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고, 재미있게 봤는데 글이 없어서...

처음 스토리라인만 보고는 중동의 혼돈 속 한가운데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인물 중에 어쩐지 잭 블랙 느낌이 나는 사람이 하나 있어서 더 그런 생각을 한듯..;

감독 겸 주연이 벤 애플렉이란 얘기를 듣고난 후에는 그런 생각을 더 강하게 굳혔죠.

아무래도 제게 벤 애플렉의 이미지는 조금 가볍고 유쾌한 청년이었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니까 이건 예상을 완전히 뒤집어엎는 영화이고,

생각해보니 굿윌헌팅과 아마겟돈 이후로 벤 애플렉의 영화를 제대로 봤던 적도 없고...

그렇지만 예상을 뒤집는 영화에 당황하거나 황당함을 느끼기보단 매우 재밌게 잘 보고 나왔습니다.

옆자리 남자의 코로 숨 쉬기 힘든 입냄새만 아니었어도 정말 간만에 쾌적한 영화관람이었을텐데...orz

 


스토리는 잘들 아실테고.. 아무리 실화이고 성공한 첩보작전이라지만 이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현실에서는 그저 코미디 이상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저를 비롯한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코미디일 것이라고 예상하게 되는 것 같았어요.

그렇지만 영화는 상당히 무게감있고 진지하게, 다큐에 가까운 색으로 진행됩니다.

 

저도 여기저기서 얼핏얼핏 본 적이 있었던 이란혁명 당시의 유명 보도사진들을 그대로 재현하기도 하고,

사건의 중심에서 벗어난 당시의 정세를 영화의 중심에서 진지하게 다루진 않지만 스쳐지나가는듯

혹은 숏컷으로 잘려진 장면들이 쫀쫀하게 이어지고 이란/미국 양쪽의 다른 입장을 끊임없이 교차편집하면서

계속 관객에게 생각의 여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가짜 영화 제작을 준비하는 과정을 짧고 굵게 보여주면서도 헐리우드라는 동네가

얼마나 거품 가득한 상태로 허술하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풍자도 슬쩍 긁고 지나갑니다.

그리고 저들이 결국 무사히 이란을 탈출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긴장감에 발을 동동 굴렀던

마지막 공항 탈출 장면의 스릴은 정말 최고였어요.

벤 애플렉, 진짜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감독이더군요. 덥수룩한 수염도 잘 어울리고...

괜히 동림옹의 후예로 언급되는 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굿윌헌팅도 맷 데이먼하고 같이 각본을 썼었죠.

 

 

영화를 보고나니 영화 속 이란과 이란인들에 대한 묘사가 너무 극단적이다,

미국중심적인 시각이다 등등의 비판이 있는데 저 역시 이란인들에 대한 폭도적 묘사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렇지만 인질들의 목숨보단 정치적인 이해를 앞세우는 미국 정부에 대한 묘사 역시 썩 호의적이지 않고,

두 시간 남짓의 상업영화에 모든 얘기를 다 풀어놓을 수 없었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자기 고용주의 손님들이 도피하고 있던 미국인들이라는 사실을 눈치챘으면서도

입을 다물었던 대사관 관저의 가정부가 혼돈의 국경에서 이라크로 넘어가는 후일담을 짤막하게 보여줘서

마음이 놓이면서도, 한편으론 마음이 씁쓸하더군요.


그나저나 가짜 영화제작에 참여했던 제작자 레스터 시걸과 특수분장전문가 존 챔버스,

이 중에 존 챔버스는 저도 들어봤고 아는 이름인데 레스터 시걸이라는 이름은 몰라서 한 번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imdb에도 아르고의 캐릭터로만 검색이 되고 구글링을 해도 아르고에 관한 문서만 잔뜩 나오네요.

실제로 어떤 영화를 제작한 프로듀서인지 좀 궁금했건만..

    • 레스터 시걸은 영화를 위해 만들어 낸, 가상의 인물 이라고 들었습니다.

      실제 공항에서의 추격신이나 검문은 영화를 위해 만들어 낸 것 이라고 하더군요. 비행기가 기체의 문제가 있어, 조금 연발하기는 했지만 이란 측에서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 까지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카터가 작전 승인을 머뭇거린 것은 단지 30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것도 작전 승인 초반이었기에, 영화에서는 극중 재미를 위해 만들어 낸 듯.

