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바낭) 준플 직관 후기 + the last rose of summer + 선배의 첫 단편집을 받았어요 + 여성에 대한 …

 

 1.

 

 네 오늘 잠실야구장에 가서 롯데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이차전 경기를 보고 왔어요

 

 여름에 직관할 때는 경기가 여섯시반에 시작해 한시간이 지나도  하늘이 환했는데

 역시 가을이라 그런지 경기가 시작되는 여섯시부터 해가 거의 기울었더군요

 

 엄청나게 많은 관중이 들어찬 야구장에 앉아

 가을석양 아래 경기를 보는 것도 그 나름의 낭만이더라고요 ^^

 

 대다수의 팬들이 그렇겠지만 저 역시 지루한 투수전을 좋아하지 않는데

 - 경기내용은 시망이었지만 직관했으면 어제 경기가 더 재밌긴 했을 듯 ㅎㅎ

 

 오늘 경기는 투수전 양상으로 경기가 아주 빠르게 전개되었어요

 

 하지만 역시 포스트시즌 경기다보니 투수전임에도 불구하고 한회 한회 긴박감이 있었던 것 같고요

 

 조성환이 일사만루에서 병살을 칠때는 정말 욕이 엄청나와서

 한동안 끊으려고 했던 맥주를 한 캔 사고 말았지만 ㅠㅠ

 

 용덕한이 홈런 치는 순간 느낀 짜릿함으로

 그때의 스트레스를 다 보상받을 수 있었지요

 

 몇해전 용덕한이 두산에 있을 때 포스트시즌에서 롯데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했던  걸 똑똑히 기억하던 저는

 용덕한의 빠따가 시즌 중에 시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경기에서 제대로 한 건을 해줄 거라 믿었는데

 정말로 친정팀을 상대로 그런 비수를 날릴 줄이야 ㅎㅎ

 

 올초에 엘지와의 경기를 직관하던 중, 엘지에게 지고 있다가 구회에 강민호가 동점 홈런을 날리는 걸 봤을 때도

 너무너무 짜릿했는데 

 

 용덕한의 홈런 역시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게 롯데야구 맞나 싶을 정도로 든든한 정대현의 마무리 ㅠㅠ

 

 정말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본 경기였어요

 

 경기가 끝난 후에도 아마 이게 올해의 마지막 잠실 직관경기겠구나 싶어 한참을 경기장에 앉아있다가

 문득 떠오른 아일랜드민요 한곡을 마음 속으로 흥얼거린 후

 그렇게 많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다 빠져나간 경기장을

 

 천천히

 

 걸어나왔지요

 

  2.

  

 그 여름 마지막 장미 그 여름 마지막 경기

 

 어찌할 수 없는 세월이 흘러가네요 ^^

  

 

 

 

 3.

 

 오늘 야구장에 가기 전 잠시 동네 카페에서 좋아하는 선배를 만났는데

 얼마 전에 나온 자신의 첫 단편집을 한권 주시더군요

 

 선배가 그 책을 내기위해 보낸 젊음이 어떤 모습인지 어렴풋이 알기에

 그 책을 받는 순간 뭔가 기분이 묘하더군요

 

 이제 선배는 정말로 청춘을 지나 담담하고 원숙한 새로운 계절로 접어든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실은 선배에게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선배가 작가가 되기 전부터 선배가 보낸 무연한 시간들을 어렴풋이 지켜봤던 기억과

 또 저의 하릴없이 하늘이 노랗기만 했던 청춘을

 밤낮 없이 선배에게 위로받으며 버텨왔던 시간들이 떠올라

 저 또한 그 책을 받는 순간 제 속의 어떤 시절이 온전히 지나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늘 정말 고마워요 선배 제가 선배에게 입은 신세를 어떻게 다 갚을지 있을지

 - 그런 말을 하면 어서 장가가라고 하시던데 ㅠㅠ

 

 저도 열심히 잘살아야겠어요 선배에게 부끄럽지 않게

 

 어서 바쁜 일을 끝내놓고 하룻밤을 잡아 선배의 책을 읽어야겠어요 선배가 어서어서 다른 작품들도 많이 써줬으면 좋겠네요

 

 4.


