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이드, 이지A, 지젤 3D, 맥스웰 내한...
1.
어제는 기분이 참 이상해서, 평소에 광고 끼는 게 거슬려서 보지 않던 케이블 채널 방영 영화를 두 편이나 봤습니다.
'디바이드'는 그냥 핵전쟁 후 지하 벙커에 갇힌 사람들이 미쳐간다, 이 설정 하나로 다 울궈먹으려 듭니다. 인물들의 심리 변화도 제대로 조명하지 않아놓고 어느새 인물들이 미쳐 버렸다는 식으로 영화 중반부터 갑자기 미쳐 날뛰는 인물들을 진열해 놓습니다. 설득력이 없으니 당연히 이입도 안 되고, 미쳐 날뛰는 인물들의 행동들을 보여주는 것도 거의 어디선가 본 듯한 것들 짜깁기 수준이라 정말 지루했습니다. 끝까지 보긴 봤는데 다 보고도 내가 이걸 왜 다 봤을까 싶더군요.
채널을 돌렸더니 '이지 A'가 하길래 그것도 봤는데 역시 별로더군요. 엠마 스톤이 알파요 오메가인, 그것 빼면 시체인 하이틴 영화였습니다. 엠마 스톤은 참 예뻤습니다만, 보는 내내 여러 번 손발 사라질 뻔했습니다. 특히 결말은 너무 손쉬워서 멍했네요...
2.
오늘은 여자친구를 만나서 코엑스에 가서 '지젤 3D'를 봤습니다. stardust 님도 쓰셨듯이 3D 효과가 참 거슬리더군요. 무용수들 표정 읽기도 종종 힘들 정도로 어둡고 잔상이 심하면 좀 너무한 거 아닌가요... 그런데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3D'나 '피나 3D'의 경우에는 이렇게 거슬리는 걸 못 느꼈음을 상기해 볼 때 이건 아마 '지젤 3D'에 적용된 3D 기술 수준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발레 문외한이라 여기 나온 무용수들이 유명한 무용수들인 줄도 몰랐어요. '지젤'도 처음 본 거고... 물론 줄거리를 검색해 보고 가긴 했습니다만. 그런데 여자친구와 저 둘 다 보는 내내 입 쩍 벌리고 보다시피 했네요. 특히 2막에서는 거의 모든 순간에 소름이 쫙쫙 돋았던 것 같아요. 어떻게 그렇게 연속으로 뛰고 돌고 하는데 자세가 흐트러지지도 않는지 경탄이 절로 나오고, 동작에 감정이 묻어 나오게 하는 그 섬세한 표현 능력은 또 얼마나 놀라웠던지요. 나오면서 계속 와... 와... 했던 것 같아요.
3.
중학생 시절부터 맥스웰을 정말 좋아했는데, 요즈음 바쁘다 보니 맥스웰 내한공연 소식을 이제서야 들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역시 ㅠㅠㅠ 이소라 콘서트 잡아놓은 걸 취소하고 맥스웰 콘서트 2층 A석으로라도 가 볼까 고민했지만, 결국 맥스웰을 포기했습니다. 그 음향 나쁘기로 유명한 체조경기장 2층 가 봤자 뭐가 보이기나, 뭐가 들리기나 하겠나... 이렇게 자기위안 하면서요. 한국 한 번은 더 오겠죠...? 아니 안 오려나...
4.
동창이 죽었단 소식을 들었지만,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는데... 라는 핑계로 장례식장도 찾지 않았고, 발인일에 가자는 친구의 말에도 선뜻 대답을 못했네요. 그리곤 어제부터 저를 괴롭히던 그 이상한 기분을 떨치려 어제 오늘 놀아대면서 제 정신 팔릴 것들만 찾았어요. 참 이기적인 것 같습니다 저란 사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