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에 유명했던 시라고 하던데.. 18살 학생이 썼대요

제목 - 그 날 (경기여고 3학년 정민경)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 라고. 난 뉘요 혔더니, 고 어 린 놈이 같이 좀 갑시 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 는 거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 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 부텀 머리 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 째 생겨먹은 놈인 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 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 야. 그때 나가 떤건 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 암튼 겁나 떨려 불데. 고 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 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 러. 무슨 관계요? 하는디 말이 안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 어애 갔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 입에 서 아니오 요 말이 떡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 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쟤. 심장이 쿵쾅 쿵쾅 허더라고. 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 이 교복을 입고있데. 어린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 라디 오도 안틀었시야. 근디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


전 처음 봤거든요.
너무 생생한 느낌이 들어서...
누군가 옆에서 본인이 격은 일을 이야기 해주는 듯 하네요.
5.18 광주민주화 운동 27주년기념으로백일장을 열었는데 그때 뽑힌 시 라더군요.
제가 만약 그당시 심사위원이었다면..감탄에 감탄을 했을듯
    • 저도 이 시를 보고 그렇게 열폭을 안할 수가 없더군요 ㅠㅠ
      역시 글쟁이는 타고나는 것인 거 같아서 ㅠㅠㅠ
    • 이나이에 이걸 어찌 아는겨
    • 저도 저 시 참 잘 읽었었네요.
      아래의 시와 함께 온몸이 저릿해지던 5.18이면 생각나는 시가 되었네요.



      광주에서 순 깡패짓만 골라하던 그 새끼
      인문고 문턱에도 못 가보고
      겨우 상고에나 다니던 그 새끼
      툭하면 땡땡이치고 툭하면
      야 꼬마야 돈 내놔
      야 꼬마야 누나 내놔
      하던 그 새끼가
      어느날 군인이 되어
      우리 집에 찾아왔어

      학교 끝나는 시간만 되면
      스포츠 머리에 기름 발라 넘기고
      어이 은희씨
      수피아 여고생허고 상고생허곤
      영 수준이 안맞는당가
      키득키득 우쭐거리며
      누나 뒤만 졸졸 따라다니던
      그 새끼

      야이 씨발년아
      누군 공부 못해 一高 안간 줄 알어
      그놈의 돈 때문에 내 청춘 종친거지
      박박 악쓰던 그 새끼였어

      그 새끼는 느닷없이
      벌벌 떠는 아버지 앞에 넙죽 큰절을 했어
      은희 누나를 절대 집 밖으로 내보내지 말라고
      나가면 무조건 개죽음이라고
      두부처럼 다 뭉개진다고
      죄없는 광주시민 다 죽이는
      공수부대 샅샅이 때려잡고
      민주화되면

      사람돼서 돌아오겠다고
      숨 넘어가듯 주절댔어

      그때서야 난 알았어
      그 새끼 군복과 공수부대놈덜 군복이 틀리다는 걸
      그 새낀 회색 깨구락지 군복을 입고 있었어
      그때였어
      처음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누나에겐
      수십통의 편지를 툭 던져주었어
      그리곤 어둠넘어 사라졌어

      그날부터 누난 울었어
      이 이 미친년이
      이 이 난리에 사귈 놈이 없어
      저런 날깡패를 사귀어
      아빠 호통에서 아랑곳 않고
      아빠 매질에서 아랑곳 않고
      매일 헌혈을 갔다와선
      한 통 한 통 편지마다
      얼굴 파묻고 울었어

      나타나지 않았어 그 새끼는
      하얀 교복 입고 등교길 서두르는
      작은누나 골목길 어귀
      예전처럼 뒷호주머니에 손 찔러넣고
      보라색 배꼽바지 펄렁거리며
      헤이
      헤이
      거들먹거리지도 않았어
      우리 반 애들 돈 빼앗던
      그 새끼 똘마니들도

      하늘나라 가 버린거야
      그 새끼는 아예 하늘로 올라가 버린 거야
      누나가 매일 과꽃을 꺾어와
      한 잎 두 잎
      길 골목에 흩뿌리기는 하지만
      하얀 눈물 맨날 맨날
      꽃잎처럼
      하늘거리기는 하지만


      채광석 / 과꽂
    • 며칠전에 울엄니와 대화하다가, 못된 놈들이 오래 산다고 전두환이 보라고!! 그랬는데..
      세상이 참 그렇습니다. 휴
    • 시라기엔 너무 구어,대화 같지않나싶기도 해서...
      소설이나 극본 쪽으로 나가면 될 재능같습니다
    • 좋은 시들 잘 읽어보고 갑니다.
    • 일자무식에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데요.

      이렇게 경험하지않은 일을 상상해서 쓰는것도 시나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나요?

      이런 실제사건과 관련된일에 경험없는 사람이 상상으로 체험담같이 쓴 작품은 첨 접해봐서요
      • 대부분의 소설이나 영화, 시는 '상상력'이 토대인데요 ;ㅁ;
      • 들었다는 것도 간접경험 아닌가요?;;
      • 그럼 그 수많은 문학작품들이 모두 경험담이라고 생각하시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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