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안 태어났으면 좋았을걸- 쪽이신가요?

전 안 태어났으면 좋았을 걸- 쪽입니다. 이게 최소 만 2년을 넘었어요.

나름 괜찮은 인생이라 생각하고, 굳이 평균 이상이냐 이하냐를 따지자면 제 기준으로 평균 이상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인생은 너무 길고 귀찮고 지겹다고 느껴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보내는 시간보다 그렇지 않은 시간이 훨씬 많고요.

고작 이십 몇년 살고 이런 말 하는 게 우습지만 벌써 해볼만 한 일들은 다 해봤고,

아직 미경험으로 남은 일들은 앞으로도 하고 싶지 않거나,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태생적으로 우울해하지 않는 성격이라 전혀 조금도 우울하지 않고 자살충동이 드는 것도 아니지만

인생 뭐 별 거 있나 / 이쯤 살았음 그만 살아도 되겠구만 / 죽어도 별 상관 없는데?  뭐 이런 쪽입니다.

아마도 이게 제가 애는 절대 낳지 않겠다! 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겠지요. 제 애도 자라서 저처럼 생각할 거 같거든요.

 

지금 당장 죽을 계획은 없고, 고만고만한 하루하루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다니는 인간인지라

듀게도 열심히 들락거리고, 영화도 챙겨보고, 반납기한이 다가오는 책도 열심히 읽고, 개고양이도 사랑해줘야겠고,

친구들이랑 수다도 떨고, 연애도 하고, 예매 실패한 일요일 아침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코드도 수시로 검색하겠지만

그래도 꼭 살아야 한단 생각은 안 드네요. 그냥 멀쩡히 살아있고, 적극적으로 죽을 생각이 없으니까 사는 거랄까요.

 

아침부터 뭐 이딴 우울한 글이 다 있어! 라고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 전 우울하지 않은데,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듯하네요.

 

    • 적극적으로 죽을 생각이 없으니까 그냥 사는거.

      이게 대부분이지 않을까 마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러나저러나 죽지 못해 사는 거죠...

      라고 쓰면 우울증 인증이 되는 겁니까;;;;;; (응?)
    • 좋을떄는 태어나길 잘했어.
      안좋을때는 차라리 태어나질 말걸.

      이렇게 반복하지만, 종합적으로 아직까진 태어나길 잘한거 같아요.
      앞으로는 어찌될지 모르지만
    • 쿨쿨 잠자는게 제일 좋은걸 보면 후자 같아요.
      • 저도 자는 거 너무 좋아요! 하루종일 집에 있는 휴일에는 안 졸려도 잡니다. "신나는 낮잠시간이다!" 이러면서 우리집 개를 불러다 옆구리에 끼고요.
    • 태어나서 좋네요.

      이렇게 듀게도 할 수 있고...
      • 어쩐지 닥슬님은 전자일 것 같았습니다.
      • 1호기와 건프라 공동 조립 하실 때가 오면 더 좋으시겠습니다.
        제가 건프라를 조립 한다면 고양이들은 가만히 지켜보거나 수틀리면 짓밟고 갈 수도...
    • 어렸을때 40세까지만 살 것 같았는데 이제 10년밖에 안남았네요
    • 음. 사는 것 자체는 좋습니다. 아주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제 가장 큰 소원은 10서클 아크메이지가 되어서 천 년 정도 사는 겁니다.
    • 어쨌든 태어났으니 그런 생각하는 거 의미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왜 태어나서 이 고생일까 싶을 때도 있지만 태어나서 행복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 저는 나락으로 떨어질때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안해본 것들을 해보는 걸(경험치 쌓는걸?;)즐기는 편이라 살아가는 게 좋네요.
      죽는다고 억울할 것도 없겠지만 오래 살면 더 많은 걸 해볼 수 있겠죠.ㅎㅎ
    • 전 어제 누가죽여줬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죽지도 살지도 못하겠다며 발을 동동 굴렀어요.