 이십대 때는 그러그러한 불행 속에 있으면서도 참 무지하게 늘 불행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삼십대 때는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들 속에서도 세상 모든 불행이 내 것이 되지는 않을까 조바심을 내면서 살고 있네요 

 

 무엇이든 만성이 되는 어떤 계절에 쓸쓸함에 대해 또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실

 

 고민은 끝났고

 

 고민하고 생각했던대로 열심히 사는 일만 남은 거죠

 

 5.

 

 얼마 전 어떤 동생에게서

 

 남자는 머리스타일이 예쁘고 옷을 잘입어야 되는데

 절대로 머리손질하는 모습을 자기에게 들키면 안되고

 옷도 너무 유심히 고르지 말고 아무거나 대충 골라 입어서

 멋있어야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남자는 마초스러우면서도 자기랑 이야기가 잘 통하고... 블라블라...

 

 하아... ㅠㅠ

 

 그말을 듣는 순간, 순간적으로 뭔가 치밀어올랐지만 ㅎㅎ

 

 그 동생이

 '오빠, 너무 열받지마 내가 그래서 결혼 포기했잖아...' 라고 말을 할 때

 욱하는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뭔가 연민의 정이 ㅠㅠ

 

 여성분들도 여자는 이러이러해야한다는 말이 듣기 싫겠지만

 가끔은 남자들 역시 '남자가 말이야...'라는 말을 엄청 듣기 싫을 때가 있답니다

 

 남자든 여자든 자기 속에 있는 취향과 감성대로 살게 그냥 좀 냅둡시다...

 왜 자꾸 다들 재미없게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정말...

 

 상상력 결핍을 부추기는 사회는 우리 조카들에게는 대물림되지 않았으면... ^^;;;

 

 6.

 

 오늘은 평일이지만 지금도 저처럼 안주무시고 계신 분들이 있으시겠죠?

 

 평일이라 얼마나 댓글이 달릴진 모르겠지만 짬나시는 분들은 어디서 무얼하고 계신지 좀 알려주세요

 

 전에는 스웨덴에 계신 분들도 댓글을 달아주셨던데 외국에서 지금 아침을 맞이하고 계신 분들도 있으시겠죠? ^^

 

 지금 맘이 따뜻하신 분은 그 따뜻함이 어디서 온 것이며 지금 맘이 쓸쓸하신 분은

 그 쓸쓸함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보고 댓글을 달아주신다면 그것도 감사하겠네요 ㅎㅎ

 

 가을은 짧고

 

 또 아름다워요

 

 시월엔 해야할 일이 많은데 이 가을이 가는 일분일초가 아쉬워서 쉽사리 잠들 수가 없네요

 

 오늘도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이 원래 좀 오글거립니다 죄송 ㅠㅠ

 

 다들 좋은 밤 보내시길 ^^

 

    • 점심먹어요 오물오물.
      여자 남자 다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코디지만, 나 이거 잡히는대로 입고 나왔어, 하는 느낌을 주는 게 참으로 어렵지요. '-'
      • 안녕하세요 토끼님 밥 꼭꼭 씹어드세요 저도 이밤에 점심인 척하고 뭔가를 먹어볼까 싶네요...

        '나 이거 잡히는대로 입고 나왔어'라는 느낌이 주가 아니고 '잡히는대로 입고 나왔지만 멋있지?'가 주겠죠 ㅎㅎ
        잡히는대로 입고 나온듯한 느낌내는 건 어렵지 않아요 저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도 사람들이 자주 잡히는대로 입고 나온 줄 안다는... ㅠㅠ
    • 해운대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침대에 누워서 강풀의 <조명가게> 보고 있어요.
      변영주 감독이 영화화 한다고 해서 유료결제 해가며 보고있죠.
      같은방 쓰는 분들이 모두 일찍 잠들어서 어둠속에 보니 공포감이 두배에요.
      내일은... <아무르> 포함 네편... 좋은 일이 생기면 세 편의 영화를 본답니다.
      • 아 부럽습니다 오렌지우드님 저도 부산가고 싶어요 ㅠㅠ

