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바낭]아무리 봐도 뭔 뜻인지 헷갈리는 번역 단어들....

간혹 공부를 하다 보면 이게 대체 뭔 뜻인가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몇 가지씩 있지 않습니까? 


가령 재료역학 과목 후반부에 잠시 설명되곤 하는 "좌굴(buckling)" 같은 경우, 사실 상당히 쉽게 관측할 수 있는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자의 양끝을 잡고 눌러 주면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현상입죠. 자가 한 쪽 방향으로 배불뚝이 형상을 그리는...) 번역이 이 모냥이다 보니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일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엄청나게 힘듭니다. 생물 시간에 식물의 성장 과정에서 언급되는 "광굴성"이란 단어도, 설명을 들으면 간단한 개념인데도 그 설명을 듣기 전에는 무슨 뜻인지 한참을 머리를 굴려야 하고. 


제 전공 같은 경우 상당수 교수님들이 한글 수업에서조차 영어 텍스트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시는데, 이런 경향이 생긴 데에는 이런 식으로 대충 번역한 단어들 탓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비직관적인 번역 단어로 점철된 책보다는 차리리 원문을 보게 하는 게 학생들이 개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판이니... 여러분들은 어찌 생각하시나요? 

    • 한자를 적게 접한 세대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한자를 알면 관련내용을 몰라도 좌굴-속박된 상태에서 구부러지는 것, 광굴-빛에 의해 구부러지는 것 이렇게 대강 뜻을 짐작할 수 있을텐데 말이죠. 전공서적을 쓸만한 연배가 있는 전문가들은 아마도 한자어 조어 사용을 어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전공서적이 그모양이 아닐까요.
    • 광굴은 그래도 금방 이해가 가는데 좌굴은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진 않네요. 요즘은 이공계 전공과목에서 번역서를 교재로 쓰는 경우가 많은가 보군요. 번역서가 잘되어 있다면 영어의 장벽때문에 내용 이해가 방해되는 못하는 원서를 보는 것보다는 지식전달에 더 좋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번역이 잘되어 있지 않은 경우 한글로 쓰여 있어도 뭔소린지 아예 이해가 안가는 상황도 있을 수 있겠구요..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영어 원서를 일본 학자들이 번역을 하고, 그 일본어 서적을 일본어에 익숙한 연배가 있으신 교수님들이 2차 번역을 하신 경우가 많아서 번역서가 뭔소린지 모르겠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buckling이든 좌굴이든, 배우는 학생 입장에서야 추가적인 설명이 있어야 이해가 가는 거 아닐까요? 친절한 교재라면 원서든 번역서든 설명이 잘 되어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잠시.. ^^

      다른 소리인데 영어 단어는 분야별로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어서 더 설명이 잘 되어야 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fracture and dislocation이 재료공학에서는 '파괴와 전위'지만 의학에서는 '골절과 탈골'이죠;;;
    • 한국어는 고급 어휘에 한자어가 많은데 요새는 한자를 안 쓰는 데다 영어와 일본어가 마구 섞여 비전문가가 전문어를 알아듣기 꽤 힘듭니다.
      아마 웬만한 주요 언어 가운데 한국어처럼 일상어와 전문어 간극이 큰 언어도 없을 겁니다.
      아무리 문맥으로 파악된다지만 자주 쓰이는 한자어도 동음이의어가 수두룩해서 한자 없이 전문적인 글을 쓰려면 뭔가 껄끄러울 때도 적지 않고요.

      한국말에서는 죄다 한자어인 단위, 개인, 공동체, 회사, 연결, 방정식 같은 말들이 핀란드어에서는 '하나'라는 낱말에서 다 만들어지는 놀라움을 보여 주는데 어차피 한국말은 이제 이런 수준까지 가꾸기는 어려우니 드물게 쓰일 전문용어라도 그나마 알아듣기 쉬운 말로 바꾸는 노력을 해야겠죠.
      필리핀 타갈로그어는 전문용어 순화를 별로 안 하다 보니 웬만하면 그냥 영어를 섞어 쓰는데 비관적으로는 한국어도 이렇게 전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화학회사 매뉴얼을 번역하는데 우리말로 깔끔하게 안되면 다 그냥 영어 그대로 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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