      적극적으로 죽을용기도없고 적극적으로 살용기도없고. 이리말하면 우울인증이죠?
    • 그냥.....태어났으니 살아가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그리고, 어차피 태어나버린 거 자알 즐겁게 살아야죠.
    • 전 제 유전적/사회적 환경에 불만이 많고 제 인생에도 그렇지만.. 태어나서 좋다고 생각하는 쪽이에요. 문화적/자연적 유산이랄까..흥미로운 세상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좋아요. 간간이 느끼는 행복감 같은 것도 좋고.. 그래서 삶이 여러모로 불편하고 고통이 따를지언정 오래 살고 싶어요.
    • 우울한 분들 많네요
    •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도 못했겠죠..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드는걸 보니 저는 꼰대로 넘어가는 시기인가봐요.. orz..
      사실 왜 태어났을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같은 생각은 해본적이 없는것 같고, 죽고 싶단 생각은 사춘기시절에 해본듯 합니다..
    • 기왕 이렇게 된거 마음 편하게 먹고...
      읭?

      살기 싫은 날들을 지내고 나니 살기 싫지는 않은 날들도 오더라구요.
    • 죽음 이후와 삶 이전을 경험하지 못하고 이런 선택을 하긴 힘들어요.

      무의 상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죽어본 후에 대답 드릴께요.

      죽음 이후에 대해 상당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지만 어차피 언젠가 죽을테니 호기심을 미리 풀 필요 없겠죠.

      말하자면 제게 삶의 권태와 죽음의 평안함은 양자택일 관계가 아닙니다.
    • 저도 이런 생각을 안해본 건 아니지만 막상 죽음의 상황에 닥치면 두려워하며 적극적으로 회피하려 할 것 같네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도 삶의 여유가 있으니 할 수 있는 거겠죠.
      • 네, 스스로 생각해도 참 배부른 소리라고 느낍니다.
        • 그렇다고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었으니 혹여나 오해하진 마시길
    • 이제 죽어도 상관이 없다거나, 즐거운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론만 말하면
      태어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 후자쪽이었는데 나이 들면서 조금씩 '뭐 나쁘진 않군'쪽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 기본적으로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선 복잡하게 생각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 이왕 태어난 인생, 잘살아야지 합니당.



      아 근데 잘 사는 건 뭘까요. ㅎ
    • 저도 태어나서 좋다는 편. 지금 상황이 완벽한 건 아니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걸 느껴요.
      제 삶이 어떻게 변화하고 또 그 안에서 제가 어떻게 변화할 지 모른다는 사실이 두근두근.
      침엽수님의 '해볼 건 다 해봤어'랑은 반대인데 제가 해본 게 워낙 없어서 그런 걸지도 몰라요.
    • 저도 5~6년 전까진 그렇게 생각했었고, 죽을 용기는 없으니 그냥 지구가 멸망했으면 좋겠다는 유치한 생각도 좀 해봤었지만 ㅎㅎ
      요즘엔 그렇더라구요, 지금은 별 의미도 재미도 없고 내가 할 것도 같지 않았던 일들이 어느 순간에는 또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는 걸 알고 나선 그런 생각을 덜 하게 됐어요. 어차피 그런 생각을 하는 나는 그 순간의 나일 뿐이고 나는 계속 변하고 있고 변하는 나 자신이 궁금하다고요.

      하지만 여전히 늙어가는 건 무서워요.
    • 크게 불만족스럽진 않은데 고를수있다면 안태어나는게 좋았겠죠 태어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나 감정 자체가 없을테니
    • 안태어나는 쪽이요 ..

