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선거 기억과 2012년의 선택

선거가 참 많습니다.

 

선거자체만 따지고 보면 대선, 총선, 지자체 선거, 교육감 선거 이렇게 네 가지밖에 안되지만, 총선, 지자체 선거, 교육감 선거는 두 가지 이상에 대한 선택을 해야하죠.

 

대선, 총선,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교육감 선거를 제외하면 누구에게 혹은 어떤 정당에 투표를 했는지 가물가물합니다.

 

 

 

기억에 또렷하게 남는 "0번째"선거는 97년 대선입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제게는 투표권이 없었습니다. 정치와 사회문제에 큰 관심도 없었죠.

 

하지만 기억에 남는 이유는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었기 때문입니다. TK 지역에 살고있던 저는, 선거 이후에 "나라가 망했다.", "쟤들이 복수하면 어떻게 하냐"는 말을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문과 학생이었던 제게 어떤 이과 친구는 "우리야 좀 괜찮겠지만, 너네는 어떻게 하냐. 불쌍하다."라는 말까지 했었죠. 저는 뭐가 뭔지도 모르게 정말 망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제와 돌이켜 보면 개인적으로 한국의 대통령 중 김대중 대통령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ㅎㅎ

 

 

 

 

제 첫번째 선거는 2000년 총선이었습니다. 대학 2학년이었고 정치에 꽤 관심도 있었지만, 우습게도 부재자 신고를 안해서 첫번째 선거는 기권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두번째 선거는 2002년 대선. 아직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선거네요.

 

노무현과 권영길 사이에서 엄청나게 고민했습니다. 비판적 지지를 해야한다는 책, 비판적 지지를 비판하는 책들도 열심히 봤죠. 귀가 얇아서 그런지 이 책 읽으면 노무현 찍어야 할 것 같고, 저 책 읽으면 권영길 찍어야 할 것 같고...

 

투표장 앞에서까지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결국 전 노무현을 찍었습니다. 제 선택에 수도이전 공약이 가장 핵심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정말 중요한 정책, 하지만 표가 안될 수도 있는 정책을 밀어부치는 모습이 제 마음을 흔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임기의 절반쯤 지났을 때 엄청나게 후회를 했습니다. FTA, 대연정, 노동자 탄압을 보면서 정말정말 후회했죠.

 

"남은 인생에서 비판적 지지는 더이상 없다"는 호기로운 다짐도 하던 때였습니다.

 

 

 

세번째 선거는 2004년 총선. 군대에서 부재자 자격으로 참여한 선거입니다.

 

저는 당연히 민주노동당을 찍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원거주지였던 대구에는 민노당이 안나와서 지역구 의원은 열린우리당을 찍고 비례대표로만 민노당에 투표하였습니다.

 

 

 

이후 선거는 비판적 지지에 대한 고민과 갈등의 연속이었습니다.

 

2002년 대선 이후 절대로 비판적 지지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사표에 대한 회의감, 박빙구도에서의 갈등 등으로 항상 진보정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간 개인적인 정치성향도 변했고, 한국사회의 정당구조도 변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정을 이루고 안정적인 월급쟁이 생활을 하면서 좀 보수화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에 대한 선호도가 더 커졌습니다. 예전처럼 단순한 비판적 지지의 대상이 아니라 진정한 지지의 대상에 가깝게 변한거죠.

 

그리고 한국사회의 정당구조가 변화하면서 민주노동당은 절대 표를 주면 안되는 정당이 되어 버렸네요.

 

 

그럼 누구에게 투표할까요?

 

한가지 확실한 건 안철수에게는 투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확실하다고는 하지만.... 또 안철수로 단일화되면 흔들릴 것을..)

 

그간의 투표경험이 남긴 선택원칙은 하나입니다.

 

1. 정당의 정책을 주르륵 살펴본다.   2. 내 생각과 가장 비슷한 정당을 선택한다.   3. 그 정당을 대표하는 인물을 선택한다.

 

안철수는 정당이 없고, 정책도 없는 것 같습니다. 발표한다던 정책도 공자님 말씀밖에 없네요.

 

많은 분들이 그의 진정성을 이야기하지만, 전 노무현 대통령을 경험하면서 구체적인 정책이 없는 진정성은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한국사회에도 위험하고, 대통령 그 자신에게도 위험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후보의 정책은 (적어도 제 취향에는) 쇼하듯이 시차를 두고 뻥뻥 터트리는게 아니라, 미리미리 발표해서 오픈베타테스트 하듯이 검증도 잘 하고, 다양한 이견도 수렴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2012년 대선에는 아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고, 만약에 안철수로 단일화될 경우에는 민노당을 제외한 진보정당을 찍을 가능성이 높지 않나 생각합니다.

