇물을 본 것만으로도
친구와 저는 행복했답니다.
조만간 어디라도 또 가고 싶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