      너무 힘드네요 허허허
    • 과거를 후회하고 현재를 찌질거리고 미래를 걱정하는 것도 결국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니 적당히 살 만합니다. 물론 현재의 찌질함이 좀 커지면 그 순간만큼은 내가 왜 태어났을꼬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요 ㅎ;;
    • 전 태어난 게 좋아요.
      그냥 거창한 건 아니어도 사소한 즐거움 같은 것들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이걸 누려보지 못했다면 아쉬웠을 듯.
    • ㅎ 저는 뭐 힘든점도 많긴하지만 내가 살아있어서 이렇게 생각이라는걸 하는구나 싶어서 아예 싫은건 아니에요
    •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즐거움과 상반되는 고통도 몰랐을 거고, 무엇보다 인생에 대해 알게 되어서 아직까지는 좋아요.
    • 저도 전자와 후자를 왔다갔다 해요. ㅎㅎㅎ
    • 듀게는 결혼,자식문제도 그렇고 현재의 삶에 대한 글도 그렇고
      존재에 대한 고민이 자주 올라와서 그거 다 읽으면 저도 우울해지는 것 같아요....
    •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누가 그랬던가요, 쇼펜하우어였나 누구였나 잘 기억이 안나는데요,
      "어떤이가 애초에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다면, 나는 그를 행운아라고 말할 것이다"
      이런 내용의 인용문을 책에서 읽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격한 공감을 했어요.
      저도 제가 아주 불행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태어났다는 생각을 자주 하거든요.
      일단 태어난 이상 꾸역꾸역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는게 좀 억울해요.
      사람은 언젠가 모두 죽기 마련이니 사는 동안 행복해야지 하는 생각 보단 그 허무함과 존재의 근원적인 슬픔이 제겐 더 커요.
      인간도 로봇처럼 스위치를 조작해서 조용하고 무감하게 '기능 정지'를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 뭐 정확하게 기억이나지않지만 태어나는것도 엄청난 경쟁을 뚫고 40억분이 이던가.. 암튼 그렇게 태어났자나요. 그러면 나머지 39억쩜쩜의 정자들을 대신하여 사는거니 재밌게 살아야죠 :)

      전 분명 잘못태어나서 남들이 안겪을 고통도 겪어야 했지만 태어난것에 대해서 후회는 안하네요.
    •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숨을 쉰다는 것의 기쁨. 작은 생명체를 보면서 느끼는 신기함. 압도적인 자연경관을 보며 느끼는 찬탄
      슬픔. 기쁨. 고통. 등등 수많은 감정을 느끼지 못했겠죠.

      아무것도 없는 無나 공허 그자체였을테니까요.

      제가 제일 견딜수 없는게 그거에요.


      저는 인생에 기쁨 슬픔 분노 우울 즐거움 환희 경탄 등등 수많은 감정들로 가득차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고 심지어 지겹거나 역겨운 감정을 느낄 수 있는거 자체가 너무 좋아요.


      그리고 세상 돌아가는 구경이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독재자나 테러리스트 이런거는 재미있는건 아니지만, 충분히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 많이 일어나죠. (사실 독재/테러 이런것도 몇백년을 산 사람이 있다면 무료한 일상의 흥미거리 같겠죠?)

      이런 성격이라서 어렸을때부터 몇백년을 사는 엘프나, 신선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거 같지만요.
      아마 죽을때 괴테처럼 "좀 더 빛을!!" 같이 "좀 더 삶을!!"을 외치면서 죽을거 같아요 저는ㅋㅋㅋ
    • 전 별로 의미를 찾으며 생산적으로 사는 성격은 아니지만
      이미 태어난 이상 이런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태어났으면 살아가는게 당연하고,좋고 싫고는 각자가 만들어가는 거죠.
    • 제가 그래서 아직 태어나지 않은 제 미래의 자식들에게 최고의 행운을 선물할 계획에 있습니다. 얘들아 너희들은 태어난 게 좋으나 안 태어난 게 좋으냐 고민할 필요가 없다. 나는 멸종할 계획이야. 유어 웰컴.
    • 아마도 이게 제가 애는 절대 낳지 않겠다! 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겠지요. 제 애도 자라서 저처럼 생각할 거 같거든요.

      제가 어제 달았던 댓글과 똑같은 말이네요.
      • 글만 읽고 댓글 달았었는데 찾아보니 출산욕구 글이네요. 나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봤자 좋고 행복한 일 다 모은 것<<<<<<<짜증나고 슬픈 일 다 모은 것 같아서 안 태어나는 게 제일 속편하(고 말고 할 것도 없겠죠)다 싶어요.
        • 저도요. 우울증이 있는건 아닌데 삶에서 아무리 행복한 일이 많아도 필연적으로 다가올 고통을 받아들이기 싫습니다.
    • 회사만 안다닌다면 아마 태어나서 싫단생각 안해봤을거예요
    • 열세살 겨울 이후로 약 십년간 삼일에 한번꼴로 자살을 생각했지만 그래도 태어나 이런저런 의미로 소중한 경험들을 하고 접했기에 태어나지 말걸 그랬어...라는 문장과는 동떨어져있단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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