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오후까지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오후까지 애인과 함께 있었어요.

 

 우리는 토이스토리 1,2를 함께 보고 그리고 토이스토리 3도 함께 봤지요.

 주로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같이 뒹굴거렸어요. 같이 밥도 먹고, 같이 놀고, 같이 마시고, 같이 자고 등등.

 일요일 오후에는 지금이라도 다시 외출하지 않으면 월요일 일에 둘다 지장이 있겠다는 판단 아래 밖에서 같이 밥이나 먹고 애인은 집에 돌아가기로 했는데

 마침 나와보니 말복이라서..; 저에게 닭을 사주더군요.

 그리고 지난 3일간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서 서로 길거리에서 쿡쿡 거렸죠.

 

 저는 애인이 옆에 있으면 행복해요.

 걔는 저를 보살펴주고, 제가 원하는 말을 제 귓가에 들려주고, 저를 좋아해주고, 저를 섹시하다고 생각하고, 저를 좋게 보지요.

 하지만 애인이 곁에 없으면 옆에 있을 때 안심이 되던 마음은 애인이 나의 곁에 부재하면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해서 몹시 우울해요.

 특히 오늘처럼 주말 내내 함께 했는데, 옆에 없을 경우 더 심하네요.

 

 왜 아기가 엄마한테나 느낄 법한 분리 불안을 애인한테 느끼는지 모르겠어요.

 3일 내내 너무 아기처럼 굴어서 그러나봐요.

 애인하고 언젠가 헤어진다고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울음이 나와요.

 즐거운 순간은 영원하지 않아요. 때때로는 그런 것 때문에 즐거운 순간을 피하고 싶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저를 무척 힘들게 했던 전 애인 생각도 여전히 자주 나요.

 사실 걔 생각도 날마다해요, 걔는.. 완전히 끝났다는건 끝났을 때 부터 잘 알았지만 왜 이렇게 자꾸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군요

 마음이 괜찮다 싶더라도, 다른 사람들도 걔처럼 나에게 상처를 줄까봐 무섭다는 뻔한 감정이 들어 스스로 한심하죠.

 

 산다는 것은 트라우마와의 전투 과정 같아요. 저에게는 그래요.

 적을 수 없는 일들이 많지만, 지금 행복한데 그래서 더 우울한 지금 상태는 정말 스스로가 한심해요.

 아, 주어진 일들.. 누가 나한테 일을 파묻어 줬으면 좋겠어요. 차라리 일에 치이다 보면 좀 나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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