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예술 좋아하시나요..

항상 작업하면서 고민하고 있는 것이 있어요.


근래에 듀나에서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 전 이야기를 보았는데 아주 좋아하시던 글이었어요. 


현대 미술은 딱히 개념 예술이 아니더라도 - 그러니까 그냥 회화라고 하더라도 개념적인 부분이나 이론적인 부분에서 풀어낼수 없는 종류는 없다고 봐야하는것 같지만

사실 보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감각적이고 직관적인 접근이 선행될 것 같고 그 감상에서 만족을 얻는 것으로 족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김혜리 기자가 '아직 예술에서 감각적인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던 인터뷰가 있는데

미술을 다룬 자신의 책에서 모란디, 드가, 노먼 록웰 같은 작가들을 다룬게 생각나네요.

확실히 이들은 회화 중에서도 구상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죠. 특히 조르조 모란디와 노먼 록웰은 20세기에 구상을 그린 사람들이구요. 

저는 여기서 김혜리 기자가 말한 '감각적인 것' 이 어떤 것인지 대강 알 것 같고

저도 예술에 있어서 '감각적인 즐거움'에 대해 김혜리 기자와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회화라는 매체를 떠나서도 이 감각적인 즐거움을 비슷한 의미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위에서 말한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전에서 벽을 가득 메운 모노톤의 하늘 프린트는 분명히 감각적인 즐거움을 전달할거에요.. 바닥에 깔린 캔디의 반짝거림도요.

개념 예술도 결국 어떤 식으로든 기록되거나 형상화 되어 전달되니까 그 수단에서 감각적인 즐거움이 있다면 

그 즐거움이 개념 예술의 '개념'으로 관객을 인도하는 역할을 할수도 있고(그러니까, 유혹하는?),

혹은 더 중요한 역할을 해낼수도 있겠지요. 그것이 뭔지는 간결하게 설명 못하겠지만.. 


결론적으로 저는 예술 본래의 역할이 이 감각적인 것에 좀 더 무게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그것이 제가 추구하는 개념적인 것들과 충돌하거나 애초에 제가 예술을 통해 구현하려는 것들이 감각적 아름다움에 방해가 될까봐

그러니까 한마디로 작업이 어려워서 그냥 지루하게 느껴지고 그것이 제가 저지르고 있는 잘못일까봐 걱정이 되는것 같아요.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는 작품의 감각성보다도 누구나 공감하고 보편적인 슬픔을 느낄만한 개인사가 있지만

저는 그것도 없고 그런 것을 작품으로 우려낼 의도도 없는 것 같고...  


음 제 개인적인 고민 보다는 좀 더 포괄적으로 개념예술의 가치 내지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지만 ㅎ

그냥 문득 끄적거려 봅니다. 



 

 

    • 어떤 작업하시는지 궁금하네요. :-)

      이런 작가 있으면 저런 작가도 있는 거지만 좋은 작업은 항상 끊임없는 고민에서 탄생하는 것 같아요. 망설이지 마시고 때론 내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작업 계속 하시길!ㅎ
      • 정말 감사합니다. ㅎ
    • 개념미술은 잘 모르겠지만, 감각적인 즐거움의 화가들이나 사진가들은 대체로 좋아합니다.
      콜롬비아의 거장 보테로의 풍만한 세상도 좋아하고, 사진가 테리 리처드슨의 야한 세상도 좋아하고, 요즘은 브라질의 화가 Romero Britto의 낙천적인 세상에 푹 빠졌습니다



      Romero Britto - Mona Cat
    • 곤잘레스의 사탕이야 단지 보는 것만이 아니라 먹어서 달콤함까지 느끼니 진짜 감각적이죠. 그런데 사실 요새 개념적이라는 작업들은 감각적이지 않아서 문제가 아니라 너무 감각적이어서(지긋지긋한 yba...) 문제가 아닌가 싶은 걸요.
      • 말씀을 듣고보니 김혜리 기자의 감각성에 대한 규정과 더불어 제가 시각적인 감각성에 중점을 두고 생각해온 티가 나네요.
        제가 보기엔 먹거나 듣거나 참여하면서 생기는 감각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것이 사뭇 연극적이고
        그런 요소를 끌어들이는 착상 자체가 개념적인것 같아요.

        제가 고민하는게 yba 같은 것들 때문인것 같은데 그것들이 문제가 될수 있다고 생각하니 머리는 좀 정리가 되네요. ㅎ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3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6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3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8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1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4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4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1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3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