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아이> (스포 있음)

제목을 <늑대인간>이라고 쓸 뻔했습니다... ㅠㅠ

 

요즘 본 영화들이 영 별로였는데 간만에 극장을 나오면서 뭔가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기대작이긴 했으나 이런 스타일일 것이라고는 상상을 안 했었죠.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미야자키 하야오의 뒤를 잇는 거장이 될 수 있을지는 장담 못 하겠으나

분명 작품 세계가 깊어지고 있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작품을 보고 든 생각들

 

1. 하나는 어째서 그가 늑대인간이라는 것을 알고도 그와 교제하는 것을 고민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스쳤습니다.

물론 너무 사랑했으니 그랬을 거라는 모범답안이 있긴 하지만.

 

2. 아이들이 방을 그렇게 난장판을 만들어 놓는데도 불구하고 화를 내지 않는 걸 보니 성불의 경지에 오른 건 맞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보통 엄마들이었다면... 혹시 늑대아이들이 덤벼들까 봐 화를 못 낸 것은 아닐까?

 

3. 하나와 그이가 관계를 맺는 장면을 보고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엔하위키에서 '수간'이란 표현을 보고 나서 '어 그렇네...'하는 생각이.

수간 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황소와 인간이 섹스해서 태어난 미노타우로스가 제일 먼저 떠오르고,

이현세의 <천국의 신화> 관련한 논란도 떠오르네요.

 

한편 이 영화에서 둘의 성관계를 암시하는 장면을 굳이 보여줄 필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이들의 탄생을 보여주는데

에로스가 필요했다는 감독의 대답을 듣고 끄덕끄덕.

 

4. 이 영화의 핵심이기도 한, 아이들이 부모를 떠나 홀로서기하는 순간의 어려움은 뭔가 놀랍죠.

<토이스토리 3>의 유명한 장면이 픽사 임원 하나가 대학교에 입학한 자식을 기숙사에 데려다 주고 오면서 우는 경험에서 탄생했다는데

이 영화가 그런 감정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 주죠. 기혼자라면 더 와닿을 듯 싶고.

 

p.s. 왜 자기가 늑대로 살기로 결심했는지를 비롯한 여러 이야기를 하나와 더 할 법도 했는데

무뚝뚝하게 제 갈 길 가는 아메를 보면서 좀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 저도 맨날 늑대인간으로 착각을 ㅋㅋㅋㅋ 엄마 너무 답답할정도로 착해서 비현실적이었어요!ㅠㅠ 그리고 애가 학교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딜가니ㅠㅠ
      • 하나의 성격이 현실적이었다면 이 작품이 이런 느낌을 주기 어려웠겠죠. 남편 없이 혼자서 그것도 평범하지도 않은 아이들을 키워야하는 어려움은 물론이고, 이런 경우 -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 자식들에 대한 집착이 강한 엄마도 많고요.
        해피엔딩을 위해 의도적으로 하나의 성격을 밝고 긍정적으로 설정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1. 인간 모드일 때는 그냥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추레한 티셔츠남이지만 본모습은 폭풍간지가 흐르는 야수라서 그랬을지...도...



      4. 후반부가 전반적으로는 불만족스러웠는데 그 떠남의 순간 하나만큼은 정말 언어로 설명하기 힘든 아니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더군요.
    • 저도 매표하러 가서 당당하게 "'늑대인간' 주세요!" 그랬어요. 내가 생각해도 부끄러운 내 자신...
    • 늑대아이의 부모가 아니라도, 모든부모님은 그런 순간을 맞겠지요..

      눈쌓인날 아메가 사냥본능을 찾았을 때.. 그때 왠지 뭉클했어요. 아이는 그렇게 자라는 건가봐요.
    • 욜라세다,가벼운계란/ ㅎㅎㅎ
      골칫덩이/ 그 순간 좀 무섭더군요;;
    • 3. 꼭 늑대 상태로 해야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떠오르더군요.. 인간 모습으로 하면 안되는건가;;
      로맨스에서 싱글맘 육아일기로 귀농 생활에 성장기록과 독립까지.. 온갖 이야기가 정말 잘 그려졌더군요.
      호소다 마모루 감독 작품은 갈수록 더 좋네요.. 정말 미야자키 하야오를 잇는 거장에 가장 가까운 사람 같아요
      • 저도요. 다른 건 다 인간 상태로 하면서 섹스는 꼭 늑대 상태에서 해야하는 건가! 하나는 비위도 좋구나!(아니 보통 이게 가능한가요? 안 겪어봐서 모르겠지만 전 못할 듯;;) 이런 생각하느라 순간 확 깼어요.
        • 설정상 흥분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늑대로 변한다고 하네요. 19금?? ^^
        • 아이들을 보면 흥분 상태에서 늑대가 되잖아요. 역사가 시작되려면 일단 흥분을 해야 합니다. (...내가 봐도 설득력 있다!)
    • 1. 초반에 사랑에 깊이 빠진 하나의 모습이 너무나 잘 그려졌다고 생각해요. 표정 눈빛 몸짓 뛰어가는 모습, 뛰어가서 기다리고 서있는 남자를 잠시 바라보는 눈길. 둘째 임신중 첫째 목마태운 남자와 손잡고 가는 스틸컷도 보면 여자가 올려다보는 건 남자. 그 남자가 죽은 후에 어떻게 서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두 아이 때문이었겠죠. 두 아이에게서 남자를 보며 웃을 수 있었겠죠. 너무 감상적인가.
    • 하나가 (나와는 다르게) 아이들에게 화내지 않고 키워서 참 좋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삶, 현실에 대한 고뇌의 무게가 와닿았어요.
    • 화내지 않는 엄마....꼭 보고 싶은 애니네요;; 전 애들 어지를 때 욱하거든요 ㅠ 다른 이유로도 물론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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