    • 홍세화 대표의 출마선언이 시급해요. ^^ 진보신당이 나와줘야 뭔가 더 얘기가 될 듯...(안철수 단일화 가능성이 높단 얘기가 아니에요.)
    • 흠, 지금껏 제가 찍은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는데 각하께서 그걸 깨버리셨음.

      YS 찍은건 함정...ㅜㅜ
      • 생각보다 연식이...^^
    • 저는 글쓰신 분보다 딱 10년 전인 87년 대선에 고등학생이었어요. 그 당시 야권 단일화 실패의 결과로 노태우가 대통령이 됐는데 결과를 보고 상당히 낙담했던 기억이 나네요.
    • 민노당-통진당은 정당 구조가 변해서 그 짝이 난 게 아니라 자주파 애들을 들여놔서 망해버렸죠 ㅠㅠ



      전 정치성향상 원래는 진보신당 계열 좌파 후보를 뽑아야겟으나 이쪽도 지금 좀 짜증날 정도로 지리멸렬해서 누구를 찍어야 할지 모르겟어요. 다만 안철수 박근혜는 절대 표를 안 주기로 이미 마음을 굳혔죠.
    • 이번에 그녀가 된다면, 그 다음번엔 누구를 찍을까 고민할 수도 없게 될까봐 겁이 날 뿐입니다. ㅠㅠ
    • 1997년 대선이 참 여러 모로 격변이었죠. NHK가 KBS 개표방송 받아서 그대로 실시간 중계하던 기억이 나네요.
    • 누가 듀게 평균연령이 20대라고 하던데 거짓부렁이었어..
      진보계열은 과연 회생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그랬으면 좋겠는데
    • 전 2002년이 제 첫 투표였던거 같아요. 이때 전 학교를 다니던 중이라 부재자 투표를 신청해서 투표를 했기에 투표하고 개표방송에 대한 텀이 약간 있던게 기억나요. 개표방송땐 학교에서 남아서 워크샵같은걸 하던 때였는데 교수님과 같이 수업듣던 친구들끼리 조촐하게 과자니 음료수니 파티준비하고 스포츠 중계보듯 즐겻던 기억이 나요. 진짜 밤새 지켜보면서 엄청 기뻐했고 함께 밤샌후에 교수님이랑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 토론을 나눳떤 기억이 납니다. ㅎㅎ 물론 그후 2년이 지난후에 비판적 노무현지지자가 되었고 2004년 선거에선 지역구는 열우당 정당 투표는 민노당을 찍었던거 같아요. 사실 진짜 지역구가 찍기 싫었던게 제 지역구가 PK라 열우당 후보가 너무 별볼일없는 사람이었거든요. 그 이후로 지역구나 지자제 선거는 사람은 민주당 정당투표는 진보신당쪽을 계속 찍었던거 같아요. 암튼 그러다 2007년엔 뭐 정동영덕분에 (?) 깔끔하게 비판적 지지를 포기하고 소신투표라고 찍은 사람이 문국현이었어요. =_=;; 이때 제가 한창 최종 면접을 보던때였는데 면접시간이 끝나이 시간이 촉박한 나머지 버스타고 내려와서 커리어 끈체로 투표장에 향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이때 투표한게 제일 뿌듯하면서도 그 뿌듯한 기분이 나오자마자 주변 아줌마 아저씨들 대화땜에 급 우울해졌던거같아요. 아무래도 PK지역이다보니 당시 이명박이 되서 온통 기쁜 얼굴이 가득한데 저 혼자 죽을 상이 되서 캐리어를 질질 끌고 갔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이번 대선엔 제가 투표권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_- 문재인을 찍고 싶네요. 사실 뭐 그네공주님만 아니면 상관없다라는 주의긴한데 안철수는 이상하게 거부감이 좀 있어요. 뭐랄까 제가 정치를 모를때 노무현에 대해서 바랬던 모습이 오버랩된다랄까요. 물론 문재인도 노무현에서 자유로울순 없지만 그래도 한번 해봤으니까 잘못된점을 더 잘알꺼같단 생각도 있구요. 아무튼 이번 대선이 기대가 되면서도 단일화가 안되면 어쩌지하는 걱정도 생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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