        혹시 달맞이고개는 가보신 적 있으신가요? 안가보셨다면 부산에 계실 때 짬내서 한번 다녀오세요 거기 가면 흔한 프랜차이즈 카페들도 다 전망이 죽인다는 ^^;;;

        혹시 올라오실 때 케이티엑스를 타시면 부산역 앞 원향재에서 간짜장도 드셔보시고 ^_ ^

        근데 좋은 일은 뭔가요? 궁금하네요 ㅎㅎ 아무튼 내일은 꼭 세편의 영화만 보시길 바라요 ^^
        • 네, 달맞이고개 까페에 가봐야겠네요^^

          좋아하는 사람이 이곳에 와 있어요. 내일 저녁에 만나기로.. 했는데 아직 시간을 안 정했어요. 예매해 놓은 영화 중 마지막 영화를 놓치더라도 아쉽지 않아요.
          • 우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일이네요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두분이서 함께 달맞이고개를 걸으시면 사랑이 이루어질 겁니다! 황령산에 야경보러 올라가시는 것도 좋지요 후훗 ^^
    • 참... 가을왔다고 기형도의 '시월'을 거푸거푸 읽고 있어요.
      • 아 전에 혹시 오렌지우드님이 게시판에 올려주셨나? 어떤 듀게분이 그 시 올려주셨던데 ^^

        아무튼 아무리 제목이 시월이더라도 시월에 읽기엔 너무 위험한 십니다 기형도는... ㅠㅠ
        • 저는 시월님이 올리셨던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네, 위험하다는 표현 맞네요.
    • 하루종일걸려 지금까지 학과 과제에 쓰일 자료 정리중 이예요
      저도 시집이나 단편집이나 소설이나 뭐든, 논문이 아닌걸 읽고싶네요
      무심한듯 시크하게 옷을 잘 입으려면 다필요없고 옷걸이가 좋으면 됩니다!ㅋ
      그럼 진짜 주워입었는데도 옷빨이 살더군요 우리모두 운동을!
      • 아 논문이 아닌 다른 걸... 그 마음 뭔지 알 것 같네요 ㅠㅠ

        맞아요 옷걸이가 좋으면 되는데 그게 모든 사람이 운동한다고 다 옷걸이가 좋아지는 건 아니라서 말이죠 물론 전 운동안해도 좋지만 에헴 ㅎㅎ

        코네티켓님 자료 정리 언넝하시고 주무세요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
    • http://youtu.be/R_TENsmDZhU 글을 보고 이 노래 듣고 있어요
      내일은 간만에 쉬는 날인데 뭘 해야 좋을까요..
      • 아 링크해주신 버젼이 더 좋네요 저도 덕분에 계속 듣고 있어요 ㅎㅎ

        혹시 서울이시면 남산에 버스타고 올라갔다가 걸어내려오는 거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남산 내려올 때 명동으로 내려오셔서 커피도 한잔 드시고 연극 보는 거 좋아하시면 명동예술극장에서 '아워 타운'도 보시고 ^^
        • 어머. 대학연극 시절에 저... 깁스부인이었어요. 좋은 작품이죠. 에밀리의 아름다운 대사들이 떠오르는 밤입니다.
          • 아 오렌지우드님 연극과 아님 연극동아리? ㅎㅎ

            저도 대학시절부터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아워 타운'보다는 '우리 읍내'라는 타이틀이 더 익숙하네요 ^^
        • 내일 새벽부터 KTX 타고 부산가려구요, 요 아래 어떤분이 추천해준 영화 보고 오려는데 될라나 모르겠네요,
          혹시 부산 가면 달맞이 고개 말고 또 어디가면 될까요? 아무것도 몰라요 부산 ㅠ_
          • 하루 일정이시면 영화 보시고 달맞이 가시고 해운대에서 춘하추동 밀면도 드시고 복국도 드셔보시고 ^^

            광안리 넘어가면 수변공원이라는 곳 있는데 거기는 회 먹기에 좋고요 ㅎㅎ

            그러고도 시간이 남으시면 남포동 가셔서 깡통시장 구경하시고 범죄와의 전쟁에 나왔던 화국반점에 들르셔서 탕슉도 드셔보시고 ㅎㅎ
            용두산공원에 올라 부산타워에도 한번 올라가보시고 ^^

            아 뭔가 쓰다보니 셀프염장이네요 부산 가고파!!!!