      나름대로 영화 도입부의 설명을 통해서,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보입니다. 영화 후반부의 캐나다 노력 운운하는 자막은, 영화가 북미에서 처음 선보였던 토론토 영화제 이후 캐나다 측에서 작은 항의가 있어, 추가적으로 삽입한 것이라고 합니다.
      • 공항씬 쫄깃하다 했더니만... 드라마를 만든거군요.ㅎ
      • 레스터 시걸이 가상인물이었군요! 전 영화 팜플렛에 칸영화제에서 무슨 상을 탄 적이 있다는 문구를 얼핏 봐서 실존인물일 거라고 당연히 생각했는데... 그러고보니 영화 끝나고 후일담에도 존 챔버스 얘기만 나오네요. 공항에서 추격씬과 검문은 허구일 거라고 예상했어요. 특히 마지막 추격씬은 티가 나더군요. 그래도 긴장감은 쩔었습니다.ㅎㅎㅎ 저는 영화 도입부보단 중간중간 국무부와 CIA 관계자들의 대사들이 (샤를 보호해야 제 3세계 지도자들이 미국에 의지한다거나 6명은 그냥 포기하자거나 등등) 오히려 중립적이려는 노력 같아 보이더군요.
    • 앗! 찌찌뽕..해야겟어요^^저도 방금전에 아르고글 쓰려고 햇는데 전 방금 보고 왔는데 대충 듀나님 리뷰읽고가서 봐서 성공한 첩보작전인건 알지만 그래도 심장이 쫄깃거리면서 재밌게 봤어요 70~80년대 분위기도 좋아해서 의상이나 건물 소품 보는 재미도 잇었구요

      벤 애플렉...........허벅지 짱;; 아니 무슨 몸이 역삼각형;;히어로몸매 그 몸이 제일 비현실;;

      그런데 정말 캐나다사람 착하네요 ㅠㅠ 다른나라 다 거부햇는데 역시 코선생의 나라 착한 사마리아인이 아니라 착한 캐나다인들...

      영화 첫시작에서 이란의 사태에서 간단하게 나오잖아요 영화 스크립터식으로 그거 보면서 미국 오지랖 쩌내;;했더니만
      결국 사달이 낫구나 싶었어요 샤인가 그뭐시기...자식들에게 분노하는 이란국민들 마음도 이해되고요^^;;
    • 저도 결과를 아는 실화가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다니 하면서 봤네요. 공항씬에서.

      더불어 처음 시작과 끝에 매니아들을 위한 작은 선물도 준비했더군요.

      시작.



      끝은 끝까지 의자에 앉아서 보다보면 나올거에요.

      끝까지 보게끔 화면 구성을 해놨더군요.
      • 이게 더 세련되어 보여요
    • 저도 참 재밌게 봤어요

      그 동안 관심이 없었는데 벤 애플렉이 할리우드랜드로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네요

      연기도 잘하고 연출도 잘하고 ㅎ

      타운도 한번 보고 싶어집니다

      헌데 개인적으로 브라이언 크랜스톤에 가슴이 둑흔둑흔 했다능
    • 동생이랑 같이 봤는데, 둘다 결말을 알면서도 엄청 긴장하면서 봤어요. 벤 애플렉은 이 영화에서 오래간만에(?) 잘 생겨 보이더군요.
    • 타르타르/ 캐나다 대사 부부는 나중에 나오는 실존 인물들도 그렇고 배우들도 그렇고 특히 부인되는 분이 정말 인자함의 화신 같은 인상이더라구요. 시작 부분에 나오는 실제역사는 미국의 오지랖..이라기보단 그냥 깡패짓이었죠. 이란혁명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대강은 알고 있었는데 영화를 통해 접하니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그래도 오전 내내 괜찮은 책을 검색해보고 있었어요.

      자본주의의돼지/ 마지막에 극장에서 친절돋게 불을 안 켜는 바람에 모든 관객들이 얌전히 앉아서 엔딩크레딧 거의 끝까지 다 보고 나왔네요. 워너 로고는 처음 시작할 때 읭? 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70년대에 쓰던 로고라면서요.ㅎㅎㅎ
    • 자두맛사탕/ 저는 진짜 마지막으로 벤 애플렉 기억나는 영화가 아마겟돈인데 이게 대체 몇 년 전 영화인지... 진짜 앞으로의 출연작은 물론 연출작들도 다 보고싶어졌어요.

      침엽수/ 마지막 공항 추격씬은 그대로 잘 탈출한다는 걸 알면서도 막 발을 동동 굴렀어요. ㅠ_ㅠ 벤 애플렉은 잘 생기기도 했지만 그 덥수룩한 수염이 잘 어울리더라구요. 그렇지만 막판엔 갑갑해서 좀 깎아주고 싶었답니다. ^^;
    • 벤 에플렉 제이로나 제니퍼(성이 생각이..)를 차지하기엔 머리가 커!!(미남 아님) 이러면서 괜히 미워했는데 감독작이 수준이상인가 보네요. 컴퍼니맨에서도 좋았어요.
    • 도입부에서부터 나름 객관적으로 당시 정세를 설명해서 딱히 미국 중심적이란 생각은 안 들더군요.
      헐리우드의 거품은 정말이지..ㅋ
    • 키드/ 제니퍼 가너죠. 벤 애플렉이 미남은 아니어도 제법 훈남이지 않나요?ㅎㅎㅎ 전 벤 애플렉 감독작은 관두고 출연작도 진짜 오랜만에 봤는데 좋더라구요.

      푸른새벽/ 저도 미국중심적이라는 생각은 딱히 안 했는데 영화 보고나서 감상 검색해보니 그런 의견들이 많더라구요.
    • 벤 애플렉은 잘생기고 키 크고 연기 잘하고 연출도 잘하고 좀 너무한 거 아닙니까. 이런 다 가진 남자.
      저도 영화 재밌게 봤어요. 극장에서 영화 끝나고 사람들이 박수를 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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