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글들을 보다 보면

직장에서 이렇다 저렇다 징징대는 사람들.

애인 없다고 징징대는 사람들.

혹은 애인이 이렇다 저렇다 징징대는 사람들.

가족이 어떻다 징징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정답이랍시고

 

니가 못나서 그런 직장을 다니는 거야.

니가 못나서 애인이 없는 거야.

니가 못나서 그런 애인을 사귀는 거야.

니가 못나서 같이 사는 거야.

 

라는 투로 글을 쓰면 '아 그렇구나. 내가 못나서 그런거였구나. 알려주셔서 님께 감사. ^^;;'

이런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살면서 자기의 문제, 남의 문제가 쉽게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뻔하긴 합니다.

성적이 안올라서 고민하는 학생에게

 

'죽을만큼 노력해라'

 

라는 정답을 알려준다고 그게 쉽겠습니까?

 

저도 게시판 글을 보다보면 답답할 때가 있고

'그렇게 징징댄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냐! 정답은 나와있어!'

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많기는 하지만. ㅎㅎ

 

정작은 남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의 문제도 해결하기 벅차하는 인생이죠. ㅎㅎ

 

    • 그런 글에 그런 댓글도 있어야 게시판 아닐까요? 공감해주는 사람도 있고 해결책이라고 조언해주는 사람도 있고.. 저도 예전에 고민글 올린적 있었는데 조언이 큰 도움은 안되더라도 달아주신 댓글만큼의 관심도 고맙더라고요.

      지금은 이런걸 말씀하신게 아닌건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 그런 글 올리는 의도는 '나좀 위로해줘, 나한테 맞장구좀 쳐줘 잉잉' 이라는건데
      대개 기대한대로 댓글이 달리진 않죠. 특히 듀게는ㅎㅎ
      근데 역으로 '도대체 내가 왜 너를 위로하고 맞장구를 쳐 줘야 하는데?'라는 물음도 맞는거니까요.
      보통 대개의 커뮤니티는 드나드는 사람들이 비슷한 정체성이나 성향을 공유하기 때문에, 위로나 맞장구를 원하는 글쓴이도 나름 영악해져서 전략적으로(?) 글을 쓰죠. 어떤 뉘앙스와 분위기로 써야, 그리고 이 에피소드는 쳐 내고 이건 좀 과장하고.. 이러면 대충 분위기가 나한테 우호적이고 나를 기쁘게 하는 방향이 되겠지? 라는 느낌. 근데 듀게에서는 그런게 안된다는거. 그래서 제가 듀게를 좋아해요.
      • 맞아요ㅋㅋ 듀게는 '꼭 공감해줘야 되는거 아니잖아? 무조건 공감받으려면 니 블로그에나 써' 요런 분위기지요. ㅋㅋ
    • 어떤 사람은 여기서 징징대고, 어떤 사람은 여기서 자랑하고, 어떤 사람은 여기서 입에 문 걸레를 휘두르고, 어떤 사람은 정보를 나누고, 어떤 사람은 웃겨 주고, 또 어떤 사람은....
      게시판이 원래 그런 용도죠 뭐. 안 그런 자유게시판을 못 본 것 같아서 듀게가 특별히 어떻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그리고 '징징'이란 표현 속에 들어있는 내려다보는 느낌 때문에 이 단어 참 싫습니다.
    • 저도 듀게가 특별히 다르다는 건 모르겠어요. ㅎㅎ 다만 약간 폐쇄적인 커뮤니티(회원가입 절차가 있다거나 실명제 커뮤니티라거나)인 경우 사람들이 이미지 관리에 좀 더 신경쓰기는 하죠.
    • 그래서 인터넷에 인생상담 글은 안 올립니다. 그게 상담이 되는 문제도 아니고, 사실 진짜 해결하고 싶으면 당사자랑 풀거나 심각한 건 전문 상담을 받아야죠. 텍스트로 모르는 사람들한테 받는 위로가 얼마나 실질적으로 내게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고, 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조언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고..

      그래도 너무 '넌씨눈'같은 댓글은 좀 짜증나요 -_-
      예전 구게시판에서 어떤 고도비만 회원분이 살을 좀 많이 빼서 과체중 단계로 들어섰다고 자랑하는 글에
      눈치도 없이 줄줄이 달리던 "전 저체중인데 어쩌구저쩌구~ BMI가 19인데 어쩌구저쩌구~"
      수고하셨다고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하기가 그렇게 어려운가요? ㅠㅠㅠㅠ
      • 넌씨눈. ㅋㅋ 그게 뭔가 검색해 봤네요. 진짜 넌씨눈들 꼭 있죠. '나는 안그러는데 너네들은 참 힘들겠다.ㅠㅠ', '나로 태어나서 너무 감사해. ㅠㅠ'
    • 저는 넌씨눈과 답정너라는 말을 듣고 속이 다 시원하더군요.

      아 내가 간지러웠던 어쩐지 신경쓰였던 이건 아닌데 싶었던 그 댓글들 글들 바로 이거구나ㅜㅜ
    • 고민 상담글을 쓰는 과정에서 문제가 정리되고 객관화되는 효과까지 무시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그리고... 어떤 글들은, 어떤 이들에겐, 간접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 니가 못나서 그런거라는 댓글은 별로 없을 것 같은데;; 물론 그런 뜻을 숨긴 부드러운 표현은 있지만.
      자기 코가 석자라도 남에게 도움이 되는 말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자기 문제엔 바보 같아도 제3자로서.
      덧없긴 하죠. 위로가 오래 남지도 않고. 그래도 그 순간을 견디는 데는 자주 도움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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