            오렌지우드님이 내일 중요한 약속만 없으시다면 두분이서 뵈도 좋을텐데 ㅎㅎ
    • 오늘 용덕한 홈런도 멋졌지만, 4타수 3안타 1 타점에 호수비 요정으로 거듭난 문규현도 짱이었습니다ㅠㅠ 문규현이 미쳤어요 ㅋㅋㅋㅋ
      • 문대호야 원래 수비요정이잖아요 ㅎㅎ 오늘도 문규현 나왔을 때 다들 '대~~~ 호~~~ 대~~~ 호~~~'를 그렇게 외쳤댔는데 ㅎㅎ

        아 우리 대호도 너무 보고싶네요 ㅠㅠ
    • 근무중입니다 ㅡ_ㅡ

      빨리 집에 가고파요... ㅎ
      • 아 무슨 일을 하시길래 아직도 근무를 ㅠㅠ

        언넝 하시고 들어가 주무세요!!! 밖에 쌀쌀하니 외투깃 잘 여미시고요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
    • 밀린 업무가 있어서 그것좀 처리하느라 늦고있네요.. 뭐 내일은 늦게 출근해도 되니 천천히 처리하고 있습니다 ㅋㅋ
      • 아니 야근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네요 ㅠㅠ 언넝하시고 퇴근하세요 야근수당 더더더 많이 올려받아야할텐데요 ㅠㅠ 조심히 귀가하시길!
    • 시월의 숲// 집에서 잔무 하고 있어요 ㅎㅎ 팀장으로 부터 이거 처리하고 그냥 내일 12시까지 출근하라는 지시 받았습니다. 이제 자야겟네요 ㅎㅎ 안 자시는지 ㅎ ㅍ안냥히 주무세요 ㅎ
      • 세시 넘어서까지 일했는데 12시라고 해도 넘 빡빡하네요 ㅠㅠ

        오늘 날도 쌀쌀하니 두툼하고 입으시고 출근하시길 바라요 고생하셨네요 ^^
    • 해운대 인근 게스트 하우스에서 공용컴으로 접속 중.... 잠이 안오네요. 자야 하는데...
      • 무사히 주무셨나요? 멋진 clancy님 ㅎㅎ 부산에 계시다니 부럽습니다 ^^

        오늘도 즐겁게 영화제 즐기시길 바라요~
    • 아니, 6월22일 강민호의 9회초투런, 그 경기를 직관하셨단 말입니까! 완전 부럽부럽입니다!! ^^ 전 그때 이어폰끼고 운동중이었는데 정말 펄쩍펄쩍 뛰고 소리지르며 좋아했죠.. 단점은 (나중에 알고보니) 주위엔 모다 엘지팬이었다는 것..정도랄까요. ;ㅁ; (분위기 아주 싸아했습니다..)
      저도 용덕한의 그 피바람불던(...) 2010년 사직경기가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그땐 그랬었죠. 그래서 이번에 용고모가 잘해줄 지도 모른다고 생각은 했어요. 그렇다고우리금쪽같은미노가다쳐도괜찮다,뭐그런건전혀아닙니다만! (크크크)
      • 아니 그 경기를 기억하시는군요 결국 연장에서 역전해서 정말 감동의 드라마였어요ㅎㅎ

        저는 목동 넥센전에서 강민호와 박종윤이 연타석 홈런을 치며 동점을 만드는 장면도 직관했지요 그 경기는 결국 비기긴 했지만 ^^;;;

        그런 경기들만 생각해도 올핸 직관운이 나쁘지 않았네요 민호가 언넝 나아서 가을야구를 좀 더 오래 봤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끝까지 열심히 응원해요 aires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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