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후 바낭,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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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지나고 너무 답답한데 어디 하소연 할 데도 없고 그래서 남기는 글입니다.
결혼한지 13년 된 주부이건만 아직도 시댁이 편치 않네요. ㅠㅠ
일이 너무 많다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 어머님이 음식도 거의 대부분 해놓으시고 엄청 대단하게 차려 먹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서 육체적으로 고되다 뭐 그런 건 아니에요.
다만, 10년 넘게 전날 가서 하룻밤을 자고 명절 당일 점심 먹고 늘 친정에 갔었는데, 해마다 은근히 저녁 먹고 혹은 그 다음날 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내십니다.
이를테면 음식 재료 같은 걸 정리하거나 다듬으시면서 '이건 이따 저녁에 먹고...', '이건 내일 아침에 해 먹고..'그런 식으로요.
딸만 다섯인 저희 친정 집 부모님들도 연로하시긴 마찬가지신데 저희 집은 안 가도 된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실제로 더 있다가 간 적은 없지만 그럼에도 매번 발끈하게 되네요.(물론 속으로만)
아무튼 명절 때마다 늘 점심까지 먹고 갔었는데 이번엔 형님께서 친정 아버님 생신 전날이라 식구들이 다 같이 명절 당일 오랜만에 다 같이 모여 점심을 먹기로 햇다면서 점심을 못 먹고 가게 됐다는 겁니다.
제 입장에서는 형님도 가시니까 저도 그 김에 같이 출발하고 싶었어요.
(형님께서 한 7,8년 동안 명절이고 생신이고 안 오셨었습니다. 형님 부부 사이의 일이라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안다고 해도 이런데 허락도 없이 적고 싶지 않지만 아무튼 그 기간 동안에는 저만 왔었습니다. 한 번도 빼 먹은 적 없어요.)
그런데 남편이 덜컥 우린 점심먹고 간다고 말해버린 거에요.
그래서 제가 투덜댔더니 화를 내면서 우리까지 가버리면 어머니가 서운하실텐데 점심 한끼 더 먹고 가는 게 뭐가 그렇게 대수냐, 늘 그렇게 해 왔지 않냐는 거에요.
제 입장에서는 형님도 가시는데 나라고 혼자 남고 싶겠냐 그랬더니 표정이 더 어두워지면서 '자기는 그게 못 마땅한데 형이라 아무 말 못하는 거다. 아무튼 이미 기분이 잡쳤으니 갈 거면 지금 말해라, 나가서 간다고 말하겠다'그러더군요.
제 입장에선 아무튼 점심 먹고 간다고 이미 말해놨는데 그건 또 아니다 싶어서 그러진 말라고 말리고 결국 점심 먹고 설거지 하고 왔습니다.
제가 묻고 싶은 건 어쩌다 한번 점심 안 먹고 출발하자는 게 그렇게 무리한 요구인가 하는 거에요.
손아래 사람으로서 형님이 가신다는데 저도 가고 싶은 게 그렇게 이상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